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지구촌 특파원 이현비입니다. 지구촌 특파원 게시판에서의 두 번째 글이네요. 저는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걸 좋아해서 썸네일을 이렇게 다이어리 형식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이번에는 같이 랜선 기숙사 투어를 해보려고 해요. 저는 교환학생을 오기 전에 누군가가 자세하게 방 설명을 해줬으면 했거든요. 물론 모든 기숙사가 다 제 방같이 생기진 않았겠지만... 적어도 오스트리아에 오시는 분들은 짐작이라도 하시길 수 있길 바라면서 ! 제가 알고 있는 기숙사에 대한 모든 것과, 어떤게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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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용했던 기숙사는 OEAD 서비스입니다. 우리나라는 보통 학교에 기숙사를 신청하죠?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기숙사 서비스가 따로 있고, 합격을 하신 뒤 바로 신청하셔야 합니다. 혹시나 좋은 방이 다 나갔거나, 1지망에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사실 저도 거의 바로 신청했다고 생각했는데, 1지망으로 신청한 기숙사에 떨어지고 2지망에 붙었어요. 코로나 시국이라 방이 그다지 금방 차지 않을 거 같았는데, 금방 차더라고요. 하지만 !! 인기 있는 기숙사나 방이 그렇다는 것이고, 제 기숙사는 사람이 전부 차진 않았어요. 제 친구는 2인실을 썼는데 한국에 갈 때까지 룸메이트가 안 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다인실은 다 차진 않았고, 1인실은 대부분 다 찬 것 같았습니다.
예약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OEAD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이렇게 오스트리아 내의 지역을 고를 수 있고, 검색 조건을 설정할 수 있어요. 저는 그라츠 대학교로 갔기 때문에, 그라츠를 선택했습니다. Flat은 아파트를 생각하시면 되고, Room은 말 그대로 방입니다. 그래서 Single Room은 화장실, 부엌은 다른 플랫메이트(같은 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공유하는 대신 방은 혼자 쓰는 것을 말합니다. Double Room은 화장실, 부엌을 다른 플랫메이트와 공유하고, 방도 한 명의 룸메이트와 공유하는 것입니다. Single Apartment는 원룸을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부엌도, 화장실도 방도 전부 공유하는 것 없이 혼자쓰는 방입니다. Double Apartment는 두 명이 한 아파트에 사는데, 방을 공유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혹시 설명이 복잡하실까봐 방 도면도 올려드릴게요 !!
마음에 차는 방을 고르셨다면, 회원가입을 하셔야합니다. 회원 가입을 하신뒤 (1) Personal details (2) Study Details (3) Accommodation (4) Completion 이 순서을 따라 신청하시면 됩니다.
(1) Personal Details : 너무 당연하게 영어로 적어야 합니다. 이름, 생년월일, 국적, 성별, 전화 번호, 그리고 집주소까지 적으시면 됩니다. 화면에는 안 나왔는데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면 비상용 연락처를 적으라고 나와요. 비상시에 연락할 곳이요. 저는 부모님의 이름과 번호를 적었습니다.
(2) Study Detail : 다음과 같은 정보를 기입하시면 됩니다.
(3) Accommodation : 여기서 살짝 주의하실 점은 ‘같은 성별과 방을 쓰고 싶다’라고 적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지만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남녀가 플랫을 공유하는 일이 이상한 게 아니거든요. 부엌과 화장실만 공유하고 방은 어차피 같은 성별끼리 쓰는 거라 상관없으실 분도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냥 같은 성별과 쓰는게 편할 거 같아서 적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전 학교에서 저와 같은 대학교로 교환 학생을 가는 분의 연락처를 알려준 터라, 가기 전에 몇 번 밥 먹으면서 안면을 튼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와 같은 플랫을 쓰기로 하고, 그 부분도 적어 넣었습니다. 같은 플랫을 쓰고 싶다고요.
(4) 그리고 완료하시면 됩니다 !
* OEAD가 정말 … 이것저것 명분으로 돈을 많이 가져갑니다. 가입하고 신청할 때 ‘등록비’ 명목으로 5만원 정도 받아갑니다. 35유로정도 였어요. 그리고 또 보증금도 내야해요. 2달치 방세를 보증금으로 냅니다. 그리고 방을 뺄 때도 청소비 명목으로 50유로 떼가고요. 코로나 때문이라면서 청소 서비스를 하긴 하는데 부엌이랑 화장실만 해주고 방은 잘 안해줬어요. 클리닝 레이디도 영어를 전혀 못하세요. 저는 그 분이 영어를 아예 못 알아듣는 걸 모르고 영어로 말했다가 혼났습니다 (?) 영어 쓰지 말라고요. 그래서 뭔가를 부탁할 때 항상 번역기를 사용했습니다. 물론 독일어를 못하는 제 탓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살짝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OEAD가 악명이 높더라고요. 돈을 많이 가져가는 걸로요! 다른 기숙사 업체들도 있으니 혹시 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기숙사도 찾아보시기를 추천해요. 저는 참고로 방을 나가기 전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그 것 때문에 한국에 돌아온 지 두 달이 되었는데 아직까지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청을 했다는 메일 받고 등록비를 송금한 후에 기다리시면
이렇게 기숙사 신청이 되었다는 메일과 함께 여러 서류들을 받게 됩니다. 이 중 하나를 들고 비자를 받으러 가시면 됩니다. 거의 3주만에 보내줬더라구요. 확실히 한국 일처리 속도를 생각하고 기다리시면 굉장히 속 터지실 수 있어요.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여러 과정을 거치고 ! 마침내 기숙사에 도착을 했다면 ! 어떤 시설을 보게 될까요? 같이 기숙사 투어를 가봅시다.
기숙사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쇼파입니다. 제 쇼파는 좀 지저분 했어요. 그렇다고 저 쇼파를 분리해서 빨래를 따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구요. 그냥 거의 옷 걸쳐 놓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아니면 가방을 올려놓거나요. 누군가 밟은 흔적이 있더라구요. Steyrergasse는 확실히 사용감이 있는 기숙사입니다.
침대입니다. 가장 중요하죠 ! 잠을 잘 자야하니까요. 이불 커버와 배개 커버, 그리고 매트리스 위에 까는 천을 각각 두 개씩 줍니다. 그리고 저 초록색 담요는 하나씩 줍니다. 첫 날에 도착했을 때 저 침구들과 휴지 한 개, 그리고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과자 바너(초코 웨하스 같은 과자)를 주더라고요. 매트리스는 그냥 스폰지예요. 스프링이나 나름 고퀄리티의 매트리스가 전혀 아닙니다. 하지만 전 딱히 불편한 건 못 느꼈어요. 이불은 적당히 두껍습니다.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아요. 우리나라 겨울 이불처럼 두툼하거나, 우리나라 여름 이불처럼 얇은 거 없고 그냥 사계절 무난히 쓸 두깨예요. 그리고 머리맡에 콘센트가 하나 있었는데, 저기에 멀티탭 연결해서 아주 유용하게 썼습니다 ! 침대 옆에는 베드 테이블이 하나 있어요. 은근 편리합니다. 물건 이것저것 넣어놓고 (ex. 립밥, 텀블러) 자기 전에 움직이지 않고 침대에서 해결했습니다.
책상이 매우 넓어요 ! 전자기기를 저렇게 많이 가져다놓아도 자리가 한참 남습니다. 근데 의자에 비해 책상이 은근 낮아서 허리가 아팠어요. 키가 크신 분들, 작지 않은 키를 가진 분들은 좀 불편하실거 같습니다. 참고하세요. 책상 옆에 서랍같은 게 있고, 거기에 핀 같은게 있어서 책상 앞의 보드에 메모를 적고 꽂아놨었습니다.
이런 램프가 책상에 하나씩 놓여 있습니다 ! 원래는 책상에 놓여져있었는데, 저는 책상에서는 잘 사용안하고 자기 전에 사용해서 침대 옆으로 옮겼습니다. 저는 머리만 대면 자는 스타일이 아니라 꼭 공들여서 자야하는 스타일이라... 잠드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아무튼 램프도 하나 쓰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자 !! 제가 의자를 사용하면서 너무 불편했어요. 저는 정말 교환학생 가시는 분들 캐리어 무게나 공간이 남는다면 방석 하나 챙겨가면 좋다고 추천하고 싶어요. 너무 딱딱해서 오래 앉아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침대에 앉아서 공부하거나 노트북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정말 절실하게 방석이 그리웠어요. 그리고 책상이 애매하게 낮고 의자 높이도 애매해서 앉으면 늘 거북목 자세가 되었습니다. 늘 의식해서 스트레칭 했어요. 좋은 의자는 절대 아닙니다. 절대로요.
커다란 창문도 방에 한 두개 있습니다. 이 기숙사는 너무 독특한게 방충망이 없더라고요 ! 그래서 환기시킬 때마다 혹시 벌레가 들어올까봐 무서웠습니다. 6월되니까 가끔 큰 모기나 뭐가 들어오긴 하던데 그 전에는 이상하게 벌레가 잘 안들어오더라고요. 그리고 신기한 점은 창문 밖에 저렇게 블라인드가 있습니다. 기숙사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모든 건물들에도 밖에 저렇게 블라인드가 있더라고요. 물론 안에서 올리고 내릴 수 있습니다. 창문 오른쪽에 지팡이 같은 봉이 있는데 그걸 돌려서 내리고 올릴 수 있습니다. 아예 다 내려서 햇빛을 막는 방향으로 만들면 안막 커튼이 없어서 햇빛 차단이 잘 돼서 늦잠 자기 좋았어요.
부엌입니다 ! 가스레인지가 아닌 인덕션이었고, 싱크대와 그 옆에 설거지 한 그릇 놓는 곳, 그리고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토스트기와 전기 포트와 커피 포트가 있었습니다. 전기 포트랑 커피 포트 진짜 더럽습니다. 전기 포트는 도저히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사용을 안했고, 커피 포트는 몇 번 닦아서 썼습니다. 커피 포트는 커피 추출기가 아니라,
이렇게 생긴 포트예요. 마트에 1~2유로 사이 커피 필터 한 묶음 팔아서 그거랑 커피 원두 갈아놓은 팩을 샀어요. 제가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데 교환학생 내내 커피 정말 잘 마셨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또 비엔나 커피의 나라 잖아요? 커피 제 입엔 맛있었어요. 율리어스 마이늘(Julius Meinl)이라는 커피 브랜드가 가장 유명하고 국민 브랜드였는데 그거 사서 마셨습니다. 기숙사에는 커피 그라인더가 없기 때문에 갈려져 있는 커피가루를 사셔야 합니다! 갈려져 있는 커피가루가 되게 신기하게 생겼어요. 원두로 들어있는 팩은 한국이랑 똑같아서 괜찮은데, 갈려져 있는 원두가 진공포장으로 벽돌(?)같이 포장 되어 있어서 살 때 되게 헷갈렸어요.
율리어스 마이늘 커피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예시인데, 이것보다 훨씬 벽돌 같습니다(?). 제대로 진공포장이 되어 있어 벽돌 같고 딱딱합니다. 훨씬 사각형이고요. 저는 저걸 몰라서 2월에는 티백커피같은 걸 마셨는데, 커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저렇게 생긴 갈려진 원두와 커피 필터를 사서 도착한 날부터 맛있는 커피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
다 같이 사용하는 리빙룸 같은 공간 입니다! 바로 부엌 옆에 있어요. 부엌에 도마를 놓고 사용할 데가 없어서 이 곳에서 재료를 다듬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물론 밥 먹기도 했고요. 방보다 책상이랑 의자 높낮이가 저한테는 잘 맞아서 가끔 여기서 노트북 쓰고 과제하고 그랬습니다. 책상과 붙어 있으면서 벽에 달려 있는 저것은 라디에이터인데, 잘 작동해서 2,3월에 춥지 않게 잘 지냈습니다.
저의 기숙사 밖에서 보이는 풍경이예요 ! 그다지 예쁘진 않지만... 그래도 외국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라 저런 풍경(?)도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저긴 기숙사 옆에 피자집인데, 거리두기 규제가 완화되고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될 때 가봤어요. 피자가 특별히 맛있진 않습니다. 그치만 저렇게 매일 창 밖으로 바라보다 보니까,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다지 가격대비 맛있지는 않으니 혹시 드시고 싶은 분 참고하세요 ! 그래도 모든 가게가 일찍 가게 문을 닫는 오스트리아 치고는 영업시간이 나름 밤까지여서, 야식으로 피자 먹고 싶을 때 후다닥 사오기 좋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바로 옆의 건물에 있어요 !
저와 함께 했던 룸투어는 어떠셨나요? 어떤 생활 환경인지 대충 감이 오시나요? 재밌으셨길 바라며 다음 글도 열심히 준비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