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비씨진입니다!
오늘은 밴쿠버에서 개최된 콘서트에 대한 후기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각 나라의 코로나 상황이나 정부지침이 모두 다르다 보니, 어제자 콘서트는 미국에서 열렸던 동일 투어의 콘서트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다녀온 콘서트는 지난 칼럼에서 미리 언급했듯, LANY라는 미국의 인디 팝 밴드의 공연이었습니다. "I Love You So Bad"라는 곡으로 가장 유명하며, 이 곡은 The Rose라는 밴드가 커버하기도 하여 많은 분이 알고 있으실 것 같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외롭거나 우울할 때, 또는 몽환적이면서도 즐거운 노래가 듣고 싶을 때, 거의 매일 찾아 듣던 곡들을 라이브 공연으로 들어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공연은 7:30 시작 예정, 입장은 6:30부터 허용되었습니다. 모든 표가 좌석이 지정되지 않은 General Admission(일반 입장) 표였기 때문에, 저와 친구는 앞줄에 서기 위해 약 2시간 전인 4시 30분부터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장소는 지난번 할로윈에 방문했던 놀이공원 PNE 내에 있는 Pacific Colliseum, UBC 캠퍼스로부터 대중교통으로 약 한 시간 2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는 곳입니다! 2시간 전에 갔지만, 이미 꽤 많은 사람이 줄을 서 있었으며, 비까지 오는 설상가상의 상황이었습니다. 들어보니 오후 2시부터 줄을 기다린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일찍 줄을 서기 위해 입장한 사람들에게는 Floor 좌석에 앉을 수 있는 팔찌를 주었고, 이 팔찌가 한정적이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팔찌가 없는 다른 모든 사람은 측면 좌석에 앉아야 했습니다. 전날 미국 Seattle에서 진행한 콘서트에서는 의자 없이 스탠딩에서 열광하는 관중들의 영상을 볼 수가 있었는데, 밴쿠버의 콘서트에는 Standing Floor에도 의자를 배치한 것이 코로나 지침이 서로 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의자가 있다 보니 흥이 돋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으며, 줄에서 나와 앞으로 가면 Security가 돌아다니며 제지하기도 했습니다. 약 8개가 넘는 큰 줄로 나뉘었고, 각 줄이 티켓 검사를 받은 뒤 차례로 입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때 저희 줄은 앞사람 한 명이 티켓 검사에서 오류가 뜨는 바람에 입장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저와 친구는 운이 좋게 Floor 좌석 팔찌를 받았고, 그 결과 7번째 줄이라는 나름 가까운 곳에서 LANY 라이브 무대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Pacific Colliseum 내부에 있는 음식이나 음료 (탄산음료뿐 아니라 맥주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를 사 먹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실내인 만큼 마스크를 대다수가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LANY의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최근에 한국에서 유명했던 'Mad at Disney'의 원곡자 Salem Ilese라는 분이 나와서 4~5곡 정도를 부르고 갔습니다. 본 공연은 Keshi라는 꽤 유명한 싱어송라이터와 함께하는 공연이었는데, 왜인지 공연 직전에 취소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세팅하는 데 시간이 엄청 걸렸고, 공연이 시작하는 시간도 굉장히 지연되고, 기다림이 많았던 공연이긴 했습니다. 특히, 첫 번째 공연팀의 드러머나 기타리스트가 퇴근(?)하는 상황까지 다 보여서 웃기기도 했습니다. 얼굴이 잘 알려진 가수는 아니었던 터라 Salem Ilese 가수가 나왔을 때 초반에 좌석에 그냥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Mad at Disney가 나오고서부터 다들 신이 나서 Floor 좌석의 사람들은 모두가 일어서서 떼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LANY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본 공연은 gg bb xx 라는 이름을 가진 투어의 일환이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투어를 도는 형식이었습니다. 콘서트 도중에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미리 Setlist를 찾아봤고, 대부분 그대로 진행이 되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오프닝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심장박동 수가 올라가듯 빠르게 바뀌고 올라가는 빨간 숫자들로 가득 찬 화면에서, LANY의 메인 보컬 Paul이 등장하며 불빛이 반짝이곤 했습니다. 또한, 오디오 음악보다 라이브 무대가 백 배 천 배 나았기 때문에 콘서트에 가길 정말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는, 한국식 치킨집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탔습니다. Mumu Kitchen이라고 함께 콘서트에 방문했던 친구가 맛있다고 가자며 제안한 곳이었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아직 콘서트의 여운이 가지 않았던 것인지,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또래 한 명과 Small talk을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음악을 흥얼거리는 저희의 모습이 누가 봐도 콘서트에 갔다 온 사람 같았는지, 너희들도 콘서트에 갔다 왔냐고 말을 걸었고, 마침 버스를 같이 타게 되어 친구가 보조 배터리도 빌려주고, 결국은 치킨집까지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밴쿠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여서 즐겁게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할로윈 날에도 Bar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때, Bar에서 나올 때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어 대화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워낙 Small Talk가 만연해 있는 문화인 만큼 이곳의 문화에 조금이나마 스며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코시국 밴쿠버에서의 콘서트는 이렇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LANY뿐 아니라 Playboy라는 꽤 유명한 힙합 가수, Pink Sweats, Madison Beer 등 꽤 인지도가 높은 가수들이 이미 북미 지역 투어를 돌고 있어 11~12월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중 Madison Beer 투어의 경우, 제 일본인 친구가 정말 좋아하는 가수가 초청 가수로 나오기 때문에 저도 역시 방문할 예정인데요. 부디 초청 가수의 공연이 직전에 취소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위드 코로나'의 시대가 서서히 막을 올리고 있는 만큼, 캐나다 내의 콘서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직접 느끼고 전달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저도 최대한 방역 수칙을 지키며 콘서트를 관람하고자 노력했다는 점 말씀드리며,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