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네덜란드 특파원 만피입니다.
오늘은 네덜란드가 아닌 유럽연합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네덜란드 이야기도 전할 게 많을텐데 뜬금없이 왠 유럽연합이냐? 라고 질문 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굳이 연결하자면 전해드리던 국제기구에 연결하여 유럽연합까지 관심사를 확대해보자는 의도랄까요 ㅎㅎ
뜬금없는 김에 조금 더 뜬금없이! ‘맛있는 이야기’ 게시판과 ‘나의 여행 이야기’ 게시판에 독일 옥토버 페스트에 갔다 온 후기를 올렸으니 많이 읽어주세요 ㅋㅋㅋㅋㅋㅋ
자. 아무튼. 네덜란드에서 유럽에 관한 수업을 듣다가 이런 그림을 봤습니다!
헉. 이게 뭐야. 라고 처음엔 생각했지만 끝까지 도대체 유럽 연합은 왜 이렇게 복잡한거야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 그림!
생각해보면 유럽연합이지만 유로를 쓰지 않는 국가만 해도 영국, 덴마크, 스웨덴 등등에 유럽 대륙에 있으면서 아직 유럽연합에 가입하지 않은, 가입하지 못하는 국가들도 있고. 유럽 여행을 할 땐 유럽 대륙의 복잡한 관계 때문에 고려할 점이 많았었죠.
그래서 관련 조약들을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지만 정리해 볼까 합니다.
1. 유럽연합
가입국가: 벨기에,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덴마크, 아일랜드, 영국,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키프로스, 몰타, 불가리아, 루마니아(가입 순, 총 27개 국, 2013년 7월 크로아티아가 가입할 예정)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유럽연합입니다. 한창 세계 경제가 좋을 때는 화폐 통합 뿐만이 아니라 정치적 수장도 뽑아 얼마 후에는 진정한 의미로의 유럽연합으로 거듭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역시 사람이든 국가든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진 뒤에야 땅이 굳는 것일까요 ㅎㅎ
많이 알려진 바와는 달리 유럽연합은 실제적인 정치적 압력 등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손 꼽히는 선진국들이 모인 그룹이여서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면 절대 거부하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 하기 때문이겠죠. 유럽 대륙에서의 대표적인 조약 또는 연합이지만 의견 통일이 안 돼서 처음에 보여 드린 복잡한 그림이 나오게 된 계기도 바로 이 유럽연합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2. 유로존
가입국가: 오스트리아, 벨기에, 키프로스,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몰타, 네덜란드,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스페인, 에스토니아(총 17개 국)
유럽 연합이지만 유로를 쓰지 않는 국가: 덴마크, 스웨덴, 영국, 불가리아, 체코, 헝가리, 라트비아,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총 10개 국)
우리의 유럽 여행을 복잡하게 만드는 장본인! 바로 유로 화폐를 사용하는 국가를 가리키는 유로존입니다. 한국에서 기껏 돈을 유로로 바꿨더니 영국가서는 영국 화폐, 덴마크나 스웨덴도 각자의 화폐, 동유럽 지역도 다 각자 화폐를 쓰니… 잔돈도 자꾸 남고, 환전 수수료도 자꾸 내야 되고.
자국의 경제와 환율은 자신들이 결정하겠다는 생각으로 유럽연합의 화폐 통합에 반대한 국가들은 관광객이나 여행객에겐 불편한 존재지만 요즘의 유럽 경제 위기를 봤을 땐 미래를 미리 내다본 선견지명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ㅎㅎ
*유로존이 아니지만 유로존 관련 협약을 맺어 유로를 쓰는 국가도 있습니다.(모나코, 바티칸시국 등)
3. 솅겐 조약
가입국가: 벨기에,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키프로스,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타,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위스, 불가리아, 루마니아(총 26개 국)
솅겐 조약이란 유럽 각국이 공통의 출입국 관리 정책을 사용하여 국경시스템을 최소화해 국가간의 통행에 제한이 없게 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약입니다. 아일랜드와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 연합 국가에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를 포함하여 총 26개 국이 가입된 유럽 연합과는 따로 움직이는 조약의 대표라고 할 수 있죠.
이 조약 덕분에 유럽에서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을 때 여권 검사를 당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덕분에 여권에 도장을 찍어 기념물을 남기고 싶은 소망을 달성할 수 없지만 유럽 내를 이동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게 되었죠.
*솅겐 조약은 가입국끼리의 조약이지만 큰 개념으로 보면 이 가입국끼리 하나의 출입국 시스템을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에게도 국적에 관계없이 적용이 됩니다.
유로화폐를 쓰지 않는 대표 나라 영국은 이 조약에도 가입을 하지 않아 영국을 건너가는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죠 ㅋㅋ 하지만 이 덕분인지 다른 유럽의 국가와는 다르게 광견병에서 안전하다고 정평이 나있습니다.
4. 유럽평의회(The Council of Europe)
중동부 유럽 지역에 대한 지원, 지역 민주주의와 교육·문화·환경에 대한 전문성 공유 등이 주요 활동인 유럽 평의회는 유럽 연합 가입국 및 러시아, 터키 등의 중동부 유럽 국가들을 포함하여 46개 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2006년 예산만 해도 2억 유로 가까이 된다고 하니 뭔가 중요한 활동을 하는 것 같긴 한데, 여러 기능들이 유럽 연합과 겹쳐있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나 국제 무대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산하에 회원국 외무장관으로 구성되는 각료위원회, 자문위원회, 유럽협의회, 유럽인권위원회, 유럽 인권재판소, 사무국 등의 기구를 두고 있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위의 그림에서 보듯 관세 동맹, 자유 무역 협정 등의 국가들이 서로 달라 거미줄처럼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 온 두 사람이 결합하는 결혼처럼 서로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 서로 협력하는 것은 정말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싶네요 ㅎㅎ
지금까지 네덜란드에서 만피가 유럽의 연합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