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작렬하는 햇볕으로 가득한 시드니에서 인사드립니다^^
여름을 맞은 시드니의 날씨는 발걸음을 해변으로 향하게 하는데요, 아쉽게도 요즘 시험이 한창이라 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의자에 들썩거리는 엉덩이를 고정시켜야만 합니다.
토요일이었던 어제 큰 시험이 하나 보고 다음 시험까지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지만 그래도 비치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네요..ㅠㅠ 대신 전에 찍어놓은 비치 사진을 열어보는 것으로 만족하려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지난 번 '쿠지 비치~본다이 비치 걷기'를 소개하면서 잠시 언급하였던 '쿠지 비치 ~ 마로브라 비치' 구간의 해변따라 걷기 코스입니다.
개인적으로 쿠지 비치 ~ 본다이 비치 구간보다 이 구간을 더 좋아하는데요, 그 이유는
1. 집에서 훨씬 가까워 소요 시간이 짧으며,
2. 돌아오는 길에 쇼핑이 가능하며,
3. 예쁜 현대적인 주택 구경이 가능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대부분 지은지 100년쯤 된 낡은 하우스입니다. 비록 초기 건축연도는 오래되었지만 꾸준히 리노베이션과 관리를 하기 때문에 보기 흉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그중에는 예쁘게 관리한 집들도 많기 때문에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쿠지비치~마로브라 비치 걷기를 하면서 지나게 되는 동네인 South Coogee 의 일부 거리를 걷게 되며 보는 집들은 감탄을 나오게 하고, 잠시라도 살고 싶게 하는 욕구를 불러 일으키더군요. 오늘 이 걷기 구간을 소개하며 해변의 모습과 함께 이 주택들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 쿠지 비치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본다이 비치, 남쪽으로는 바로브라 비치가 있습니다.
▲ 이 구간도 마찬가지로 걸을 수 있는 길이 잘 정리되어 있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역시 이 길을 걸으면서 한 쪽으로는 푸른 시드니의 동해 바다의 모습을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 해변 경사면을 이용해 층층히 지어진 주택들. 이 집 내부에서 창 밖을 내다본다면 푸른 바다가 보이겠죠?
▲ 쿠지~본다이 비치 구간과 마찬가지로 길 한 쪽은 바로 바다입니다.
▲ 이 구간에서 헛갈리는 구간이 한 곳 있는데요, 가기 전에 지도를 출력해가지 않으면 헤매기 딱 좋습니다. 해변으로 가는 길이 막히면서 잠깐이지만 큰 도로로 나와서 걸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헛갈리기 시작하는 구간에 지도가 있더라도 헤맬 가능성이 높으니 혹시 가실 분은 주의하세요^^
또한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시드니 전역에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 여러 곳 있습니다. 이 곳을 다 걸으려면 7일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네, 바로 혼동되는 구간은 아래의 지도에 나타나 있습니다. 혹시 이 길을 가시고자 하는 분이 있으면 이 지도만이라도 꼭 출력해 가시길 바랍니다. 길눈이 밝은 저도 지도없이 갔던 첫 날 많이 헤맸습니다.
▲ 위의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길이 두 곳으로 나뉘는데요, 각각 '붉은 길'과 '초록 길'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두 길을 모두 걸어본 결과 각각의 특징은,
1. 붉은 길
해변따라 걷기 구간에서 잘 정비된 길대신 '자연 그대로'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이 구간은 말 그대로 '해변'을 걷는 경험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 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려고 길을 인위적으로 정비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나름 독특한 풍광을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지만 바닷물로 젖은 바위면이 많이 미끄럽기 때문에 다소 위험할 수 있습니다.
▲ 해변따라 걷기 구간의 혼동되는 구간은 이렇게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는 화살표 바로 옆의 골목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 골목 사이를 통과하면 해변따라 걷기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 골목 끝의 아슬아슬한 계단을 내려오면,
▲ 바위로 형성된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파도가 바위 위까지 들이닥치니 길이 많이 미끄럽습니다.
이 길은 많이 위험하기 때문에 제가 갈 때마다 다른 사람은 볼 수 없었습니다 -.-;;;;;;
대부분 다른 구간인 '초록 길'을 이용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길의 장점은 해변따라 걷기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험을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에게 적합하죠^^
이제 다음 구간은 위의 지도에서 '초록 길' 로 되어 있는 'Mermaid Avenue' 입니다. 이 길에 반한 이유는 이 길을 따라 지어진 현대적인 주택들 때문인데요, 대부분의 집들이 해변 조망이 가능하며, 야외에 pool도 갖추고 있더군요.
▲ Mermaid Avenue 의 주택들..
지은지 100년된 낡은 집에서 살고 있는 저,,, 요런 집에서 잠시라도 살고 싶어집니다.....창밖으로는 푸르디 푸른 바다가 보이고, 역시 바다를 보며 집안의 풀에서 수영을 즐기고, 주말에는 친구들을 불러 야외 테라스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는 꿈^^
언젠가 한 번은 이 꿈을 실현시켜보고자 돌아오는 길에 동전을 탈탈 털어 '오지 로또'를 구입하여봤지만 '한국에서도 안되는 로또가 호주에서는 될리가 있겠냐!' 라던 친구의 말만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말았습니다.
쿠지비치에서 시작한다면 초록길이던 붉은길이던 이 두 구간을 지나면 곧 종착지인 마로브라 비치(Maroubra beach)가 나옵니다. 본다이, 쿠지 비치에 비해서 많이 작은 규모이지만 역시나 아름답고 또한 조용해서 로컬들에게 사랑받는 비치 중 한 곳입니다.
▲ 이 구간의 종착지인 마로브라 비치(Maroubra beach)
100% 자비로 시작한 유학생활로 힘든 생활을 하던 중 난데없는 '고환율'을 만나 제 생활이 더 궁핍해지고야 말았습니다...ㅠㅠ 경제적 소비가 수반되는 볼거리, 놀거리가 가득한 시드니에서 살면서 집이나 도서관에 처박혀 책이나 들여다볼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집 가까이 이처럼 돈 안들이면서도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해변따라 걷기 코스'가 있어 고마울 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