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멕시코DF, 프리다칼로, 그리고 성탄절
테오티우아칸을 함께 다녀온 뒤, 언니들은 각자 자신의 목적지로 향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별 다른 계획이 없었고, 마침 하나밖에 없는 신용카드에 오류가 생기는 바람에
임시 카드를 신청해야 했고 그 카드를 받을 때 까지 멕시코시티에 있어야만 했다.
숙박비를 결제할때 카드의 마그네틱이 손상되었다는 걸 알고선, 한국의 카드사로 전화를 걸고 긴급카드를 발급받고..
정말 힘든(짜증나는) 일을 처리했다... ;;
어쨌든, 12월 말 경이였으므로 도시는 성탄절과 새해를 맞이할 준비에 화려했다.
동행이 없던 나는 혼자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도시를 구경했다.
사실 그때 계획중 하나는 멕시코 국립대인 UNAM에서 스페인어 코스를 듣는 것이였는데,
약 3개월 기간의 연수를 듣기 위해 머물 집을 찾아다니기도 했다.(2주 있으면서 별걸 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웃기다.)
빠듯한 예산에 3개월 어학연수는 무리라고 생각해 바로 접기도 했지만..
또 다른 계획 리스트중 하나는 프리다칼로 생가를 방문하는 것.
Museo Frida Kahlo
을 방문하기위해 Coyoacan 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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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들었던 카페 in Coyoacan
El Jaracho. 카푸치노가 맛있었다.
사실 캐나다를 떠난 뒤 맛있는 카푸치노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멕시코시티에 도착해서 찾은 카푸치노가 맛있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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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쁜 색감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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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게 좋은 이유
그리고 시간이 많은 여행이 좋은 이유
사실 멕시코시티가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중 하나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저 도시에 유명한 것도, 어디를 가야하고 무엇을 먹어야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도시로 향하던 버스에서 찾아본 정보 (테오티우아칸, 소칼로, 프리다칼로 박물관)들이 다였다.
하지만 어쩌다보니 그곳에 2주나 머물게 되면서
그저 지나칠수 있었던 장소들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되고, 꼼꼼히 보게 되고, 느끼게 되고..
언니들이 떠난 이후로 한편으로는 서운했지만 한편으로는 진정한 나만의 자유를 가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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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코요아칸.
사실 여기에 방을 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뒤져본 크레이그리스트에 이곳 방값은
너무 비쌌다.( ㅠㅠ)
다음에 어학연수를 간다면 꼭 다시 와야지. 방도 구할 수 있으면 꼭 살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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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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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찾은 MUSEO FRIDA KAHLO
멕시코의 유명한 여류 화가 프리다칼로의 생가와 박물관.
푸른 색의 건물인지라 CASA ASUL (Blue House)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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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 Kahlo <Henry ford Hospital>
프리다칼로 미술관에는 두가지 입장료가 있었다.
일반 입장료와 사진촬영이 허락되는 입장료.
평소에 예술쪽엔 아는 것이 없었지만 프리다칼로는 이미 알고있던 화가였고,
그 화가의 삶과 작품의 배경들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입장료 지불!
(입장료가 60페소정도에, 사진을 찍으려면 아마 60페소정도를 더 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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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a Asul
"Frida y Diego vivieron en esta casa
1929-1954"
"프리다와 디에고 1929-1954 이 집에서 살다."
1929년은 그들이 결혼을 한 해고 1954는 프리다칼로가 사망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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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에서 보낸 마지막주,
나는 2주간 묵은 호스텔에서 즐거운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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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토리에서 만난 문정언니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부하던 언니는 혼자 멕시코로 여행을 왔다.
아마 우리가 만난 날이 크리스마스였을 거다.
유쾌한 성격의 언니는 카우치서핑에서 찾은 크리스마스파티에 갈 건데 같이가지 않겠냐고 먼저 물었고
나는 그렇게 언니를 따라갔다.
호스텔을 떠난 시간은 밤 9시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30분 정도를 가야하는 집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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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다고 소문난 지하철을 밤중에 타고 도착한 집
저기 앉아계시는 안경을 쓴
Artito 아저씨는 파티의 호스트였다.
산타 모자를 쓴 귀여운 아이들이 아저씨의 자녀들.
아저씨는 종종 파티를 열어 카우치서핑을 통해 사람들을 초대한다고 하셨다.
문정언니와 나 말고도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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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오페어와 함께 생활하던 가족들이여서 그런지
아이들이 불어도 잘 했다.
귀여운 n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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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파티에 모였던 우리는 다같은 여행자들이였고
낯선 장소에서 가진 크리스마스 파티는 너무 행복했다.
서툰 영어, 스페인어였지만 우리는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춤과 노래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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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evo Ano en Mexico
2014년을 맞이하던 멕시코.
아,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22살을 맞이하던 나는 얼마전 24살이 되었고
저렇게 생생한 기억들은 이렇게 회상하며 옮겨적어야만 하는 추억이 되버렸다.
나는 사실 이 여행의 기억을 요즘에도 먹고 산다.
내가 계속 여행을 하고싶어서인지, 내가 있는 현실을 떠나고 싶어서인지..
내가 남긴 과거의 기억들을 꺼내어보면서 현실의 나를 위로하는 것도 벌써 2년째.
아직도 예전 사진을 꺼내보고, 여행할 때 만났던 사람들에게 뜬금없는 안부인사를 보내고.
나는 그 기억속에 여전히 남아있고 싶은데, 현실도피자로 보일 게 겁나서였는지
이 여행기를 적으면서 나름의 위로가 되는 것 같다.
꼭 내 추억을 다시 여행하는 것에 대한 명목이 생긴 것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