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먹는 식당과 to go형식의 카페가 따로 분리 돼 있으니 주의할 것.>
유리문을 잡아 당기고 들어가 10분 정도 기다렸다. 예상대로 음식점 밖으로도 긴 줄이 늘어설 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한참을 기다리다 내 차례가 되어 to go 하겠다 하니, 그 직원말이 여기가 아니라고 옆으로 돌아가란다. 어쩐지 사진에서 본 곳하고 다르다 했더니, 그 곳은 일종의 분점이었다. 레스토랑으로 카페하바나에서 팔던 메뉴에다가 또 다른 메뉴를 추가해 팔고 있었다.
<예쁜 쿠바식 카페, 카페하바나>
옆으로 돌아갔다. 그제서야 정말 구글에서 보던 카페하바나가 나왔다. 실내는 비교적 좁았는데, 사람이 많아 15분 정도 기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음식은 그 유명하다는 Grilled Corn을 주문했다. 가격은 콘 하나에 $2.5 이었다. 주문하고도 10분을 기다렸다. 앉아서 먹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다행스럽게도 한 자리가 나서 앉아 먹을 수 있었다. 사실 기다리는 공간이 1-2평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밖에 앉아 먹거나 길을 걸으며 먹곤 한다. 그 일대 주변에서 옥수수 콘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 조리법을 살짝 엿보니 옥수수를 불에다 구운 후 그 위에 소스를 바른 후 또 다시 살짝 굽는다. 그리고 그 위에 하얀 치즈와 매콤한 가루를 뿌려 주는 형태다.
<메뉴들이 그리 비싼 편이 아니어서 한끼 간식으로 먹기에 참 좋다.>
엿보기만 하다 드디어 내 Grilled Corn이 나왔다. 나오자 마자 한 입 베어 문다. 옥수수이긴 한데, 한국의 옥수수와 다르게 옥수수 자체가 달고 딱딱하지 않다. 알맹이들도 작아서 모양 생각하지 않고 그냥 닭다리 뜯듯이 뜯어야 한다. 옥수수에 라임을 짜서 뿌려 먹는 데 처음에는 너무 많이 뿌려서 신 것은 아닐까 걱정 했었다. 그러나 레몬과 하얀치즈 그리고 매콤한 빨간 무엇이(멕시칸 페퍼라고 하는데 한국의 고추가루 느낌도 나는) 꽤 잘 어우러지는 편이다. 사실 옥수수만 먹었다면 분명 질렸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느낌으로 버터구이 옥수수가 있지만, 항상 한 개를 다 먹지 못하고 버려야 했다. 그러나 이 카페하바나의 옥수수 구이는 옥수수 자체가 달달하면서도, 거기에 치즈가 뿌려져 있어 고소하고, 또 멕시칸 페퍼가 있어 느끼 하지 않으며, 라임이 있어 상큼하다. 그러니 옥수수 맛이 질릴 리가 없다. 하나를 다 먹고도 값도 비싸지 않은 편이니 하나 더 먹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간신히 꾹 참고 나와 노리타를 걷던 중, 모퉁이를 돌다 한 손에 하나씩 옥수수를 들고 가는 커플을 만난다. 어쩌겠는가, 나약하기에 인간인 걸. 먹고싶어, 먹고싶어, 나도 얼른 다시 뛰어가 콘 하나를 손에 쥐고 다시 나온다. 추운 겨울날 길거리에서 먹는 콘 옥수수. 캬, 역시 이 맛이다. 아, 그나저나 먹을 것 앞에서 강해지는 법은 정말 없으려나.
* 뉴욕 에디션이 벌써 20회네요. 얼른 얼른 마저 올려야 하는데, 갈길이 바쁩니다. 제가 워낙 맛있는 음식점 찾아다니며 맛보는 것을 좋아해서, 유독 음식얘기가 참 많지요. 흠흠, 밤 늦게 괴로우신 분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다음에 손에 손잡고 함께 찾아다녀 보아요. 아, 그리고 제가 정신없이 글을 쓰다보니 간혹 틀린 정보들이 있을 수 있어요. 최대한 정확한 정보 드리려고 노력하는데 워낙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다니다보니 헷갈리는 곳들도 있고, 뉴욕은 저도 처음이라 제가 잘못 안 것들도 있구요^^ 그 때마다 지적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2010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