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실질적이고 객관적인 어학연수: 뽕을 뽑아야지.
안녕하세요. 미야옹입니다.
훟핳...원래 어제 올리려고 했는데 쓰다가 날려서 마음 다잡고 다시 쓰고 있어요.
포틀랜드는 가을이 되어서 쌀쌀하고 비가 많이 와요. 감기 조심하시길 바래요.
(지나가던 이름모를 공원)
오늘은 지난번에 말씀드린대로 학원이야기를 조금 해볼까해요.
저는 굉장히 유명한 K자로 시작하는 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학원은 학비가 다른 학원에 비해 굉장히 비싸요.
수업은 주에 21시간이니 시간도 많이 남고, 돈 낸 만큼 제가 무언가 학원에서 뜯어내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남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제 눈에 들어온게 Activity class에요.
(이름을 쓰면 신청할 수 있어요)
Activity class는 카플란 선생님, 혹은 스태프의 주도하에 같이 학원 밖으로 주말, 혹은 방과 후에 놀러나가는 시간이에요.
어떤 종류의 Activity class냐에 공짜일 수도 있고, 돈을 내야할 수도 있어요.
아래는 Activity class 스케쥴이에요.
10월이라 그런지 할로윈과 관련된 Activity class가 많네요.
(굵은 글씨로 쓰여 있는 것이 Activity class)
두달 간 여러 activity class에 참여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제가 재미있게 참여했던 Activity class를 몇가지 소개해볼게요.
1. 위스키 테이스팅
위스키 테이스팅을 하러 버스를 타고 집에서 제법 먼 곳까지 가느라 헤맸어요.
처음 혼자 대중교통을 타고 학원이 아닌 곳을 가느라 더 얼떨떨했던 것 같아요.
근처에 위스키 만드는 곳이 많아서 그런지 달큰한 술냄새가 풍겼습니다.
바와 양조장을 반반씩 합쳐놓은 듯한 곳에서 어떻게 술이 만들어지는지도 설명을 듣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습니다.
(오크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술통들)
(십억씩 한다는 독일제 술 만드는 기계)
그리고 술을 마셨는데 생각보다 써서 깜짝 놀랐어요.
커피맛 술, 초콜릿 술이랑 그냥 보드카, 그리고 블러디 메리를 한모금씩 맛 보았습니다.
블러디 메리는 토마토 쥬스랑 술이랑 같이 섞는다고 해서 무슨 맛으로 먹나 했더니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술 사진 찍는 걸 깜빡했네요ㅜㅜㅠ
그 이후에도 두세군데를 돌아다니며 시음을 했습니다.
라즈베리부터 감자맛, 장미까지 정말 다양한 술을 맛볼 수 있었어요.
한모금씩 마셔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알딸딸해지더라고요.
결국 마지막 잔은 친구에게 줘버렸어요ㅜㅜㅜ
(페니로 장식한 바)
위스키 테이스팅을 마친 후에는 친구들과 밥을 먹고 가라오케에서 놀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첫 Activity class기도 했고, 간만에 맛봤던 술이라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2. Happy hour or talk time
Happy hour는 원래 식당에서 런치 타임 같이 저렴한 가격에 밥을 내놓는 시간인데 Activity class에서는 친구들과 밥을 먹거나 카페에 가서 수다를 떠는 일을 뜻하더라고요.
(자주가는 회전 초밥집 간판)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동네 맛집도 알 수 있고 영어로 막 말할 수 있는 기회라 저는 거의 매번 참여했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학원 스태프인 Candy와 함께한 Talk time이 기억이 남아요.
사실 이 Talk time은 인원이 부족해서 전날 취소되었는데 저는 모르고 약속 장소까지 찾아갔어요.
(빨간 점이 우리집, 2번이 카페)
집에서 한시간이 걸리는 Cafe에 뙇 도착했는데 저는 아무도 없어서 당황을 했어요.
일단은 침착하게 차를 시키고 앉아서 사람들을 기다리기 시작했어요.
10시 반쯤 되니 유모차를 끌고 온 Candy를 만날 수 있었어요.
당연히 Candy는 깜짝 놀랐고 취소되었다는 걸 알려주었어요.
그렇지만 기왕 온거 같이 걷겠냐고 했고, 저는 Candy와, Candy의 남편, 그리고 딸, 강아지 두마리와 함께 산책을 했어요.
(한국에서 왔다는 시츄, 라일리와 부머)
(놀이기구 타는 캔디랑 나)
친구들이 많지 않은 Talk time이었지만 영어로 말할 기회가 더 많았고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가장 최근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온 제 친구 Bernardo가 연 Talk time에 참여했어요.
Talk time은 근처의 맥주로 유명하다는 음식점에서 열렸습니다.
독일이나 체코에 있을 법한 비어하우스 같은 느낌이었어요.
(BREWERY)
(기념품 코너)
저는 수제 햄버거를 시켰는데 크고 아름다운 햄버거에 깜짝 놀랐습니다.
맥주가 유명하다고 해서 친구의 흑맥주를 뺏어 마셨지만 그저 그런 맛에 또 놀랐습니다.
역시 맥주는 체코가 짱이죠.
날씨가 안좋아서 집에 돌아가는데 힘들긴 했지만 재밌는 Talk time이었습니다.
사실 이거 말고도 Happy Hour에 엄청 많이 참여했는데 사진이 없어요ㅠㅠ
먹을 거에 정신이 팔려서 찍기 전에 다 흡입해서 그런가봐요.
기왕 비싼 돈 내고 다니는 거 참여할 수 있는 건 다 참여해보고 싶기도 하고, 도시를 좀더 이해하게 되는 기회가 되어서 항상 Activity class는 즐거워요.
오늘은 여기까지이고요. 다음에는 Activity class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즐거운 할로윈 즐기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