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5기 ONDA입니다.
지난 우쩐 여행기는 어떻게 보셨나요?
오늘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좀처럼 방문할 기회가 없었던 남경 여행기를 이야기해보려해요.
혹시 제가 갔던 장소들 중 가는 방법이나 입장료등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남경은 항주에서 고속철도로 한시간 반 거리고, 중국에서는 江浙沪(장절호 장저후 중국에서 문화나 방언, 사회 경제적으로 비슷한 양상일 띠며, 지리적으로 인근인 강소성(江苏省), 절강성(浙江省), 상해(沪)를 묶어부르는 말)로 함께 묶이기도 하는 매우 가까운 곳이예요.
우리에게는 남경대학살 등 아픈 역사로 익숙해져 있지만, 항주, 소주와 더불어 강남 문화의 중심지면서 위진남북조시기 여러 국가의 수도였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명나라도 이 곳에서 시작한, 고대부터 매우 발달해온 도시입니다.
그래서 여러 시대 유적지나, 볼거리가 남아있는데, 저는 지난해 2월에 원소절(위안샤오제 元宵节 yuánxiāojié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을 끼고 2박 3일을 여행했고, 여행기간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아서 아쉽게도 계획한 대로 많은 곳을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가는 곳곳이 아름다워 매우 즐거웠던 여행지였어요.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기전에 제가 원래 계획했던 여행계획은 이러했어요.
2/18 - 남경역 - 숙소 - 총통부 - 남경대학 -숙소
2/19 - 숙소 - 남경박물원 - 남경대학살기념관 - 명효릉 - 부자묘 - 숙소
2/20 - 숙소 - 명효릉 - 남경역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쏟아지는 폭우에 어느 곳에도 갈수가 없고, 그저 멍하니 호텔 안에 갇혀 하루를 버릴 수 밖에 없어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어요. 꼭 보고싶은 것만 보고 다른 곳은 마지막날에 가자고. 하고 세운 새로운 계획이 바로 이것!
2/18 - 남경역 - 숙소
2/19 - 숙소 - 남경박물원 - 총통부 - 부자묘 - 숙소
2/20 - 숙소 - 남경대학 - 남경역
규모가 크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가 아닌 명고궁(명나라 초기 궁궐)과 이정도 폭우면 며칠간 올라가기 힘들 명효릉(명나라 시조 주원장의 릉)을 빼고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어쩔수 없이 남경대학살 기념관도 제외하고, 다른 곳 우선으로 채웠죠. 다음날도 계속 비가 오면 남은 일정 중에서도 많은 곳을 제외해야 했지만, 다행이도 비가 내리지 않아서 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둘째날 일정부터 이야기해볼께요.
1. 남경박물원(난징보우위안 南京博物院 nánjīngbówùyuàn)
제가 두번째 편에서 이야기 했던 것 같은데, 제 전공인 중국예술사 학도에겐 좋은 전시가 있는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은 권장이면서 필수나 다름없는 요소예요. 남경여행을 결정한 가장 큰 요인도 당시 남경박물원에서 중국 근대 유명화가 장대천과 부유의 작품 전시와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서양 3대 거장 전시가 있다는 소식때문이었어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남경박물원 먼저 방문하기로 했어요. 남경과 상해박물관이 북경고궁박물원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규모를 가지게 된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어요. 신해혁명 이후 청나라가 무너지고 쑨원의 국민당을 중심으로한 공화정이 설립되면서, 1912년에 남경에 중화민국임시정부가 세워지고, 사실상 수도 역할을 하기 시작했어요. 1927년에는 남경을 정식으로 수도로 지정한 남경국민정부가 설립되면서 이시기 부터 일본의 침략과 남경대학살이 있던 1937년 전까지 남경은 중국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이자 정치, 행정의 중심지였죠. 그 시기 남경박물원은 사실상 국가의 중앙박물관 역할을 하면서 많은 문화재가 모였고, 그 영향으로 아직도 화동지역의 중심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데, 중국의 지방국립박물관을 가면 규모부터 압도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보고자 했던 장대천-부유 전시와 서양 거장화가 전시는 물론이고 상설전시실에 있던 청나라 시절도자기까지, 제 눈을 황홀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개관시간에 맞춰 들어갔는데 나오니 이미 1시 반이 넘었을 정도로 시간을 잊게하는 전시였습니다.
2. 총통부(쫑통뿌 总统府 zǒngtǒngfǔ)
다음으로 총통부로 향했어요. 총통-번역하자면 대통령이니까 남경국민정부시절 총통이 살던 우리나라 청와대와 같은 곳이예요. 사실은 입구에서 들어가기 전까지는, 어렵고 정신없던 시절이니까, 적당한 규모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이 생각을 버려야 했습니다.
이 계속해서 연결되는 회랑. 회랑 중간중간 사잇길로 빠져도 건물이 또 있고, 끝까지 가도 끝이 안나오는 것 같은, 미로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내부는 근대 드라마 속에서 보는 그 모습 그대로, 소소한 소품까지 잘 전시 되어 있어서, 많은 분들이 그 시절 스타일로 꾸미고 오셔서 기념사진을 찍더라구요.
호수와 분수대. 전체규모를 생각하면 이 분수대는 소소하다 느껴질 정도 였어요.
이렇게 한참을 1930년대에 있다가 빠져나오니 어느새 또 두시간이 흘렀네요.
3. 부자묘(뿌쯔먀오 夫子庙 Fūzǐ miào)
근처에서 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하고, 다음으로는 부자묘. 부자묘는 공자를 모신 사당인데, 사실 제 목적은 부자묘 그 자체보다 "원소절"에 부자묘에 간다라는 것에 있었어요.
중국은 예로부터 음력 1월 15일 즉 정월대보름 원소절에는 각양각색의 화려한 등으로 집과 마을을 치장하는 문화가 있어요. 지금은 일반 가정에서 하진 않지만, 이렇게 부자묘나 고궁 같은 곳에서는 등을 꾸며놓아 과거 원소절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답니다.
이렇게 각양각색의 등을 보기위해 저는 조금 무리한 일정이지만 부자묘를 넣었고, 그 등들을 실제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이 공휴일이 아님에도 인파가 넘쳐 조금 무리가 있긴했지만, 관리인력이 넉넉하게 배치되서 질서를 지키면서 감상할 수 있었어요.
4. 남경대학교(난징따쉐 南京大学 Nánjīng Dàxué)
그리고 마지막날. 오후 2시 기차로 저는 남경을 떠나야 했기에 숙소와 기차역에서 가까운 곳 중에서 선택해야했어요. 그래서 저는 남경대학교 고루캠퍼스(南京大学 鼓楼校区)로 향했습니다.
사실 중국에서 여행하면서 지키는 한가지 원칙이, 그 도시의 유명대학을 방문하는 것이예요. 언제 한번 유학준비나 어학연수 칼럼에 작성하겠지만, 중국은 그래도 지방대표 대학들이 명문대로써 자리하고 있는데, 이런 학교들 중에 생각보다 역사가 깊은 곳들이 많아요. 특히 남경의 경우 민국시기 수도이기까지 했으니, 남경대학에는 근대문화재로 지정된 건물도 있답니다. 그래서 그 건물도 보기위해 남경대로 향했어요.
북문으로 들어가자 마자 보인 이 건물. 딱봐도 근대 느낌이 물씬나는 이 건물은 北大楼(북대루 베이따러우)로 불리는데, 무려 1917년에 세워진 건물이예요. 이 캠퍼스가 예전에는 금릉대학이었는데 그 시절 학교 본부 역할을 했으며, 지금은 남경대학의 상징물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건물입니다.
이 건물 말고도 학교 곳곳에 근대에 지어진 건물들이 꽤 많았어요.
5. 선봉서점(씨엔펑슈디엔 先锋书店 xiānfēng shūdiàn)
그리고 제가 여행가서 필수로 방문하는 다른 한 곳은 그 지역 대표 서점. 이번에는 남경대 근처 선봉서점(先锋书店)을 방문했어요. 선봉서점은 학술지 위주의 서점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특이한 인테리어로 2014년에는 영국 BBC에서 선정한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서점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예상치 못하게 중국에서 이런 십자가를 모티프로한 인테리어라니. 학술지를 위주로 하는 서점답게 어려운 책들이 가득했지만, 서점 전체가 참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어요.
이렇게 서점을 마지막으로, 남경여행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번 남경여행은 어떠셨나요?
남경여행의 본래 목적이 박물관 답사에 있던 만큼, 지난 우쩐 만큼 여유롭진 못했지만
저는 남경에서 알차게 많이 배우고 돌아왔답니다.
다음에는 조금 멀리, 북경으로 떠나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