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햄입니다. 오늘은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진행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교환학생까지 갔는데 온라인 수업을 들었어? 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실텐데요. 당시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부 온라인 수업으로 변경되어서 결국 한 학기 내내 온라인 수업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배운 것도 많고 좋았던 점도 많아서 나름 만족했고 불만은 없었어요 ! 한 번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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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라츠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수업을 위한 사이트를 소개해 드릴게요 !
Moodle 이라는 프로그램인데, 한국에 있는 대학교들이 제공하는 I-class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각종 수업자료와 온라인 강의 링크가 올라오는 곳이라 자주 이용하게 되실거예요.
제가 독일어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했을 때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모든 온라인 수업에 관한 것들이 올라오는 곳입니다.
▲ Moodle 홈페이지
My Course를 누르면 이렇게 자신이 수강신청한 수업을 볼 수 있는데요.
저는 4학년 1학기때 간 거라 수업을 좀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교환학생을 간 목적에 따라 수업을 훨씬 더 적게 들으실 수도 있어요.
저는 학교를 통해 교환학생을 간 거라 학점인정을 받을 수 있었고,
18학점을 인정받으려면 3 ECTS(유럽 학점 체계)짜리 수업을 7개정도 들어야 했습니다.
(독일어 수업은 6 ECTS였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PS 수업을 많이 들었는데요.
(PS: 참여형 수업. 토론과 발표가 주된 평가 항목)
사실 원래 시간표를 짤 때는 강의 계획서를 보고 정말 흥미로울 것 같은 수업을 골랐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른 수업 중 대부분이 한 학기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었고,
저는 시간표를 다시 짜야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강의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PS 수업은 대부분 4월 초까지만 온라인 수업이었다가, 오프라인으로 바뀐다고 적혀있었고
저는 바로 PS 수업 위주로 시간표를 다시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계속 대면 수업을 미루다가 한 학기 내내 온라인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럴거면 듣고 싶은 걸 들을 껄 하고 후회하긴 했지만, 또 나름 배운 것도 많아서 괜찮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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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강의 두 개 정도를 예시로 어떻게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었는지 알려드릴게요 !
1. VO British Culture - History and Society
2. KS Topics in British Cultural Studies (Writing and Place)
이렇게 두 가지를 선택했습니다.
(VO는 일반적인 강의 형태로, Written exam 혹은 Oral exam의 형태로 시험이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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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O British Culture - History and Society
▲ 강의 계획서
▲ 강의 형태
(※ 제가 들었던 수업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수업도 있다, 이런 의미이지 모든 수업이 이렇게 진행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 참고용도로 생각해주세요.)
VO 강의의 장점 :
1. 실시간 강의가 아니라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실시간 강의가 아니라 저는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월요일 아침 수업이었는데, 이 강의 덕분에 주말에 여행다녀왔다가 월요일 점심쯤 돌아오는 코스가 가능했습니다.
2. 출석 체크를 하지 않고 자료를 계속 올려놓기 때문에 공부하기 편하다.
이 강의의 장점이자 단점은 출석체크를 안합니다 ! VO 수업이 출석체크가 없는 강의 형태더라고요.
출석에 대한 부담감이 아예 없습니다. 그리고 자료도 그냥 계속 올려놓으시기 때문에 따로 저장해 놓고 이런게 필요없었습니다.
원하면 바로 볼 수 있었어요.
3. 중간고사가 없고 기말고사만 보기 때문에 기말만 준비하면 된다.
중간고사가 없습니다 ! 이것도 너무 편했어요. 중간말고 기말고사만 보니까 중간고사 기간에 또 한창 여행 다녀오고, 또는 PS 수업 강의에서 할 발표 준비하고... 널널하게 썼습니다 !!
VO 강의의 단점 :
1. 기말만 보기 때문에 밀리면 공부하기 너무 부담스럽다.
기말고사만 보기 때문에, 사실 강의가 밀리면 정말 답이 없습니다. 양도 굉장히 방대해요. 강의 대본을 올려주셨는데 word 줄간격 1.0로 8장 정도 됩니다. 정말 다 읽으려면 한참 걸렸어요. 저는 솔직히 저걸 다 하나하나 꼼꼼히 보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서, 올려주시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그 내용만 찾아서 공부했습니다.
2. 강의를 통해 배운다기 보다는 그냥 책 읽고 혼자 공부하는 것과 같다.
이걸 만약 제 돈 내고 들었으면 너무 돈이 아까웠을 것 같아요. 저는 학비를 본교(한국의 대학교)에 납부하는 방식이었고,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이며 뭐다 해서 순수하게 '학비'는 전혀 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괜찮았지만 정말 누군가 이 수업을 돈 내고 듣는다고 하면 정말 한 번쯤 뜯어말릴 것 같아요. 그냥 ppt와 강의 대본이 다입니다. 매주 올려주고, 어떠한 설명이나 실시간 강의도 없습니다. 수업 방식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어서 저는 첫 날 메일로 어떻게 수업을 들으면 되냐고 여쭤봤고 돌아온 답변은 그냥 올려주는 자료 읽으라는 말이었습니다. 공지도 잘 안해주고 소통도 없습니다.
3. 실시간 강의가 아니라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를 전혀 알 수 없다.
이 강의가 원래 100명 넘게 듣는 그런 강의더라고요. 하지만 실시간 수업이 아니라 정말 제가 누구랑 수업을 듣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화상으로 이야기 해볼 기회 전혀 없습니다. 그냥 정말 저 대본과 ppt만 가지고 혼자 읽고 공부하는게 전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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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쯤은 괜찮았어요. 제가 만약 저때로 돌아간다면 진짜 VO 딱 한개만 들을 것 같습니다. 기말고사는 두 가지 정도의 주제를 던져주시고 에세이를 쓰는 형식이었는데, 에세이 양이 생각보다 많고 시간이 촉박해서 정말 어떻게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VO가 꾀부리기는 좋은 강의 형태지만 수업을 통해 배울만한 것은 거의 없다는 것 같습니다.
▲ 매주 올려주는 수업 대본
▲ 매주 올려주는 p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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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S Topics in British Cultural Studies (Writing and Place)
▲ 전반적인 강의 일정
▲ 수업 진행
PS 강의의 장점 :
1. 토론과 발표를 시켜서 영어회화 실력을 늘릴 기회가 많이 있다.
온라인 실시간 강의를 진행하는 동안 교수님이 적당히 생각해볼만한 질문이나 배웠던 것과 관련된 질문을 하나씩 주시고 소그룹을 만들어서 따로 Breakout room를 만드세요. 그 안에 2-3명씩 사람을 넣고 이야기할 시간을 주십니다. 그 시간이 끝나면 다시 메인 룸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룹끼리 나누었던 이야기를 모두에게 공유하도록 시키십니다. 이렇게 하면 회화가 안 늘수 없겠죠?
2. 시험이 없고 보통 발표와 기말 페이퍼로 평가된다.
이게 정말 저는 좋았던게, 시험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좋았어요. 물론 페이퍼 데드라인이 있지만, 시험보다는 아무래도 전 부담이 덜하더라고요. 발표도 대면 수업이 아니라 비대면이기 때문에 엄청 프로페셔널할 필요가 그다지 없어서, 대본과 ppt만 잘 준비하면 사실 발표 능력에 대한 부담은 없었어요.
3. 실시간 수업이라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있고 교수님과 빠른 소통이 가능하다.
이것 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매주 실시간 수업을 하다보니 궁금한 점이나 질문이 있으면 수업 끝나고 하거나 수업 중에 할 수 있습니다. 또 수업을 듣는 친구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또 새로운 시각을 알 게 되기도 하고요. 교수님도 제 의견에 바로바로 피드백 주시니, 수업에서 정말로 '배우게' 됩니다.
PS 강의의 단점 :
1. 회화가 능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문적인 이야기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저는 어학연수를 7개월 정도 다녀와서 그래도 아예 회화가 안되는 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학문적인 이야기를 하려니 좀 어려웠습니다. 듣는 건 알아들었는데, 말은 어렵더라고요. 많이 버벅거렸습니다. 하지만 제 수업에 있던 학생들은 다들 학문적인 이야기도 영어로 잘만 이야기 하더라고요. 좀 기죽었습니다.
2. 영문 페이퍼를 쓰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저는 영어영문학과라서 영문 페이퍼를 쓴 경험이 있었고, 글쓰기 수업도 들었던터라 교수님이 정해놓은 형식에 맞춰 페이퍼를 쓰는게 엄청 낯설진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만약 한국에서 그런 수업을 듣지 않았더라면 10-12장씩 되는 영문 페이퍼를 작성하는게 좀 많이 어려웠을 것 같아요.
3. 실시간 수업이고 출석을 챙겨야 해서 약간 까다로울 수 있다.
실시간이고, 출석을 봅니다. 대부분 카메라를 키라고 하시고요. 출석에 자신 없고 좀 더 시간을 자유롭게 쓰시고 싶은 분은 이 수업과 맞지 않을 것 같아요.
▲ 주제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달게 하는 과제
▲ 수업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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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셨나요? 어떤 수업들이 있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좀 감이 오시나요? 한국과 비슷한 듯 다르죠? 즐겁게 읽으셨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