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런던에 있는 모든 대학을 한 번 씩 들러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동양, 아프리카학으로 유명한 런던의 대학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바로 주영 한국 대사관이 주재하고 SOAS에서 개최하는 한반도 평화 포럼(Korean Peninsula Peace Forum)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에요.
대사관 국문 정식 명칭은 "주영국 대한민국 대사관 겸 주국제해사기구 대한민국 대표부"로, 한국 대사관 뿐만 아니라 해운, 조선 관련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 국제기구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의 한국 대표부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기숙사에서 저희 학교 워털루 캠퍼스로 가는 77번 버스를 타면 항상 IMO 건물 옆을 지나게 되는데, 한국에서 무역 관련 공부하면서 익히 들었던 기구라 느낌이 색달랐습니다.
저번 회차 행사는 2021년에 저희 학교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열렸다고 해요.
수요일이었는데, 이 날은 Academic Writing 관련 워크샵이 저희 학교에 있었는데, 마침 이 포럼이랑 시간이 겹쳐서 그거는 제끼고 ,,, ㅋㅋ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저번에 아비 슐라임 교수님 강연이 진행되었던 Senate House를 낮에 다시 보게 되었어요.
그 때는 어두운 저녁에 길을 찾아서 그런지 정말 어디 숨어있는가 싶었는데, 대낮에 보니 바로 보이더라구요 ㅎㅎ 아는 만큼 보이는 거겠죠.
SOAS 교정에 들어섰습니다.
SOAS 학교 자체는 이번까지 해서 도합 3번째로 방문해보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학교에 학생들이 있을만한 시간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서, 뭔가 괜히 SOAS만의 학풍이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ㅋㅋ
여기 학교가 정치적인 토론이 아주 활발한 것으로 유명하거든요. 그래서 괜히 학생들끼리 모여 있으면, 뭔가 토론하고 있는 것 같고 ㅋㅋ 제가 만난 SOAS 출신 친구들은 다들 자기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던 것처럼 보였어요.
제가 정말 존경하는 학부 시절 교수님도 이 곳에서 공부하셨어서 조금 더 뜻 깊었습니다.
오늘 포럼이 진행되는 브루나이 갤러리의 모습입니다.
이 곳으로 들어가니, 행사지원단 친구들이 이 곳으로 들어가라고 안내해주고 있었습니다.
또, 제가 좀 한국인처럼 생기기는 했는지? ㅋㅋ 대사관 직원 분 같아 보이는 분께서 한국어로 안내해주시더라구요 ㅋㅋ 타지에서 한국인 만나면 괜히 너무 반갑습니다 ㅋㅋ
포럼이 진행된 장소는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이렇게 생긴 설문조사지도 받았습니다.
포럼 진행 순서는
윤여철 대사님의 Key note 스피치, 1차 세션, 커피 브레이크, 2차 세션 순으로 총 4시간가량 진행되었습니다.
# Key note 스피치
윤여철 대사는 한반도 평화 포럼이 개최한 것에 대해 SOAS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제 사회의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대한민국은 글로벌 중추국가(Global Pivotal State)로의 도약을 위해 국제사회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일환으로 북한 인권 실태와 관련해서 행동하고 있다. 이에 지난 5년간 공석이었던 북한인권대사를 새로 임명하기도 했다.
북한은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 가운데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는 미사일 실험 등을 자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무기 개발에 사용된 수천 달러의 자금은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활용되어야 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북한의 핵능력 개발과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간의 관계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언제든지 자행될 수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동맹국들과의 협조가 그 어느 시점보다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독자 제재를 부과했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최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진행된 한미일 3자 회담을 통해 동맹 협조 체제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영국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한 규탄 행위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 내년부터 한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UNSC) 비상임이사국으로 참여하기에 영국 정부와의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 1차 세션
1차 세션은 SOAS 정치학부 탓 얀 콩(Tat Yan Kong) 교수의 사회 하에 제임스 호어(James Hoare) 전 주북한 영국대리대사, 마리온 메스머(Marion Messmer) 영국 채텀 하우스 국제 안보 연구원이 패널로서 참여했습니다.
국제 핵안보가 주 연구분야인 메스머 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비대칭전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국 본토에 핵을 운반할 수 있는 수단)을 정권 유지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근시일내의 비핵화 시도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비핵화가 진정으로 실현되려면 북한 정권의 존속이 보장되어야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호어 전 대사는 북한을 특별한 인권 탄압국으로 인식하는 시도는 오히려 북한의 실상을 파악하기 힘들게 할 뿐이고, 북한 정권의 행동을 제약하기 위해 인권 탄압이라는 주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북한과의 대화가 더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1950년 7월부터 제재를 받아왔기에 제재에 대한 면역이 있고, 그렇기에 앞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접근법은 isolation이 아닌 engage의 형태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커피 브레이크
1차 세션이 종료되고 커피 브레이크가 있었습니다.
커피 브레이크 동안에는 참가한 분들과 가볍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같이 참여한 한국인 형 한 분이랑 중국인 친구 한 명이랑 세션에서 논의된 주제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숏브레드가 간식으로 있었는데, 진짜 진짜 너무 맛있었어요 ㅋㅋ
다음에 내돈내산하려고 사진 찍어뒀습니다.
# 2차 세션
2차 세션은 한미일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 협력과 북핵문제라는 주제로 니콜라 레버링하우스(Nicola Leveringhaus) 킹스 칼리지 런던 국제관계학 교수의 사회로 아이단 포스터-카터(Aidan Foster-Carter) 리즈 대학교 선임연구원과 크리스토퍼 휴즈(Christopher Hughes) 워윅 대학교 국제정치 및 일본학 교수가 패널로 진행되었습니다.
휴즈 교수는 지난 2023년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이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미국의 오랜 염원이라고 볼 수 있던 한일 관계 개선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한국과 일본의 리더십 교체에 따라 미래가 불확실한 봉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포스터-카터 선임연구원은 일본을 향한 한국 정부의 방향성 자체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그 과정에 국민 여론이 더 반영되었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 참석 기념품
포럼 참석 기념품으로 대사관으로부터 기념품을 선물 받았습니다.
무궁화가 그려진 텀블러와 대사관 문양이 새겨진 우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