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간식으로 감자튀김만큼 사랑받는 것이 있을까. 감자튀김을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는 기사나 연구결과를 접할 때 마다 얼마나 마음이 쓰리던지. 감자튀김 먹으면 살도 쪽쪽 빠지고 피부도 좋아지고 뭐 그런 연구결과 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많이 먹지 말아야지, 다짐하는 감자튀김이지만 그래도 뉴욕에서 안먹으면 섭섭한, 맛있-는 감자튀김 집이있다니 두 발 벗고 달려간다. 자, 내 사랑 감자튀김을 향해 뛰자.
이 감자튀김 때문에 뉴욕에서 돌아가기 싫었다는, 감자튀김 가게 폼므프리츠. 가게를 지나갈 때부터 감자튀김의 노릇한 냄새가 벌써 발길을 붙잡는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로 북적북적. 특히 한국여행자들에게 입소문이 난 곳이라, 한국여행자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여느 맛집들처럼 가게가 그리 넓은 편은 아니므로(정말 뉴욕 맛집들 중에 넓지막한 가게를 못 본 것 같다. 안그래도 맛집이라 들끓는데 가게도 좁다니, OMG!) 일행과 함꼐라면 미리 자리를 잡아놓는 것이 좋다. 주문은 간단하다. 감자튀김의 사이즈만 골라 얘기하면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쏘오쓰! (혹시 세남자 보신 분 계신지, 박상면의 쏘-쓰개발) 엄청나게 많은 소스들이 메뉴판을 가득 메운다. 너무 많은 소스들이 있어서 가장 유명한 소스로 추천해달라 했더니 '망고소스'가 제일 잘 나간단다. 망고소스라, 언뜻 감이 오지 않지만, 뭐 유명하다니 넙죽 주문한다. 망고소스 외에도 그리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special소스도 달라고하자. 따로 얘기하지 않으면 주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주문할 때 달라고 말해두는 것이 좋다. 가격은 regular 감자튀김이 $4.5, 소스하나에 $1.
<베스킨라빈스도 울고갈 다양한 종류의 소스들>
<역시나 맛집답게 북적북적한 실내. 한국분들도 눈에 띈다.>
주문이 들어가자마자 주문받으신 분께서 즉석으로 감자튀김을 튀겨주시는데, 이야, 역시 즉석에서 튀긴 것이라 더 바삭하고 따뜻함은 물론이거니와, 제일 작은 사이즈인데도 어찌나 많이 담아주시는지, 역시 미국의 음식사이즈는 언제봐도 사랑스럽다. 이 폼므프리츠의 감자튀김은 사실 벨기에식 감자튀김이라는데 아, 아무래도 나는 나중에 벨기에에 둥지를 틀까보다. 와플부터 이 벨기에식 감자튀김까지 벨기에 요리가 왜 이리 입맛에 잘 맞는 건지. 이러다 프랑스가 맛의 종주국을 벨기에에게 내 주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망고소스와 special소스, 그리고 감자튀김을 받아들고 나가는데, 아 누가 감자튀김을 패스트푸드 곁가지 취급했던가. 이제보니 감자튀김도 당당한 요리일세.
<즉석에서 튀겨주는 따끈한 감자튀김은 언제나 맛있다.>
먼저 감자튀김을 망고소스에 듬뿍 찍어 맛을 본다. 캬아- 정말 감자튀김이 다시 한 번 새롭게 느껴진다. 사실 감자튀김 자체는 조금 도톰하고 큼지막한 감자튀김에 갓 튀겨 바삭한 정도인데, 이 망고소스가 정말 기가 막힌다. 지금껏 감자튀김을 케첩에만 찍어먹었던 세월이 후회스러울 정도다. 망고소스가 어울릴까, 걱정했던 정도를 넘어 감자튀김과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며, 색다른 감자튀김의 맛을 제공한다. 감자튀김이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실제로 이 망고소스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감자튀김을 다 먹은 후에도 따로 챙겨갈 정도다.
< 모 라면광고처럼 정말 오통통한 벨기에식 생 감자튀김.>
기본으로 제공되는 special소스 또한 기본이라고 무시해선 안된다. 이 special소스는 케첩, 마요네즈, 거기에다 썰은 양파를 섞은 것인데 간단한 조합같지만 굉장히 산뜻한 맛을 낸다. 보통 케첩과 마요네즈는 많이들 섞어서 이용해 먹는데, 거기다 양파를 넣는 것은 처음 보았다. 양파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중국집 자장면에 양파먹으면 상큼함을 느낄 수 있듯 감자튀김도 정말 그런 느낌이 난다. 조금은 느끼할 수 있는 감자튀김의 맛을 이 양파가 충분히 상쇄시켜주는 것이다. special소스와 망고소스를 번갈아가며 감자튀김을 먹다보니 half 피자를 즐기듯 두 가지 요리를 맛보는 듯 행복감이 밀려온다.
<좌 스페샬, 우 망고소스, 폼므프리츠 감자튀김을 특별하게 만드는 일등공신들.>
케첩에만 먹는 감자튀김이 질렸다면, 여기 베스킨 라빈스보다 다양한 종류의 소스를 갖춘 감자튀김을 맛보는 것, 어떨까. 케첩과 마요네즈, 거기에다 썰은 양파를 첨가한 소스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색다른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