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ry den (안녕하세요) !
체코 프라하에 있는 지구촌특파원 8기 이서입니다.
벌써 6월이 되었네요! 한국의 몇몇 대학들은 이제 종강을 맞이하고, 대부분의 대학들은 본격적인 과제 시즌과 시험기간을 맞이했겠네요.
오늘은 제가 프라하에서 Study Abroad로 한 학기 동안 공부했던 AAU에서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해드리려고 해요! 어떤 수업을 들었고, 어떤 종류의 과제를 했는지에 대해서요. 아마 한국과는 조금 다른 점도 있고, 비슷한 점도 있어서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제가 이곳에서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후회되는 점이나 아쉬웠던 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드릴게요.
저는 처음에는 대학 캠퍼스가 너무 작기도 하고 한 과목은 전공 인정도 안 돼서 처음에는 AAU를 고른 게 맞는 선택이었을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지금 한 학기가 끝나고 돌이켜 보면 여기 체코에서 대학 생활을 해보았다는 게 새롭고 값진 경험이 된 것 같아요.
1. 시간표
1) 학점 인정
그럼 먼저 저의 2022 봄학기(2월 ~ 5월) 시간표부터 보여드릴게요. 저는 AAU에 오기 전 정규 수강신청 기간에 한 번, 수강정정 기간에 두 번, 이렇게 총 3번에 걸쳐 시간표를 수정했어요. 제가 재학중인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3학년이 되어서 3개의 세부 전공 중 하나를 전공으로 정해야 하는데 다른 세부전공 과목은 학점인정이 안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알았거든요.
저는 본전공이 광고PR브랜딩전공, 부전공이 경영학부예요. 그래서 광고PR브랜딩 전공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업 한 과목, 경영학부 전공수업 두 과목, 자선 한 과목 이렇게 4과목을 수강했어요. 자선으로 들은 과목도 너무 좋았지만 사실 자선학점은 이미 다 채웠어서 전공으로 인정받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기는 해요. 그러니 여러분은 꼭 교환학생 오기 전에 학과장실/학부장실에 학점인정 관련 문의 꼼꼼하게 해보고 오시길 추천드려요. 저는 안타깝게도 제가 듣고 싶었던 수업을 정정기간에 잡지 못했거든요.
2) 성적 기준
학점 인정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저희 학교는 한 과목당 3학점으로 인정이 돼요. 또한 한국에서 재학중인 대학 성적표에는 P/F로 반영되는데 본전공 기준 C0 이상이면 Pass, 부전공 기준 B0 이상이면 Pass예요. Pass로 반영되는 성적도 학교별로, 학과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인정받고자 하는 전공 학과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학과장실에 사전 문의를 드려서 확실히 알고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또한 제가 수강하는 과목 중 Marketing Communication이라는 과목은 IMC 전반에 대한 공부와 광고 캠페인을 수립하는 과제가 있어서 두 과목 모두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사전에 두 학과장실에 모두 문의해본 결과 본전공인 광고PR브랜딩전공과 부전공인 경영학부 모두에서 전공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만약 B- 이하 C0 이상의 성적이 나올 경우에 경영학부 전공 과목으로 인정을 받지 않고 광고PR브랜딩전공 과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부담이 덜했어요. 애매한 과목은 실라버스와 함께 학과장실에 문의하기! 꼭 기억하세요!
2. 플랫폼
1) NEO
우리나라에 LMS e-class가 있다면, 이곳에서는 NEO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요. 이곳에서는 실라버스 및 강의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고 과제 제출이나 퀴즈 응시도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져요. LMS보다 조금 버벅거리기도 하고 UI가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유럽에서 쓰는 어플치고는 생각보다 엄청 답답하진 않고 그럭저럭 쓸만해요.
2) Microsoft Teams
우리나라에서 Zoom이나 Webex를 이용하듯이, 이곳에서는 Microsoft의 Teams를 이용해요. 사정이 있어 체코에 오지 못했거나 아파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게 불가피한 학생들은 Teams를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강의를 듣거나 강의 녹화 영상을 시청할 수 있어요. 때문에 강의실마다 스피커와 조그마한 카메라가 구비되어 있어요. 하지만 가끔 교수님의 사정에 따라서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때도 있어요. 제가 수강하는 수업의 한 교수님이 이번 학기에 코로나19에 걸리셔서 하루는 학교에 가는 대신 다들 집에서 Teams로 수업을 들은 적도 있어요.
하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게 오프라인에 비해서는 쉽지가 않고 음질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아요. 오프라인보다 집중도도 떨어지는 편이고요. 아무래도 교수님들은 온라인 학생들보다는 오프라인 학생들에게 더 집중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가끔 교수님이 온라인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으셔서 틀어놓고 딴짓하면 태도점수가 깎일 수도 있어요.
3. 수강 수업
1) Business Mathematics 1
- 수업시간: 월/수 8:15 ~ 9:30 (45분/주2회)
- 시험 및 과제: Multiple Choice Test 6회 + Longer Assignment 6회
이 과목은 직역하면 '경영수학1'로 해석되는데 사실상 한국인이라면 흔히 말하는 꿀강의예요. 집합부터 2차함수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중학교 수준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영어로 배우는 것 뿐이거든요.
격주로 NEO에서 20문제짜리 객관식 퀴즈인 Mutiple Choice Test와 5문제짜리 서술형 문제풀이 과제 Longer Assigment를 수행하고,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는 따로 없었어요. 게다가 각 6회씩인 두 과제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4회씩만 성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없는 편이고요.
그렇지만 딱히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공부는 아니긴 해요. 대신 편하게 부담 없이 들으면서 전공 학점을 챙겨갈 수 있는 수업이라 저는 좋았어요. 모든 수업이 이 수업 같았다면 체코에서의 공부가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다른 수업들은 충분히 배울 만한 점들이 있었고 과제로 바쁘기도 했거든요.
2) Marketing Communication
- 수업시간: 월 18:30 ~ 21:15 (165분)
- 시험 및 과제: 중간고사(Quiz + Oral Test), 개인 발표, 기업 IMC 분석 레포트, IMC 캠페인 제안서 발표
처음에는 제일 수강하기 부담스러운 수업이었는데, 학기가 끝나고 보니 제일 좋았던 수업이 되었어요. 저는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라 개인 발표나 말로 답변하는 Oral Test가 너무너무 부담스럽고 두려웠었는데 교수님도 교환학생들에게는 점수를 후하게 주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았어요.
기업 IMC 분석 레포트와 IMC 캠페인 제안서 발표는 스웨덴의 한 정수기 회사와 경쟁사의 IMC를 분석하고, 이 회사에게 알맞는 IMC 캠페인을 제안하는 과제였어요. 3명으로 이루어진 팀플로 진행되었는데, 팀플 빌런은 정말 어디에나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팀원의 파트를 다 다시 쓰느라 시간이 꽤 많이 걸렸지만 결정적으로 배운 건 정말 많은 프로젝트였어요. IMC 캠페인 제안서를 발표하는 날에는 정수기 회사의 임원들이 Teams를 통해 발표를 듣고 질문을 하기도 해요. 실무적인 과제라 재미있고 얻은 것도 많은 수업이었어요. 교수님이 각 과제마다 정성껏 써주신 피드백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고요.
3) Visual Literacy
- 수업시간: 화 11:30 ~ 14:15 (165분)
- 시험 및 과제: Gallery Evaluation, Road Sign, 서술형 중간고사, Final Paper
이 수업은 광고, 그림, 조각 등 다양한 예술에서 사용되는 기법을 읽어내는 방법에 대해 배워요. 미대 수업이기는 하지만 미대가 아닌 학생들을 배려해 주셔서 그림을 잘 못 그리더라도 Road Sign 디자인처럼 직접 뭔가를 그리거나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만들어야 하는 과제에서도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수업시간에 Gallery나 Museum 방문 등 Field Trip을 가장 많이 갔던 과목이기도 해요. 덕분에 프라하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회에 방문해서 현대미술 작품을 구경할 기회도 많았어요. Field Trip을 다녀온 주에는 방문한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의 사진을 찍어 예술 기법을 분석하는 Gallery Evaluation이라는 과제를 해야 했어요. 교수님이 피드백을 매우 꼼꼼하게 하시는 편이어서 레포트 작성법이나 인용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부분들을 짚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4) Documentary Photography
- 수업시간: 수 11:30 ~ 14:15 (165분)
- 시험 및 과제: Gallery Evaluation, 사진 과제, 사진 전시회, Final Paper
현직 사진작가로 일하시는 교수님의 수업인데 워낙 평이 좋아서 자선으로 수강했어요. 원래 사진에 대해 잘 모르고 카메라 사용법도 익숙하지 않았는데 이 수업 덕분에 사진에 재미를 붙인 것 같아요. 사진이라는 생소했던 예술의 한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다양한 사진 작가와 작품들을 알아갈 수 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제 칼럼과 함께 업로드한 사진을 칭찬해 주셨는데, 이 수업 덕분에 어딜 가든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한 결과 같아요.
과제로는 조리개 조절, 노출 시간 조절 등 다양한 기법을 이용한 사진을 찍어 Flickr 계정에 올리는 사진 과제와 Field Trip으로 방문했던 Gallery의 사진 혹은 수업 때 배운 사진 작가의 작품 중 하나를 골라 작성하는 레포트 과제가 있었어요.
Final Project로는 교수님의 친구가 운영하는 Gallery를 빌려 사진전을 진행했어요. 저는 '사랑'을 주제로 해서 우정, 존경, 열정 등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있다는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았어요. 직접 사진전을 준비하고 초대한 친구들을 맞이하는 게 정말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아요.
AAU에서의 한 학기를 살짝 보여드렸는데, 다들 재미있게 보셨나요?
그럼 다음 칼럼으로 또 찾아뵐게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