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도착하고 비가 자주 내렸다.
날씨만 좋으면
여기저기 좀 돌아다니면서
동네구경도 좀 하고 싶은데,
날씨가 별로 도와주질 않는다.
이틀정도 숙소에서 짱박혀있는데,
날씨가 풀린다.
좀도 쑤시고, 동네 구경도 할겸
일단 나갔다.
한 10분정도 걸었을까,
드디어 상점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Tim Hortons'
이곳에 오기전
캐나다에서는 팀홀튼 커피가 유명하다고 들은적이 있었다.
실제로
스타벅스가 세계적인 커피브랜드라면
팀홀튼은 캐나다를 대표하는 커피라고 볼 수 있다.
좋아.
오늘은 팀홀튼 커피나 한잔 빨아보자.
일단 입구로 들어서서
메뉴를 훑어보고
커피값을 확인했다.
$ 0,96
96센트..
오.. 좋아.
주머니엔 1달러짜리 동전이 한개있다.
어떻게 주문할까 미리 마음속으로 준비를 하고..
당당하게 주문을한다.
나: coffee. small one please!!
직원: @$@#%$%*&^$!#%#$!%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까짓거
이 상황에서 해봐야 뭐라고 했겠냐
나는 그냥 주머니에서 1달러짜리 동전을 꺼내서 내민다.
직원: @@#%$#$&^$%@#$!$
직원은 뭐라뭐라하면서 내 돈을 받지않는다.
어라? 안받어?
나는 급 당황하기 시작했다.
'왜 안받지... 뭐라는거야.. 젠장..'
어쩔줄을 몰랐다.
음...
진정하자.. 당황하지말고..
생각을했다.
뭐가 문제일까..
어쩌면 내가 메뉴에서 본 96센트짜리 커피는
그새 값이 올랐을수도 있다.
그리고 게으르 직원이 메뉴에 가격을 아직 바꾸지 않은걸수도,
아니 어쩌면
내가 메뉴에 씌여진 가격을 잘못 봤을수도있다.
어찌까.. 그 몇초 안되는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아.. 쪽팔려..
안절부절 못하는동안
그 직원이 다시 한마디한다.
"@$@#%#$^$!@ dollar nine"
헛...!!
앞에 뭐라는지는 잘 못들었지만,
뒤에는 문득 들렸다.
분명히 '달러 나인..' 이라고 했다.
뭐야..
왜 갑자기 커피값이 이렇게 올랐어..!!
9 달러 라니..
그리고 왜 nine dollar가 아니고 dollar nine 인거지..?
사투리인가..
나는 재빠르게 지갑을 꺼내서
10달러짜리 지폐를 내밀었다.
커피 한잔에 9달러라니
조금 비싸다고 생각도 했지만
기왕 이렇게 된거 일단은 마셔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사실 주문을 취소할만한
그런 어마어마한 영어실력은 내안에 존재하지 않았다.
돈을 지불했고,
잔돈 1달러를 기다렸다.
하지만 나에게 돌아온건
잔돈 $ 8.91
8달러 91센트..
왜지??
캐나다애들이 산수는 좀 못한다고 들어본거 같긴한데..
설마..
아.. 왜지??
dollar nine...?!!!
그렇다.
dollar nine은 nine dollar의 사투리가 아니고
one dollar nine cent 를
줄여서 말한것이었다..
그리고 96센트가 1.09달러가 된것은
tax 때문인것..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물건값에
세금이 포함되어 있기때문에
그냥 메뉴에 씌여있는 가격대로 돈을 지불하면 되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어딜가나 메뉴나 가격표에 씌여진 값에 세금이 따로 붙는다.
음..
계산이 끝났다.
너무 긴장 바짝했는지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제 내 커피를 주겠지..
오.. 저기 가져오는군.
'자.. 이리내.. '
이제 커피만 받고 나가면 될 거라고
그렇게 믿고있었는데,
직원이 또 뭐라뭐라한다..
아놔..
뭐라는거야.. ㅠㅠ
좋아 이제 분석들어간다.
억양으로 봐서 질문이다.
하지만 데이트 신청하는거 같지는 않다.
상황으로봐서 돈을 더 내라는 말은 아니고..
난 이미 계산했으니깐...
오늘 나 뭐 여기서 잘못한거 없고...
그럼 내가 할 말은 최소한 sorry는 아니군..
좋아..
그럼 내 대답은
언제나 그렇듯..
"yes"
직원이 내 커피를 들고 저 옆으로가더니
커피에 크림을 넣어준다.
아.. 저거였군..
그럼 원래 내 대답은 no 인데..
난 블랙커피만 마신단 말이다..
커피는 건내받으며
나는 크림커피를 아주 좋아한다는듯한 흐믓한 표정으로
Thank you를 말했다.
그 여자가 you're welcome 그랬다.
그거라도 알아들을 수 있어서 기뻣다.
커피를들고 팀홀튼을 나오자마자
한참을 웃었다
나와 함께 갔던
나와 같은 숙소에 묵고있는 형도
손에 8달러 91센트를 쥐고있던것...ㅋㅋㅋ
그 형은 원래 동전으로 2달러 있었는데 ㅋㅋㅋ
그거 안쓰고 결국 10달러짜리를 낸것이다.
게다가 그 형 커피도 크림커피 ㅋㅋㅋ
그렇게 나는.. 우리는.. 크게 한번 웃을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그때 그 문제의 크림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