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억하시는 분 계신지 모르겠네요.
2010년도에 있었던 사건인데.. 뉴질랜드 유학 중 가족이 자살한 사건..
그때 이사건을 접하고 이 사건의 당사자인 고인이 된 백연재씨의 싸이에 들어가 봤습니다.
아마도 자살직전에 쓴 글인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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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아무 생각도, 아무 느낌도 없었다..
첫 실패.. 그냥 짜증났다.. 제대로 되지 않아서..
두번째 시도.. 눈물이났다..
무언가..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추웠고 떨렸다..
두번째 실패.. 두려워졌다.. 또 다시 같은.. 또.. 반복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님.. 이번엔 정말로 마지막이란.. 그런 생각에..
무섭다.. 하지만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단다.. 무섭다..
좋아한다는
사랑한다는
생각해주고 있다는
소중하다는 말들 다...
가식이었다..
필요할때만 찾고 쓸모가 없어지면 눈도 안마주칠 사람들..
"너희들이 하는 일이 다 잘되서 많이 행복해졌음 좋겠다",
이런말이 아닌,
"너희들이 잘되야 나중에 얘네들도 잘풀린다."
세상에서 사람이 제일 무섭다.
아프다고, 힘들다고, 외롭다고, 죽겠다고
말 한 마디 안하고 꾹 참고 있으니까..
당신들 힘든 인생사만 들어주고 있으니까
난, 우린,
하나도 안 아프고, 안 힘들고, 안 외롭고, 안 죽을 것 같은 줄 안다..
마지막으로 한번이라도 기대보고 싶었단다..
문제를 다 해결해주길 바란 것도 아니였다...
따뜻한 말 한마디..
방법이 틀렸다..
나도 옆에서 같이 들었다
듣고 있었다..
갑자기 푹 주저 앉아버리게 됬다..
아무 쓸모 없는 아이가 된 듯 하다...
저기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개미한마리, 손가락 하나로 눌러버리면
1초도 안되는 시간에 죽어버리는 개미한마리 마냥
난 그렇게 그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닌 간단한 것이 되어버린다..
그래도 끝까지 믿었었다..
아니 지금도 이해하고 있나보다..
바보같이..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믿는다..
원래 나쁜사람은 아니다..
이런 저런 상황들이 그렇게 만든거다..
항상 웃고 있다고
아픈 곳이 없는게 아니다..
나도 같은 사람인데..
말이 없다고
생각이 없는건 아니다..
변명을 하지 않는다고
잘못 했다는게 아니다..
난 분명 잘못한게 없었고 억울 하지만
지금 뭐라고 해봤자 달라질게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내가 진실을 말함으로써 변명을해 지금 그자리에 있는 사람을
해치기도 귀찮다..
괜찮다.. 난 내가 믿는 사람들의 믿음만 있으면 된다..
갑자기 변해버리는 표정, 얼굴.. 행동.. 말투...
실망이다..
그래서 어쩔껀데.. 믿었다가 실망한적 한두번 인가..
원래 사람이란거 그런거다..
나도 어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그래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섭다..
그래도 따라가기로 했다..
많이 무섭다...
누가 우릴 제일먼저 찾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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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건이죠. 집이 그래도 어렵지 않게 살았던거 같은데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지고 점점 유학생활이 힘들어진 가운데
주변의 친인척들조차도 등을 돌려서 결국 자살이라는 최후를 선택한 사건입니다.
전 가끔 이분의 싸이월드에 들어가서 추모를 합니다.
이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에는 난 그냥 한국에 사는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막상 내가 유학이라는 길을 선택하니까 남일 같지가 않더라구요.
뭐 유학이나 어연이나 저마다 사정도 다르고 형편도 다르겠지만..
힘들고 어려우신 분들.. 이 글보면서 다시한번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외롭고 힘들어도 사는게 죽는거 보단 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