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스트리아 교환학생 중인 지구촌 특파원 샤치 재화니입니다.
오늘의 칼럼은 뭔가 진솔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가장 솔직한 이야기이기에, 어쩌면 여러분들께 가장 와닿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저는 최근 이별을 겪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소중했던 사람과의 이별입니다.
평생을 함께 하지 않을 까 생각했었는데, 삶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참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던 것 같습니다.
제가 오스트리아에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하지만 곧 이겨내고 현재는 제 삶에 집중하고, 고우해커스 지구촌 특파원 활동도 열심히 하고, 새로운 추억들을 쌓고 있습니다.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남의 시작이 있다면 그 끝은 언제나 헤어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살면서 그 사실을 많이 망각하고는 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을 마음 속에 꼭 간직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홀로 여행을 떠나는 순간입니다.
혼자서 다른 도시로, 다른 국가로 발걸음을 옮길 때, 동행을 찾아 함께 여행을 할 때 입니다.
저는 아직 많이 어린 학생입니다.
그걸 언제 가장 크게 느끼냐고 묻는다면 인간관계에 관련될 때가 아닐 까 싶습니다.
한국에서 인간관계로 인해 많이 괴로웠습니다.
나와 맞는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 까 두려웠고
나랑 맞지 않는 사람과 계속 봐야한다는 사실이 불쾌했고
현재의 인간관계의 틀이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도 교환학생을 포기할 수 없던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의 얽히고 얽힌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아예 먼 외국으로 나가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36계 줄행랑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제가 예전 포스팅에서도 설명드린 바 있지만, 제가 교환학생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혼자 2주간 떠난 유럽여행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너무 좋은 사람들을 우연히 만났고, 잊지 못할 여행을 추억을 공유하였고,
또 미련 없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는 그 때의 그 동행들과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그 여행이 더 특별한 순간으로 간직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교환학생에서의 인간관계는,
언어와 문화가 원만히 소통되지 않을 수 있는 외국인들과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에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견뎌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마음 맞는 사람들을 찾고 함께 여러 시간들을 갖는 다면
그 시간은 여러분 인생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일단, 한국에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교환학생 시절동안 인생을 값지게 보낼 수 있도록 해줄 것이고,
어차피 곧 헤어질 것임을 알기 때문에 집착하지 않게되어
더 인생의 큰 행복을 선사해줄 것입니다.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저와 같이 jku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인 여학생은 세르비아 남자분과
알콩 달콩한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어차피 헤어질 테니까 함께 있는 이 순간을 즐기자고 하던데 뭔가 부럽기까지 합니다.
교환학생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지친 나 자신을 위로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스트리아를 제 교환 국가로 정하고
Billy Joel의 Vienna라는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Slow down, you're doing fine. (좀 천천히 가, 넌 잘하고 있어)
You can't be everything you wanna be before your time. (네가 가진 시간 속에서 하고자 하는 걸 다 이룰 순 없어)
Too bad, but it's the life, you lead (안타깝게도 인생은 네가 이끄는 거야)
You're so ahead of yourself that you forgot what you need (넌 너무 앞서가느라 정작 네게 필요한 걸 잊어버린 것 같아)
Though you can see when you're wrong,(뭔가를 잘 못하고 있을 때에는 알기 쉬운데)
You know, you can't always see when you're right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는 언제나 알기가 힘들어)
You've got your passion, You've got your pride (넌 열정도 있고, 넌 자신감도 있어)
But don't you know that only fools are satisfied? (하지만 바보들만 현실에 만족한다는 건 왜 모르는 거야)
Dream on, but don't imagine they'll all come true. (계속 꿈꿔봐. 하지만 모든 꿈들이 다 이뤄지는 거라곤 생각하지마)
When will you realize Vienna waits for you? (넌 언제쯤 알게 될까. 비엔나가 널 기다리고 있다는 걸)
한국에서의 삶은 정말 바쁘고, 나름 치열하였고, 때로는 저 자신을 돌볼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이란 나라가 원래 그러지 않습니까.
뭐든지 빨리해야하고 경쟁도 치열하고.
한국에서는 많이 지쳐있고,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가? 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남들이 이렇게 하니까 따라하고
다수의 의견을 쫓아가고 하다보니 크게 바라는 것 없이, 무망(無望)의 삶을 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빌리 조엘이 나를 쉬게 해줄 도시로 오스트리아의 수도 Vienna를 든 것 처럼
오스트리아는 (적어도 한국에 비하면) 여유가 있는 국가이죠.
특히 제가 있는 린츠는 시골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린츠랑 비교하면 비엔나도 사람 북적이고 라이프 스타일 빠른 도시입니다)
린츠에서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지친 마음도 많이 휴식을 취하게 되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정말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더 바쁘고 더 경쟁적이고 더 치열하게 살겠죠.
하지만 지금 비축한 에너지가 앞으로 5년, 10년 버티게 해 줄 원동력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긴 글 잘 쓰지도 못 할 뿐더러 말주변도 없어서 횡설수설 하진 않았나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유저분들 중 일부라도 제 글을 읽고 교환학생을 결심하게 되셨기를 바랍니다.
이상 샤치 재화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