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5기 ONDA입니다.
지난 편에는 항주 먹거리, 그 외 제가 좋아하는 중국 먹거리를 위주로 보여드렸다면
오늘은 기숙사에서 저 혼자 혹은 친구들과 함께 해먹은 "집밥"을 소개하려고 해요.
1. 평소 아침
한국에서도 아침에 사과를 꼭 먹는 편이라서, 보통 아침은 사과 + 식빵 + 삶은계란 + 커피 + 계절과일 조합으로 먹고 있어요. 만약에 오전 8시 수업이라면 전날밤에 모두 준비해뒀다가 아침에 차려먹어요. 여기에 가끔 요거트가 추가되기도 하구요. 중국은 과일가격이 싸서, 그때그때 제철과일로 바꿔가며 먹는 편이예요.
2. 한국식 집밥
비0고 만두가 전세계에서 인기있다고 하던데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아서,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저는 여름이면 요리하기 너무 귀찮아서, 부엌에 찜기에 찌다가 이십분후에 가서 가져오기만 하면 되는 만두를 선호해요. 이날은 오므라이스가 너무 먹고 싶으서 오므라이스와 만두를 함께 곁들였네요.
사진으로 보니 무엇인지 모를, 이건 김치찌개 인데, 제가 룸메(폴란드 국적)한테 한번 해준 이후로, 너무 맛있다고, 레시피를 받아서 요즘은 혼자도 잘 해먹더라구요. 여기서 다양한 국적 친구들과 있으면 생기는 또다른 장점이 음식을 할때 이 취향 저 취향 다 더하다보니 의외의 아주 맛있는 퓨전음식이 탄생한다는 거예요. 이 김치찌개도 룸메가 만들면서 토마토를 넣는데, 생각보다 깊게 우러난 토마토 향과 김치가 잘 어우러지더라구요! 그 다음부터는 저도 김치찌개에 토마토를 넣어요.
스크램블 에그와 친구에서 선물받은 도삭면. 도삭면은 보시다시피 밀가루를 반죽해서 칼로 잘라내 면이 넓고 얇은게 특징인데요, 저는 도삭면이 소스를 더 잘 흡수하는 것 같아서 좋아해요. 도삭면 세트에 소스도 있었는데, 밍밍한 땅콩소스이길래, 그냥 넣지 않고, 제가 가져간 고추장과 설탕 식초 등을 조합해 비빔면 처럼 만들어 먹었어요.
좀 초라해보이지만 삼겹살 입니다. 삼겹살은 쌈이 중요한데 쌈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고기와 양파, 마늘 등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조합이라, 그나마 자주 해먹을 수 있어요. 한국 삼겹살! 하면 외국 친구들이 많이 좋아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들이 좋아하는건 고기 자체가 아니라(사실 고기를 그냥 구우면 되니까요) 쌈장이더라구요. 제가 개학하며 싸간 쌈장 세통을 한달만에 친구들과 함께 다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내가 고기 살테니 쌈장 좀 줘! 라고해서 거절 할 수도 없어요. ㅜㅜ
3. 파티하는 날
한국인에게 파티=잔치, 이 잔치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게 만두죠! 친구들이 다들 비0고 만두를 자주 먹는데, 제가 아 우리 할머니 만두가 더 맛있는데 먹고 싶다라고 무심코 내뱉었더니, 얼른 헐머니께 전화드려서 레시피 받아오라며, 그 즈음이 국경절 연휴였는데, 우리 연휴에 여럿이 모여서 한국식 만두 만들자고, 그렇게 성사된 만두 잔치 였어요. 처음엔 같이 하겠다는 사람이 한두명이더니 마지막엔 10명으로 늘어나서, 이렇게 많은 만두를 만들게 되었답니다. 사진 속 만두는 그날 만든 양의 3분의 1 정도 일꺼예요. 다들 작은 찜기 밖에 없어서, 찜기 네 개로 쉼없이 찌고, 만두 빗고, 만두 식혀야하는데, 접시에 두면 붙어서 터진다고 하니 어디서 저런 소쿠리가 튀어나오고, 정말 정신없지만 재밌었던 만두만들기 였어요!
떡볶이도 빼놓을 수 없는 한국음식이자 친구들에게 아주아주 인기가 많은 음식 중 하나예요. 중국에도 한국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소스와 떡이 함께있는 떡볶이 키트가 있는데, 이게 중국판은 맛이 다른 건지 늘 제 성에 안차서 저는 여기 늘 불닭0음면을 추가해서 만들어요. 그럼 한국에서 먹는 떡볶이와 비슷한 맛이 난답니다.
한국식 치킨은 겨울방학때 한국에 왔다간 친구가 맨날 한국치킨이 최고다 너네들이 한국치킨을 먹어봐야한다, 그럼 다른 나라 치킨은 못 먹는다며 한국식 치킨 팬이 되버려서, 제가 30년차 치킨집 딸인 친구에게 전화해서 하나하나 레시피를 배워서 만들었어요. 치킨 튀기는게 힘들지 소스는 생각보다 간단했는데, 다들 신세계라며, 나중에 저 소스가 남자 빈통에 담아가더라구요. 처음만들어본 치킨에 힘이 다 빠졌지만, 친구들이 너무 좋아해서 뿌듯함을 느꼈던 날이었습니다.
호떡은 제 최애 겨울 간식인데, 중국에는 없어서 개학때 들어가면서 늘 호떡 키트를 두세트씩 사가요. 유통기한이 긴걸 사가서 12월이 되도록 기다렸다가, 겨울이 되면 만들어 먹는답니다. 키트 하나에 8개에서 10개를 만들 수 있고, 호떡은 한 사람이 많이 못 먹으니까, 호떡먹는 날도 어느새 파티하는 날이 되었어요. 작년 겨울에는 제가 호떡을 만들기 시작하자, 룸메가 슬며시 폴란드에서부터 가져온 와인을 꺼내서 와인과 호떡을 함께 먹었는데, 생각보다 조화가 괜찮더라구요.
이건 제가 한동안 컨디션이 안 좋았을때 인도네시아 친구가 해준 인도네시아식 집밥이예요. 노각이 들어간 탕과, 감자요리, 오이고추 무침, 오이무침, 고등어토마토조림, 새우편 등등, 건강에 좋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인도네시아 화교식 집밥이라고 소개하더라구요. 저기 과자처럼 보이는걸 虾片(샤피엔 하편), 직역하면 새우조각인데, 편마늘을 말린 것 처럼 보이는 걸 가져와서 튀겨내니 저렇게 되더라구요. 우리 과자 알0우랑 맛이 똑같아서, 너무 신기했어요!
이건 캐나다 화교 친구가 외할머니댁에서 게가 왔다면서 해준 찜게 인데요. 중국 상해, 남경, 항주 이쪽은 10월 11월에 털게가 제철이라 털게요리가 유명해요. 이 날은 친구가 할머니께 받은 게가 무려 15마리여서 상하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한다고, 급하게 쪄내서 1인당 3마리씩 담당해서 먹었어요. 찌는 방식이나 게의 맛은 한국에서 먹는 거랑 똑같은데, 포장에서 부터 게가 이렇게 묶여서, 집게사이에 진흙으로 고정시켜진채로 왔고, 이걸 씻은 후에 통째로 쪄내더라구요.
이 두장은 제 룸메를 비롯한 세명의 폴란드 친구들이 완성한 폴란드 음식이예요. 이날은 다섯 명이 요리를 하고 스무 명 가까이 모여서 함께 먹은 것 같아요. 폴란드는 주식이 감자라서 감자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많고, 과일 타르트와 다양한 샐러드, 그리고 폴란드 식 치킨까지, 정말 먹거리가 풍성한 파티였어요. 요리하는데 3시간이 걸리고 먹는데 6시간이 걸렸던, 마지막엔 각국에서 가져온 술로 마무리했던 오랜만에 긴장을 놓고 달렸던 파티였습니다.
집밥은 어떻게 보면 유학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실텐데요
제가 유학하면서 유학을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친구들과 어떻게 친해져요? 문화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요? 였어요.
그래서 그 부분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적극적인 성격이라면 먼저 요리해서 나눠주면서 이야기하고,
소극적인 성격이라고 하더라도, 저런 파티에 초대받았을때 거절하지 않고
가서 앉아만 있어도 어느새 다들 친구가 되어있더라구요.
어느나라든 먹는 걸로 친해지는게 최고 같아요.
그럼 다음 칼럼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