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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틱 3개국 여행기 #279 폐공장의 재활용. 빈티지의 향연
수스키 | 2015.09.08 | 조회 2466





저는 유럽에 와서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그걸 제가 느낄 정도로. 좀 더 사람을 담을 수있는 그릇이 커졌고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해졌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전에는 넌 뭘 좋아해, 너는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라는 질문을 생전 받아보지 못하고 늘 남을 따라 하기 바빴지요.




그런데 여기서 제 친구들이 그렇게 질문을 하더라구요

너의 생각은 어떠냐고

그 전에 저는 그저 생각없이, 부모님이 좋은 대학을 가라 해서

갔고 학점을 만들어라 영어공부를 해라 라고 해서 했어요

그저 남들이 밟아 놓은 평온한 길을 따라서 간 것이겠지요.

이제는 뭔가 달리 살고 싶네요.





한국에 가면 다시 또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살고 싶은 삶을 이제는 알겠어요.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한 삶.

헬조선과 먼.. ㅠㅠㅠ







말이 길어졌네요 그리고 주제에 벗어나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일단 말씀드리고 싶었던게 이번 포스팅과 관련되어있어요




폴란드에는 프라가(praga) 라는 지역이 존재합니다.

그 프라가는 버려진 공장 그리고 폐허가 된채 내버려진 건물들

심지어 세계 2차대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런 곳이지요





제 회사는 프라가 쪽에 있어서 맨날 가긴하는데

그때마다 그 우울한 도시속으로 들어가지요




제가 유럽에 처음왔을때, 저는 유럽아이들이 프라가를 가고

유럽친구들이 폴란드에 또 놀러왔을때 프라가를 데러가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한없이 보잘것 없고 우울하고 껍질이 다 벗겨진 그런 건물들 뿐이었는데

그 아이들은 프라가에서 술을 마시고 프라가 근처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시간을 보냈어요









그걸 이해를 하지 못한 저는 단 한번도 프라가를 가지 않았어요

왜냐면 갈 값어치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하지만 이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면서

무엇이 진정으로 아름다운지 알게되었어요

버려진 것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들을 보살피고 사랑하는 재발견.

전쟁으로 부서진 건물속에 새로운 삶을 집어넣어주고

단지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고 그 안에 예술성을 발견하여 소박하게 지낼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저에겐 이제 너무나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번에 갈 곳도 저에겐 그런 곳이에요





그저 유럽풍의 건추그 로코코 아르누보 휘황찬란한 정식 명칭으로 장식된 곳이 아니라

허름하고 더러웠던 곳이 새로운 주인, 목적을 만나 바뀌어 가는 곳.











이곳은 훌륭한 전시장이나 극장도 아닌 소련 시절 고무공장으로 사용되었던 건물들이 있던 곳입니다.


공장 폐업 이후 버려져 있던 이 건물을 여러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임대하여 다양한 예술 창조활동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들은 이 건물을 '문화공장(kultuuritehas)'이라고 부르고 있지요






탈린 시내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유명 백화점 인근에 있기에, 남은 이틀은 온전히 탈린 올드타운 시내를 보고 첫날은 먼곳을 가보자 라는 결론.





과연 그런 버려진 공장이 있을까 하는 의심이 생겼지만 저 멀리 뒤쪽으로 불쑥 솟아있는 굴뚝이 하나 보입니다.

연기를 내뿜지 않는 그 굴뚝은 이미 수 십년간 사용되지 않은 듯 했어요



이런 시내에 저런 굴뚝이 있을 이유는 단 한가지밖에 없습니다. 다른 이유로 사용되는 것.







문화공장 활동은 이미 4년 전에 시작했다고 해요



이전엔 가구를 개조하는 공장으로 내가 개인용도로 사용하면서 남는 자리를 예술가들에게 조금씩 자리를 내주곤 했는데,

그 소문을 듣고 예술가들이 점점 찾아들기 시작했지요.



이 문화공장엔 특별한 정치적 성향도 없고 고도의 예술적 수준을 갖추어야 하는 등의 요구사항도 없습니다.

갓 예술을 시작하는 젊은 사람들로서 예술 창조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전부 참여할 수 있는 이곳.




심지어 지금은 레스토랑까지 즐비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전시나 공연을 할 장소를 찾는데 어려움이 많지요











그래서 이곳은 예술가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왔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예술창조가 시도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술뿐만아리나 건축 스튜디오 그리고 빈티지 스타일의 여러 샵과 레스토랑.






새로운 시도는 역사를 바꿔놓을 만한 잠재력이 있는 것이고, 그런 새로운 시도가 맘껏 펼쳐지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면, 역사는 우리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겠지요




이 옛 고무공장 외에도 소련시절 화력발전소 건물 역시 문화공장으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이미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이런 시도가 수 년전부터 있어왔던 것이고,

그런 조직들간의 연합 조직들도 갖추어져 있다고 해요. 아마 프라가도 속해있겠지요?











에스토니아의 문화공장 역시 그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세계의 독립 예술가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어요.

유럽에 오시면 ... 관광지에 혹시라 폐 건축물의 재활용지역,

버려진 공장의 개조를 한 곳이 있다면 꼭 가보세요.

그리고 진정한 유럽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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