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후덥지근해지고 어느새 8월입니다! 시간이 빨리도 흘렀네요.
유학생활 하고 계신 분들, 워킹분들 모두 더위 조심해서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주말을 맞아 미친듯이 놀다가 감기 걸려서 고생중이에요;; 노는 것도 계획성 있게!
시작합니다^^
Annus Mirabilis | 10. 우리의 낮은 당신의 밤보다 아름답다
다운타운에서는 작은 범위의 동네 혹은 유명한 거리를 대표하는 flag깃발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사는 westend의 플래그인데요, 제가 아는 것들 중에 디자인이 가장 맘에 들지 않는군요.
이건 뭐 주제도 없고 정체성도 없고...-_- 반면에 제가 좋아하는 건 예일타운과 차이나타운 플래그.
(다음에 보여드리도록 하죠)
Davie street의 무지갯빛 깃발에는 '다양성'이라는 의미가 깃들어 있어요.
아마 '오즈의 마법사'의 soundtrack somewhere over the rainbow가 출발이 아니었을까요?
저 무지개 너머 핍박도 괴로움도 없는 곳에서 살고 싶던 '이반'들의 소망을 담아..
실제로 할로윈 시즌에 도로시 분장을 하는 게이들이 많은 건 그 때문이죠.
여튼 Davie St에는 게이, 레즈비언, 드랙퀸, 트렌스젠더 등 성 정체성이 다양한 이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저같은 일반인도 물론 많지요ㅎㅎ
이 Davie의 깃발을 소개해 드린 건 다름아닌 이곳에서 열리는 축제 때문이에요!
다운타운은 가장 큰 연례행사 중 하나인 PRIDE PARADE & FESTIVAL로 후끈했는데요,
가장 큰 이벤트인 2일의 퍼레이드 말고도 dance night, music festival 등 다채로운 행사로 가득했답니다.
straight과는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위축되지 않고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섞여 신나고 또 멋지게 논다니!
한국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 할 일이었어요.^^
축제 시기가 오면 데이비의 가게들도 무지개로 가게를 장식합니다.
사람들도 삼삼오오 깃발을 들고^^
사탕이나 받아랏!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소속도 구성도 제각각입니다
도서관에서, 혹은 버스 노조에서, 드럭스토어(london drug에서 나왔죠)
선생님 연합이나 경찰관 소방관도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선생님이 동성애자였다면 엄마들이 당장 들고일어나고 신문에 톱 기사로 나지 않을까요
(일단 그전에 짤리겠죠)
얌전한 행렬이 있는가 하면
이 정도로 화끈해 줘야 구경할 맛이 나는 거 아니겠어요:)
나눠주기도 하고 팔기도 하던 색색깔 목걸이들. 딱 크리스마스 장식하면 좋을 것 같아요
행사에 빠질 수 없는 인력거로 곳곳을 누벼 보아요!
한 블록을 돌 때마다 요금을 받는데 잘만 하면 흥정도 가능해요.
이렇게 입고 다녀도 다들 좋아하지 신기해하진 않습니다. 'Doesn't matter!'
캐나다에 와서 뭐가 좋냐고 묻는다면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걸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남이 뭐라고 하든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프리한 분위기.
사진찍고 얼른 손을 흔들었더니 그쪽도 반갑게 인사해주었습니다^^.
기념사진도 흔쾌히 찍어줬습니다.
싸이에는 못 올릴거에요 아마.-_-
축제가 끝나고 집으로 집으로...
한국에 있는 친구가 이곳에 게이가 많다 하니 자기도 게이 친구를 가지고 싶다고 부럽다! 고 한 적이 있었어요.
글쎄 요즘 스타일리쉬한 분들에겐 '게이 친구' 가 쉬크함의 한 요소가 되어버린 것도 같은데요...
한 사람 건너 알게 된 게이 친구 하나는
예쁜 거 보면 좋아하고, 잘 웃고 떠들다가도 가족 걱정에 눈물을 글썽이던 그냥 보통 사람이었어요.
우리는 다르지 않아요-이 축제의 가장 큰 주제였겠죠.
한국에서는 언제쯤 '다른'사람들이 그늘을 벗어나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본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