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9기 청춘여대생입니다!
한창 2022 월드컵 시즌으로 축구에 관련된 이슈들이 뜨거운 요즘인데요.
마침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외에서 월드컵 경기를 맞이해보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 경험에 말미암아 여러분들께도 제가 어떻게 캐나다에서 월드컵을 즐기고 있는지,
캐나다 국민들은 어떤 관점으로 월드컵을 보고 있는지, 어떻게 자기 팀을 응원하고 있는지!
한번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시즌이기에 작성할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이 되어 꼭 놓치고 싶지 않았던 칼럼이었는데요 ㅎㅎ
그럼 재밌게 봐주시길 바라며 글 시작하겠습니다!
11/23
벨기에vs캐나다
▲발단이 된 한 카톡.
레니슨에서는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러 메신저 정보 톡방을 제공하고 있는데, 카톡도 그중 포함됩니다.
기존부터 알고 있기를 DFL라는 룸에서 종종 월드컵 경기를 함께 구경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명 축알못에 대한민국 경기만 보려는 마음으로 DFL에 굳이 가지 않다가,
위의 카톡을 보고 아, 이렇게 홍보할 정도면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벨기에와 캐나다 전이 마침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 캐나다니까 캐나다인들이 많이 관심을 갖고 응원하겠지! 싶어서 DFL로 향했으나...
아무도 없었어요.
▲보면서 먹으려고 준비한 팝콘.
은근 특이한 형식으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1분 30초 동안 돌리기만 하면 팝콘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그래도 저희가 경기를 보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애플리야드라고 하는 방으로 내려가 핸드폰을 켰습니다.
마침 축구에 관심이 많았던 언니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해당 언니의 핸드폰으로 유료 중계 앱을 틀어 함께 자그맣게나마 옹기종기 모여 경기를 봤습니다.
모 캐나다인 친구는 카페테리아에서 혼자서 핸드폰으로 경기를 보다가
캐나다가 골을 먹는 순간 혼자서 악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저희를 따라 내려와서 결국 셋이서 경기를 구경했습니다.
▲지나가다 보면 늘 이렇게 축구 경기를 관람중인 DFL룸
이후 친구로부터 메신저로 소식을 듣고 DFL에서 경기 관람을 시작했단 이야길 듣고, 바로 단체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저는 사실 관심있는 팀이나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경기 자체를 크게 흥미있게 보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계속 떠들고, 반응하면서 환호하는 캐내디언 친구들과 함께하는 건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 나 : 넌 누가 이길 거 같애. "
" 캐내디언 친구 : 벨기에가 이길 것 같지만 당연히 캐나다를 응원해. "
결국 그의 말대로 벨기에가 이기게 되었지만, 꽤 재밌는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11/28
한국vs가나
▲무려 오전 7시!
가장 중요한 한국전이죠!
한국vs우루과이전은 보는 것을 잊었었기에 한국vs가나전은 꼭 보기로 했어요.
SLC라고 하는 가까운 건물에서 늘 의자를 가득 두고 월드컵 경기마다 중계해준단 소식에
한국인들 몇명과 선약을 하고 부랴부랴 아침부터 나섰습니다.
▲이렇게 스크린을 내려 중계해줍니다.
▲제가 SLC에 도착했을 때 바로 보였던 장면
저는 조금 지각했는데, 와보니 이미 가나가 득점해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오전 8시에 수업도 스킵하고 한국vs가나전을 자기 나라도 아닌데 보러 오는 경우는 잘 없어서,
와보니 중계를 관리감독하는 담당자 몇명과 저희 한국인 무리 뿐이었어요.
가나의 연속된 득점에 지치고, 수업은 9시 반에 시작하기에 갈까 말까 고민하던 와중...
골....!!!!!!!!
조규상의 가나전 첫 골이 먹혔을 때!
다같이 함성을 참을 수가 없어 냅다 내질렀는데, 환호성이 너무 커 스탭이 움찔하더라고요.
그렇게 숨을 내고를 새도 없이,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잘생겼던 남자, 조규성...
다시 골.....!!!!!!!!!!!!!!!
다같이 얼싸 안고 비명 꽤 지르고 수업 빠지길 잘했고 얘기를 하면서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다가,
침착하게 조규성 인스타그램을 팔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모두가 아시다시피 가나전은 아쉽게 지며 끝났지만,
이후 캐나다vs모로코전과 일본vs스페인전, 그리고 대망의 한국vs포르투갈전을 기대하며,
한참을 수다떨다 각자의 교실/방 등으로 돌아갔습니다.
12/1
캐나다vs모로코
실은 캐나다는 월드컵 기간임에도 불구 그렇게 축구에 관심이 있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대신 아이스하키 등 빙상 스포츠에 관심이 더 있는 느낌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캐나다vs모로코전 시간에 딱 그 친구를 DFL 근처에서 마주쳤습니다.
그 친구는 자메이카에서 온 친구였던지라 캐나다를 응원하는 편은 아니었어서,
대충 같이 캐나다vs모로코 전에 대해 잠시 수다를 떨다가 돌아갔습니다.
12/1
일본vs스페인
▲딱 이쯤에서 대충 보고 돌아갔었어요.
이후 그 친구를 같은 날 있는 일본vs스페인전에서 다시 마주칠 수 있었는데,
일본vs스페인에 대해 일본이 질 것이라 예상하는 게 저랑 좀 통하더라고요.
이 친구 외에도 DFL에 있던 다른 친구들 모두 일본의 패배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아시듯이 일본이 이겨버렸고...!
저는 경기를 슬쩍 보다가 나가서 경기를 끝까지 보지는 않았는데,
해당 결과를 듣고 친구 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더라고요.
이때부터 약간 수상찮다싶더라니...
12/2
한국vs포르투갈
가장 중요한 한국vs포르투갈전!
이때 저 친구는 당연히 한국이 지겠다고 예상했습니다.
심지어 같은 한국인들마저 한국의 패배를 예상하길래, 저도 큰 기대는 안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한국vs포르투갈전을 하는 12월 2일 당시 저는 토론토로 친구들과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DFL이나 SLC에서의 중계를 볼 순 없었고, 핸드폰으로 봐야했습니다.
그러나 VPN을 따로 이용하지 않는 이상 SBS, MBC, 네이버 중계 등 해외 IP로는 접속이 안되더라고요.
그럼 캐나다 중계를 이용했어야 되는데, 캐나다 중계에 회원가입하여 결제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떻게 이용하는지 서툴렀던지라 급하게 어떻게든 무료 사이트를 찾아서 광고를 봐가며 꾸역꾸역 잠깐씩 시청했습니다.
▲애쓰는 저희의 모습...
그러다가 도중부터는 기차를 타야하고, 데이터가 부족하기도 하여 중계를 보진 못했습니다.
대신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카톡 중계를 대신 받다가...
구글 검색에서 한국 골점수가 2가 되는 순간!
기차에 있던 모두 다같이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답니다!
하이라이트로 뒤늦게 확인하며 상황을 이입해야했지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심지어 자국민들마저 긴가민가했던 승리를 해낸 것,
10년 만의 16강 진출을 해낸 것, 그 축구 강국 포르투갈을 이겨버린 것!
아무리 먼 타지에 있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뻐렁차는 느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친구와 저의 스냅챗 내용입니다.
당장 앞서 말했던 그 친구에게 스냅챗, 인스타 디엠을 보냈고,
앞으론 네 고향인 한국의 응원을 성실히 하라는 말에 동의를 받아내며 한국계 자메이카인을 한 명 더 늘렸습니다.
이후 토론토에 가서 축구로 한국인들끼리 다같이 수다 좀 떨어주다가,
오 필승 코리아 한번 불러주다가, 빨간 옷 입을걸 아쉬워하다가,
이렇게 행복한 일상에 월드컵을 적절히 스며넣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월드컵을 즐기면서 많은 캐나다인 친구들에게 한국전 응원을 영업했습니다.
캐나다랑 한국이 싸워도 한국을 응원해! 하면서 거의 반강제 영업을 했는데,
확실히 캐나다에는 월드컵이나 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저희 대학교에는 워낙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많다보니 응원하는 팀도 다양해서,
응, 한국이 꼭 이겨야지! 하고 흔쾌히 명예한국인이 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사실상 세계명절과 같은 월드컵인데, 이렇게 다같이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이야깃거리 소재가 생기니 확실히 재밌더라고요.
스몰톡 주제로 유용하기도 하고, 서로 축구에 대해 관심이 없어도 농담정도는 할 수도 있고,
여러모로 서로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난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마침 딱 교환학생으로 있을 수 있는 짧은 기간동안 월드컵을 맞이할 수 있어 너무 기뻤습니다.
*
그럼 이번 칼럼은 여기에서 마치고, 또 좋은 주제로 함께 찾아뵙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