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네덜란드 도시 중 에인트호벤(Eindhoven)이라는 도시를 아시나요?
혹시 모르신다면 2002년 월드컵 이후 히딩크 감독을 따라 간 박지성 선수가 소속해 있던 PSV 에인트호벤 이라는 팀을 아시나요?
네 바로바로 그 PSV 에인트호벤의 연고지입니다.
이 에인트호벤은 벨기에 국경과 가까운 네덜란드 남부 지방에 있는 도시인데요, 1891년 필립스가 이곳에서 창립된 이후로 급격하게 발전한 공업도시입니다.(현재 필립스 본사는 암스테르담에 있지만 여전히 에이트호벤의 중심가에서는 필립스의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답니다) 이 에인트호벤에서는 기존의 공업도시 이미지에서 탈피해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갖기 위해 디자인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바로 이 에인트호벤에서 지난 10월 22일부터 30일까지 ‘Dutch Design Week’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시험기간이긴 했지만 역시 축제나 행사를 놓칠 순 없죠! 여러분께 즐거운 네덜란드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그리고 제 만족을 위해 ㅋㅋ) 저도 지난 23일 에인트호벤을 방문했습니다.
l Dutch Design Week
10년 전인 2001년에 시작된 Dutch Design Week의 초기에는 소규모의 디자인 세미나와 비슷한 형식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후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점점 축제다운 프로그램과 세미나, 시상 등을 갖추어 현재는 유럽 내에서도 꽤 유명한 디자인 행사가 되었다고 하네요.
방문객에게 대부분의 전시관이 무료로 개방되는 이 행사는 매년 10월 중에 개최되며 올해는 22일부터 30일까지 진행했습니다.
지난 23일은 정말 오랜만에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였습니다. 그동안 비행기를 타기 위해 에인트호벤을 몇 번 방문했었지만(여기 공항에서 저가 항공사가 많이 취항하거든요) 제대로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어요.
역에서 내리자 마자 산뜻한 날씨와 함께 뭔가 디자인 위크 스러운 건물이 눈에 띕니다. 이 건물에서는 디자인 위크 방문객을 위해 간단한 점심과 커피 등을 팔고 있었지만 가난한 유학생과는 관련이 없어서 잠깐 안을 보기만 하고 바로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연도 행사에서는 도시를 크게 4 구역으로 나눠 여러 전시장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우선 가장 큰 전시장이 있다는 Strijp 구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행사 기간 중에 이번 행사의 주요 후원사 중 하나인 BMW에서 미니쿠퍼를 활용해 방문객들의 이동을 도왔습니다. 물론 공짜! 였구요.
하지만 역시 네덜란드 도시에서는 자전거가 최고죠! 자전거 역시 간단한 서류작성을 통해서 공짜로! 빌릴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크고 많은 디자인 회사, 디자이너를 만날 수 있는 행사장에 같이 들어가 볼까요?
(메인 전시장인 이곳만큼은 미리 등록을 해야 들어갈 수 있었어요)
들어가자 마자 운 좋게 공짜로 케잌과 커피를 마실 수 있었는데요 케잌을 줄 때 사용하던 일회용 접시도 뭔가 디자인 위크스러운 평범하지 않은 접시를 사용하더라고요 ㅋㅋ
역시나 메인 전시장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고 재밌는 전시물도 많았습니다.
삽을 이용한 의자에
그네 식탁
네덜란드의 상징 튤립 컨셉의 공원 간의 의자 등등.
그 중에서 눈에 띄던 이 철망! 처음 봤을 땐 어망 같은 건가 했는데 알고봤더니 두둥.
전등이었습니다. 밖에 붙인 종이 소재는 한지와 비슷하더라고요. 뭔가 동양스러운 분위기를 노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나이키 신발. 나이키 신제품이 아니라 이 전시물의 목적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여러분 눈치채셨나요?
바로 이것!
이름하여 공중부양 디스플레이! 이런 아이디어도 디자인이 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날 봤던 것 중에 가장 기발하다고 느낀 길거리의 벤치에 대한 아이디어.
마트의 카트와 비슷한 시스템을 적용하여 필요한 사람은 동전을 넣고 의자를 가져다 쓸 수 있게 했습니다. 하하 기발한 아이디어였어요.
메인 전시장을 쭉 둘러보고 나오니 배가 고파 뭔가 특별한 점심이 없을까 살피고 있는 와중에 이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직화 파스타! 5유로 였는데요 직화로 20분 간 끓인 소스의 깊은 맛이! 와우 놀랍더라고요.
메인 전시장 이외에도 공업 도시 답게 폐공장을 활용한 전시, 아이들을 위한 전시 등 기발한 전시물, 전시장들이 많더라고요.
유일하게 돈을 내고 입장한(원래는 5유로인데 학생이라 3유로를 내고 들어갔어요) 2011 Dutch Design Award 전시장까지 4개의 전시관을 보고 왔는데요,
하루만에 모든 전시관을 돌아보기엔 규모가 너무 커서, 그리고 그동안의 제 게으름으로 인한 운동 부족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놓친거 같은 느낌에 좀 슬프긴 했지만, 네덜란드와 네덜란드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서 더 알 수 있었던 하루가 아니었나 스스로 생각해 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