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호주의 연휴 마지막 날에 인사드립니다^^
시드니는 한국보다 한 시간 빠르다고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왔는데요, 어제부로 시드니의 시계는 한국의 시계보다 2시간 앞서가고 있습니다. 10월 4일 2시부터 시드니가 속해있는 뉴사우스웨일즈주와 빅토리아, 타즈매니아, 사우스 오스테리일리아, 그리고 ACT(특별행정구역) 주의 호주 남동부 5개주에서 앞으로 6개월 동안 서머타임(daylight saving)에 들어갔기 때문이죠.
넓은 땅떵어리를 가진 호주에서는 보통 3개의 시간대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시드니, 브리즈번, 멜번, 캔버라 등이 있는 동부지역은 동부표준시(표준시간대 + 10시간)이 적용되고 있고요, 중부는 표준시간대보다 9시간 반이 빠르고, 서부지역은 8시간이 빠르지요.
▲ 평상시의 호주 전역 시간대(3개의 시간대 적용)
하지만 서머 타임이 적용되는 5개 주에서는 매년 10월 첫 일요일 2시가 되면서 동시에 3시가 되는 시간 이동을 하게 됩니다. 이 때부터 서머 타임이 시작되는데, 올해는 10월 4일 2시가 되는 순간 3시가 되면서 순간적으로 1시간을 잃어버렸답니다.
이 기회에 호주의 서머타임에 대해 알아보니 역사가 꽤 오래되었네요. 1차 대전때 연료 절약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시행했다가 1971년에 본격적으로 뉴사우스웨일즈주(시드니가 있는 주)에서 매년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 10월 4일 새벽 2시에 이렇게 시계를 돌여놓으라고 하는데, 밤에 안자고 기다렸다가 시계 맞추는 사람은 없겠죠?
▲ 서머타임 적용 시의 호주 시간대(5개의 시간대 적용)
서머타임의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그 시작일에는 혼란을 겪은 사람들의 불만이 방송과 신문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비행기 시간을 놓쳤다, 약속 시간을 못맞췄다, 아직 생체 리듬이 한 시간을 따라잡지 못했다 등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네요.
호주의 서머타임은 매년 10월 첫째 일요일 새벽에 시작되는데, 일요일에 시작해서 많은 직장인, 학생들의 적응하도록 해놓았고, 마침 다음날인 월요일은 호주의 공휴일(노동절)이라 혼란이 덜하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그래도 제 신체 리듬과 폰 시계는 바뀐 시간대에 적응하지 못해 여전히 예전 시간대에 따르고 있는데요, 어제, 오늘 2일동안 몸이 헤롱되어서 침대 밖을 벗어나지 못하고, 폰은 자동으로 전원을 껏다가 켜면 자동으로 세팅될 줄 알았는데, 시간 설정하는 기능에서 '서머타임 적용' 기능을 클릭해야지만 바뀐 시간으로 맞춰지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도 빠르면 내년 4월부터 이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직장인들의 노동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반대하고 있지요. 하지만 호주는 그 역사가 오래되었고 정해진 근무시간 외의 추가 근무를 잘 안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거센 저항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니 제가 서울에서 회사를 다녔던 시절 잠깐이지만 5시에 퇴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회사가 비수기에 들어갔던지라 야근 없이 모두들 5시를 조금 넘으면 가방 들고 회사 밖을 나서기는 했지만 집으로 직행하지 않고 근처 술집으로 향했었죠. 저녁 먹고 한참 술마시다가 한참 취해있을 무렵 문득 시계를 봐도 9시가 넘지 않고, 밖은 환하니 당연 2차, 3차에 노래방까지 갔게 되면서 많은 돈을 썻던 기억이 나네요. 이런 기억을 떠올려보니 한국에서 서머타임이 적용되면 많은 술집들의 매상이 오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인터넷 게시판에서 에피소드를 들어보니 어떤 유학생은 아무도 서머타임에 대해 말해주지 않아 한참후에 알게되었다며 그간의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점검해보아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요즘 큰 시험때문에 신문, 방송을 멀리했었는데 다행히도 미리 친구들이 알려주어 차질이 없었습니다.
▲ 어제 잃어버린 한 시간은 서머타임이 끝나는 내년 4월 4일 일요일 새벽 3시에 되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참, 혹시 서머타임 시행되는 지역에 사시는 분중에 아직도 시계 앞으로 안 돌려놓은 분들, 지금 빨리 돌려놓으세요~
참고 1. 서머타임의 정식 영문 명칭은 위에 표기했듯이 Daylight Saving 이지만 편의상 서머타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참고2. 한국에서도 가장 최근에 이 제도를 도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88올림픽이 열리던 해와 그 전해 2년간이었는데요, 저는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