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ry den (안녕하세요) !
체코 프라하에 있는 지구촌특파원 8기 이서입니다.
오늘은 프라하에 가면 꼭 들르는 관광 명소들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이번 칼럼은 영상칼럼이니 칼럼을 읽고 영상을 보시면 더 재미있게 시청하실 수 있을 거예요.
1. 하벨시장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 위치한 하벨시장은 1232년부터 운영된 프라하의 옛 장터예요. 원래는 다양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판매했었다고 해요. 지금도 물론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인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가게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데 주력해요. 주로 프라하 천문 시계, 프라하 성, 까를교같이 프라하의 랜드마크를 이용한 기념품이나 프라하의 특산품인 맥주와 관련된 기념품도 많아요. 마그네틱, 병따개, 열쇠고리, 시계 등의 기념품이 있고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 편이에요.
운영 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리고, 일요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운영돼요. 그런데 제가 갔을 때는 대부분 저녁 6시면 슬슬 가게를 마감할 준비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일찍 나와 낮 시간에 둘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시장이 크지는 않아서 30분 안에 쭉 둘러보실 수 있을 거예요.
결제는 카드도 가능한 곳이 있고, 현금만 받는 곳도 있어요. 프라하 내에서는 비슷하게 생긴 기념품을 파는 경우가 많은데, 가게보다는 여기 하벨시장이 좀 더 저렴하니 마그네틱 등 흔한 기념품은 이곳에서 사시는 걸 추천드려요.
2. 프라하 천문 시계
'오를로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프라하 천문 시계는 1410년에 만들어졌어요. 이 시계는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천문 시계이자, 여전히 작동하는 천문 시계로는 가장 오래되었어요.
시계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해와 달의 위치와 같은 천문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천문 눈금판, 매 시간마다 12사도의 모형을 형상화 한 조각품이 나오는 사도들의 행진, 그리고 달력 눈금판입니다. 정각마다 시계가 울리면서 두 개의 작은 문으로 조각품이 왔다갔다 하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그래서 구시가 광장 근처에는 정각만 되면 늘 인파가 몰려요. 그래서 천문시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으시다면 정각은 피해서 찾아오시길 바래요!
3. 구시가 광장
구시가 광장은 프라하의 중심이나 마찬가지예요. 구시가 광장 근처에 숙소를 잡으시면 까를교, 바츨라프 광장, 하벨시장 등 다양한 명소에 걸어서 도착하실 수 있어요. 게다가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이 고딕 양식이나 바로크 양식 등 다양한 건축 양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건축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죠.
광장 근처에 있는 건물로는 두 개의 탑으로 이루어진 고딕 양식의 틴 성모 마리아 교회가 있어요. 또 지금은 프라하 국립미술관으로 쓰이는 골츠킨스키 궁전도 있죠.
중앙에 우뚝 서 있는 동상은 바로 얀 후스(Jan Hus)를 기리기 위해 세운 기념비예요. 얀 후스는 체코의 기독교 신학자이자 종교개혁가예요. 프라하의 카렐대학교 졸업생이기도 해요. 얀 후스는 교회의 재산권을 박탈해서 청렴한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거나 서방교회 교황 지지자와 지도자의 부패를 비판하는 등 교회개혁을 주장했어요. 그러다 1411년 파문을 당하고 1415년 콘스탄츠 종교회의에 참석하자마자 체포되어 고문을 당하고 결국 화형까지 당하고 맙니다. 하지만 그의 죽음에 크게 반발한 '후스주의자'들까지 생겨날 만큼 얀 후스는 존경받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동상을 세워 그를 기리고 있어요.
4. 까를교
까를교도 프라하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명소 중 하나죠. 낮에 걸어도 아름답지만, 밤에 보면 특히 더 아름다운 곳이 까를교예요. 까를교는 프라하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블타바 강 위에 있는 다리예요. 지금은 블타바 강 위에 까를교 외에도 다른 다리들이 설치되어 있어 강의 동서쪽을 이동하기 편리하지만 1841년까지는 까를교가 블타바 강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다리였어요. 게다가 독일의 동쪽이자 헝가리의 서쪽에 위치한 프라하의 지리적 특성상 서유럽과 동유럽의 교역 루트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까를교가 중요한 교통의 요지로 자리잡을 수 있었어요.
까를교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일터이기도 해요. 다리 위에서는 관광객의 초상화나 캐리커쳐를 그려주거나 프라하의 여러 풍경을 그려 판매하는 화가들이 늘 캔버스 앞에 앉아 있어요. 화가들은 주로 오후 5-6시 즈음에 퇴근하기 때문에 혹시 그림을 맡기고 싶으시다면 그 전에 찾아가시기를 추천드려요. 또 기타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이 까를교 위에서 공연을 하기도 해요. 이들은 낮이든 밤이든 자주 오는 시간대가 있지는 않지만 저는 해가 지면서 하늘이 짙은 푸른빛으로 물드는 저녁즈음에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뒤쪽의 프라하 성의 빛이 노랗게 번지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들려오는 음악 소리가 더할나위 없이 낭만적이거든요.
5. 레논벽
레논벽, 혹은 존 레논벽이라고 불리는 이 벽은 비틀즈 멤버였던 존 레논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레논 벽은 주체코 몰타 기사단 대사관의 일부인데, 이전부터 벽에 시민들이 그래피티를 그릴 수 있도록 허용해 왔어요.
이곳은 원래 1960년 이후에는 정권에 저항하는 메시지나 사랑에 관한 시가 적히는 장소였는데, 1980년 존 레논이 피살된 이후 익명의 화가가 그의 초상화를 그리고 그의 노래 가사 일부를 적어두었다고 해요. 이후에도 이 벽에는 존 레논, 평화, 정치 투쟁과 같은 메시지나 그림이 새겨지게 되었죠.
실제로 가보면 사실 정말 조그마한 벽 하나라 생각보다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그래도 까를교를 건너서 조금만 들어가면 있는데다가 사람도 많이 없어서 찬찬히 구경하실 수 있어요.
6. 프라하성
프라하성은 블타바 강의 서쪽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체코의 가장 중요한 랜드마크예요. 언덕 위에 있기 때문에 프라하 거리를 거닐다 보면 거의 대부분의 장소에서 늘 저 멀리 우뚝 서있는 프라하 성과 마주하실 수 있어요. 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과거에는 체코의 왕들과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들이 이곳에서 머물며 국민들을 통치했어요. 지금은 물론 왕은 없지만 낮에 방문하면 프라하 성 대문에 병사 옷을 입고 성을 지키는 군인들을 볼 수 있어요.
프라하성은 지난번 보여 드렸던 발트슈타인 궁전 바로 근처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실 수 있어요. 계단이 은근히 많아서 해가 밝은 날은 올라가기 조금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고도가 높다보니 프라하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하죠. 프라하 성을 구경하고 나서는 전에 소개해 드린 맛집,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양조장에서 타르타르와 맛있는 맥주를 즐겨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프라하의 랜드마크 여섯 곳을 보여드렸어요. 프라하의 모습, 다들 마음에 드시나요?
그럼 다음 칼럼으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