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라 점심 때까지 자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일이 신경쓰여서 너무 일찍 깼다
아침먹고 안드레스 가족들이랑 얘기하다가
라우라가 어제 15000페소(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 조금 안됨)에
똥싼바지추리닝을 샀다는 대박정보(뽀블라도에서 옷살때는 다 너무 비샀기 땀시롱)를 입수하고
가브리엘라 아줌마의 동행 하에 처음으로 센트로(시내 중심가)에 갔다
옷사고 그 유명한 보테로 공원(el Parque Botanico)로 나들이
요것이 보테로공원의 모습
요것이 보테로의 작품들
-보테로는 모든 사물의 과장(크고 뚱뚱하게)해서 표현하기로 유명하다
나야 미술에 문외한을 넘어서 빈깡통 수준의 지식밖에 모르지만
보테로는 몇번 들어봤드랬지
뚱뚱한 모나리자를 보고 강한 '동질감'을 느꼈었드랬지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임에도 콜롬비아보다는 유럽과 북미에서 더 알아주는
(솔직히 콜롬비아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신경 안쓴다) 유명한 예술가이지-
인터넷으로 보던거 실제로 보니까
꽤나 신났다잉
좋댄다잉
으케케
한국이 아닌 관계로
미친 포즈의 향연
요 작품은 조금 특별하다
아줌마의 슬랭스페인어를 잘 못 알아들어서
맞게 들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폭탄을 맞아서 요로코롬 파손된 거라고 한다
테러였는데 당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고 한다
그 일을 잊지 않기 위해 망가진 작품을 치우는 대신
그 옆에 똑같이 생긴 새 작품을 두고 있었다
열심히 공원 구경하는데
한 아릿다운 젊은 엄마가
같이 사진 찍어줄 수 있겠냐고 부탁해서
흔쾌히
-이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콜롬비아 여인네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얼굴크기와 다리길이를 비롯한 신체비율, 이목구비의 굴욕을
견뎌낼 만큼 큰 용기와 담대함이 필요하기 때문이지-
같이 찍어주었지롱
이날 가브리엘라의 성화에 사진을 참 많이 찍었다
가브리엘라는 내가 나가는게 싫다고 하지만
나는 빨리 아파트 구해서 학교 근처에 살고 싶다
너~~~무 지나치게 챙겨주는게 불편하고 부담스럽기 때문.
지나가는 사람들이 '치나(중국인)'이라 하면
내가 가만히 있어도 나서서 한국인이라고 소리쳐주시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나보다 더 신나서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하시는 고마운 분이지만
난 요즘 참으로 혼자있고 싶다
아마 소위 말하는 향수병일테지
어찌되었건 즐겁고 피곤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