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8기 고슴도이치입니다.
수업을 6개나 듣고 있지만 다행히 금 공강을 사수한 저는
종종 금토일 3일짜리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과 약속도 잡고 저만의 시간을 갖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제가 너무나 행복했던 어느 주말 여행을 여러분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글 마지막에 브이로그도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5월 7일 토요일: Stuttgart Frühlingsfest (슈투트가르트 봄 축제)
- 무엇을? 2022 Stuttgart Frühlingsfest
- 왜? 원래 매년 봄 축제를 열어온 슈투트가르트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2년간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열리는 축제라고 함. 볼거리도, 먹거리도, 즐길 거리도 많다길래 & 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끼고자 방문 결정.
- 언제? 4월 16일~5월 8일 기간에 열림, 봄 축제 열리는 지역이 몇 군데 있는데, 지역별로 열리는기간은 상이
- 어디서? 슈투트가르트
- 어떻게? Tübingen Hbf(중앙역)에서 11시 기차를 타고 12시경 Stuttgart Bad Canstatt역에 내린 뒤 도보 약 10분 후 축제장에 도착
- 누구와? 헝가리 친구들 3명(내 탄뎀(언어교환) 파트너 1명 + 그녀의 친구 1명 + 내가 수업에서 사귄 친구 1명)
무엇보다도 날씨가 맑고 따뜻해 기분 좋게 돌아다닐 수 있었던 하루.
먹거리와 놀거리(총쏘기, 인형뽑기 등의 게임)가 즐비한 길의 양 쪽을 구경하다보면 곳곳에 놀이기구들이 보인다. 이 놀이기구들은 모두 그 앞에서 별도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평균 6.5유로(한화 약 8,500원)정도 하기 때문에 저렴하진 않다. 대신 줄은 금방 줄어들기 때문에, 대기시간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부터 스릴 넘치는 것들까지, 놀이기구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정오에 축제장이 오픈하자마자 들어가서 기구를 4개 타고, 모든 거리를 구경한 뒤 늦은 점심(헝가리 친구들과 함께 먹은 헝가리 전통 음식 Lángos)까지 먹은 후 오후 4시 30분경 축제장을 나왔다.
이후 우리 일행은 이왕 슈투트가르트까지 온 김에 시내 구경을 좀 하고 가기로 했다. 'wittwer Thalia'라는 독일 서점 프랜차이즈에 갔는데, 슈투트가르트 지점이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4층짜리 건물을 서점이 통째로 사용).
이곳에서 반가운 책을 발견했으니, 바로 한국의 '82년생 김지영'! 처음에 딱 봤을 때 정말 놀랐다. 페미니즘에 한 획을 그은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더라. 내가 쓴 책도 아닌데 작가와 같은 한국인으로서 괜히 뿌듯한 순간이었다 :)
마지막 일정은 슈투트가르트에서 저녁 먹기. 길을 걷다가 사람이 많고 가격이 나쁘지 않아 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결과는 대성공! 나는 알리오 올리오를 주문했는데, 무엇보다 양이 많았고, 짜지 않았다(이제 독일 식당을 가면 짜지 않은지가 주요 기준이 돼버린 나ㅎㅎ).
그렇게 넘치도록 행복했던 토요일 끝 :)
5월 8일 일요일: Frankfurt Philharmonia Orchestra & 조성진 피아니스트 연주회
- 무엇을? Philharmonia Orchestra & 조성진 피아니스트 연주회
- 왜? 학창시절(초등~고등) 계속 플루트를 연주했고, 오케스트라에서도 3년간 활동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클래식과 오케스트라 연주를 가까이했다. 여전히 연주도, 감상도 즐겨 하고 있기 때문에 공연에 관심이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조성진 피아니스트까지 온다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티켓을 구매했다.
- 언제? 5월 8일 하루, 19:00~21:00
- 어디서? 프랑크푸르트 (음악당명: Alte Oper)
- 어떻게? Tübingen Hbf(중앙역)에서 9시 기차를 타고 11시 30분경 Frankfurt Hbf 도착
- 누구와? 정규 학기 개강 전 독일어 어학 코스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 1명
도착하자마자 체크인을 하고 바로 점심을 먹으러 근처 유명 수제버거 가게에 갔다. 나는 '오늘의 세트메뉴'를 시켜서 치즈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었는데, 버거 자체를 아주 오랜만에 먹기도 했고 실제로 맛도 좋았어서, 먹는 내내 즐거웠다. 친구와 나눠먹으려고 어니언링도 주문했는데, 한국에서도 먹어보지 않은 어니언링이어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첫 입에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겉바속촉의 정석이랄까...
다음으로는 우리 숙소에서 강 건너 반대편(강남)에 있는 Städel Museum(슈타델 미술관)에 갔다. 나는 미술관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을 오기 약 일주일 전, 이미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명 미술관을 알아봤고 슈타델 미술관이 굉장히 유명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내가 가는 날은 르누아르 특별전이 진행되는 기간에 해당돼서 여긴 반드시 가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학생할인이 된다는 슈타델 미술관 웹사이트의 설명과 달리 실제로 온라인 티켓 구매 절차를 진행해보면 할인가가 적용되지 않았다. 결국 현장 구매를 했는데, 거기선 내 학생증과 이번 여름 학기에 enroll되어 있다는 Enrollment Certificate을 보여주니 바로 학생 할인을 적용해주었다. 주말이라 온라인에선 할인가가 미적용된 것인지, 어쨌든 온라인으론 되지 않았던 할인을 오프라인에선 잘 받아 들어갈 수 있었다. 사람도 별로 많지 않으니 할인 적용 대상이고 주말이라면, 현장 티켓 구매를 고려해보자.
슈타델 미술관을 다 둘러본 후 나와서 우리는 한 카페에 들러 음료를 각각 한 잔씩 주문했다. 나는 민트생강레몬차를 주문했다. 홈메이드라 그런지 한화 약 6,600원 정도를 받았던 것 같다. 맛은 평범한, 시원한 차 맛이었다.
차를 마시고 나와서 우린 근처 아이스크림 집에 갔다. 내가 거주하는 Tübingen에선 아이스크림 한 스쿱당 3유로나 하는데 오히려 훨씬 대도시인 프랑크푸르트에선 1.5유로밖에 하지 않아 당황했다. 맛은 똑같이 좋았기 때문에 아주 만족.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연주회...! 정말 대단했고 엄청났고 황홀했다. 연주자들의 손놀림과 호흡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보고 듣다 보니 '저 사람은 천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예술의 힘과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전율이 내 몸을 타고 올라오는 감동을 사무치게 느꼈던 밤이었다.
참고로 독일뿐 아니라 유럽은 학생 할인이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다. 따라서 이런 공연은 물론 각종 전시, 문화시설 이용 등에 거의 대부분 학생 할인 제도가 존재한다. 따라서 학생할인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물어보기라도 하자. 슈타델 미술관에서처럼, 보통 학생증과 해당 학기 Enrollment Certificate 이렇게 두 가지를 보여주면 학생으로 인정해주니 여행갈 때 둘을 반드시 챙겨갈 것! 나 또한 학생 할인을 받아 앞에서 6번째 줄 자리를, 그것도 무려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나오는 공연을 단돈 5만원에 예약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Eiserner Steg(아이젤너 다리)에 가서 야경을 봤다. 가는 길에 명품 거리를 지나면서 아주 멋진 루이비통 건물도 발견했다. 아이젤너 다리와 마인강 야경을 충분히 감상한 뒤엔 뢰머 광장에서 아주 늦은 저녁을 먹었다. 참고로 일요일엔 구글맵에 나오는 영업시간과 상이하게 영업하는 식당들이 대부분이니(일요일은 보통 더 일찍 닫음) 너무 늦게 식당을 찾을 생각은 하지 말자...나와 친구는 정말 너무 배가 고팠는데(저녁을 안 먹고 11시까지 버텼으니) 가는 식당마다 영업 종료했다고 해서, 5번이 넘는 도전 끝에 문을 연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프랑크푸르트의 명물로 알려진 Apfelwein(사과와인)과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2개 + 양배추 절임'을 주문했다. 양배추 절임은 좀 많이 짰지만 워낙 배가 고픈 상태라 별 생각 없이 잘 먹었던 것 같다.
더욱 생생한 내용은 아래 영상으로 확인해주세요~
오늘도 시간 내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