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달 초는 시험, 과제에서 약간 해방되어 전보다는 조금 한가해졌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자 예전보다는 조금 더 자주 글을 쓰게 되네요^^
오늘 드릴 이야기는 먹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지난 주 추석을 앞두고 송편은 못 먹더라도 뭔가 특별한 것을 먹어야겠다 싶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레시피를 검색해보았는데 대체로 재료가 많이 필요하고 손이 많이 가는 요리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추석 전날 큰 시험이 있어 만사가 귀찮은 상태였고, 얇은 지갑 사정상 재료 많이 들어가는 요리들은 엄두도 못 내고 있던차 모 포탈 사이트 메인에 뜬 한 레시피가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바로 오븐으로 만드는 '찰떡'이었죠^^ 레시피를 올리신 분도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이셨는데요, 단순한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지만 한국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맛는 방법이었습니다. 오븐으로 떡 만드는 방법이 알고보니 이미 해외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LA 찰떡' 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있더라고요.
요리 방법을 자세히 보니 저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료도 간단, 요리 방법은 더욱 단순!! 하지만 큰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븐'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만드는 방법이 쉬워도 오븐이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다행히 제가 세들어 사는 집에는 오븐이 갖추어져 있기에 큰맘먹고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누차 말씀드린대로 저는 가난한 유학생.. 울월쓰에 가서 최대한 저렴한 재료로 장을 봐왔습니다. 그 날 쇼핑한 물품과 가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찹쌀가루 500g / 1.4불 / 아시아 식품점에서 구입
건포도 375g / 1.99불 / 울월쓰에서 구입
다진 호두 100g / 1.69불 / 울월쓰
오븐 팬 / 7.99불 / 울월쓰
기타 재료로는 우유, 베이킹파우더, 설탕 소금 등
가장 큰 돈을 투자한 것은 오븐 팬인데요, 영구적으로 쓸 수 있으니 이 기회에 하나 마련해보았습니다. 나머니 재료들도 그다지 비싸지 않죠?
자 그럼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아래의 재료를 믹싱 볼(없으면 냄비, 밥통 등 큰 그릇 모두 사용 가능)에 모두 넣고 가루 뭉침이 없어질 때까지 잘 섞은 후 기름(버터, 마가린 등 대용 가능)을 두른 오븐 팬에(달라붙음 방지용) 옮긴 뒤에 예열된 오븐에 190도로 약 40분 구워주면 됩니다^^
빵이나 과자 만드는 것처럼 재료들을 정확하게 계량할 필요도 없답니다.
< 재료 소개 >
찹쌀가루 500g
설탕 1컵
견과류 1컵 -- 호두, 땅콩, 아몬드, 파스타치오, 말린 과일류 등 기호에 따라 얼마든지 첨가 가능
우유 2-3컵(농도 조절)
소금, 베이킹파우더 각 1ts
호주는 홈베이킹을 많이 하는 분위기라 마트마다 도구와 재료의 구색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다양합니다^^ 울월쓰 등의 홈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면 더욱 더 저렴하게 찰떡을 해먹을 수 있지요. 제가 산 건포도가 바로 홈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울월쓰가 구색을 잘 갖추어놓았다고 하지만 찾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찹쌀가루였습니다. 주재료인데 이것을 구하지 못한다면 제 추석맞이 찰떡 해먹기 프로젝트는 허사로 돌아갈 판입니다만, 제가 사는 동네는 아시아계 유학생과 이민자들이 워낙 많이 살아서 이들을 위한 식품점이 많이 들어서있습니다. 그곳에서 찹쌀가루는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습니다.
▲ 인도네시아산 찹쌀 가루(500g 1.4불) (예리하신 분들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실수도^^)
▲ 울월쓰에서 구입한 건포도, 다진 호두 및 베이킹 파우더. 사진 속의 건포도는 찰떡 5회 분량, 호두는 2회 분량.. 베이킹파우더는 수십회 구워먹을 수 있음.
▲ 오븐에서 막 나온 찰떡^^ 평소 간식으로 먹던 아몬드와 푸룬도 추가했어요~
▲ 한 김 식힌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절단.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해요~ 바삭한 호두와 아몬드가 씹혀 고소하네요...따뜻할 때 먹어야 제맛이 나는건 다 아시죠?
▲ 견과류가 들어가 영양 만점인 찰떡의 단면^^ 좀 식은 다음에 칼질을 해야 깔끔하게 잘린답니다.
이렇게 만들어놓은 찰떡은 따뜻한 김이 사라지기 전에 먹는게 가장 맛있습니다^^ 식어갈수록 바삭거림이 많이 없어져요. 그래도 오븐에서 꺼낸 후 그 자리에서 다 먹을 수는 없는 법! 남은 분량은 잘 식힌 다음에 밀폐용기에 담아 놓은 후 출출할 때나 끼니 대신으로 먹어도 좋고요, 랩이나 호일로 잘 싸서 학교 갈 때 간식으로 싸가도 좋네요^^ 친구들에게도 나누어주니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반죽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미만이고, 굽는 것은 오븐이 알아서 해주니 집에 재료만 있다면 시간과 노력 많이 들이지 않고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다른 유학생 여러분들도 오븐이 있다면 가끔씩 해드시길 권해드힙니다.
< 요리 팁 >
1. 농도를 우유로 조절하는데 원 레시피에는 부침개 반죽보다 질게 하라고 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질게 하니 바삭거림이 덜해서 저는 약간 된 반죽을 선호합니다.
2. 호두, 아몬드 등은 반죽에 섞기 전에 오븐에 살짝 구워주세요. 그래야지 더욱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살아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