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네덜란드에서 만피입니다.
최근 네덜란드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네덜란드는 지금" 4번 째 편을 시작합니다!
l 네덜란드 기차에 요강이 있다??
네덜란드 철도청은 네덜란드인이 운영하는 철도답게 정시 철도 운행으로 유명합니다. 기차가 30분 연착하면 티켓 비용의 절반을 환불해주고, 한 시간이 늦어지면 티켓 비용을 전부 환불해주는 규정이 있다고 하는데, 제 경험으로도 네덜란드 철도청이 운행하는 기차는 거의 연착이 없고 연착을 하더라도 5분 이내 정도인 거 같아요.
이렇게 항상 호평을 받던 네덜란드 철도청이 최근에 ‘화장실 칸이 없는’ 철도 총 131대를 도입하여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철도청 입장에서는 이들 철도가 운행될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데다가, 승객들이 생리 현상을 느낀다고 해도 충분히 ‘참을 수 있을 정도’의 거리라고 생각했다는데 최근에는 정치인들조차 화장실 없는 기차를 비난하며 “모든 열차 칸에서 인터넷 연결까지 되는 세상에 화장실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했다고 하네요.
이러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철도청이 고안한 해결책은 바로 ‘휴대용 변기’입니다. 이 변기 안에는 액체류가 닿으면 젤리형으로 변하는 하얀색 파우더가 있다는데요 이를 이용한 후 자신의 소변이 담긴 휴대형 변기를 하차하면서 함께 버리면 된다는 것이 철도청이 제시한 해결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휴대용 변기 때문에 오히려 논란이 커지며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소식! 입니다. ㅋㅋㅋ
l 네덜란드 학계 역사 상 최대의 부정행위가 벌어지다!
그 동안 일반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주제로 사회심리학 논문을 발표하여 TV에도 자주 출연한 바 있는 네덜란드 교수의 논문의 대다수가 허위 논문으로 밝혀져 엄청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의 논문 중에는 “잘 생긴 사람들이 인생에서 더 좋은 기회를 갖는다”는 내용이 실려 있으며, 미국의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는 “지저분한 환경에서 사람들은 고정관념을 갖거나 차별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 발표한 논문 “육식은 사람을 반사회적으로, 이기적으로 만든다”에 일부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결국 허위 논문의 꼬리가 잡혔는데요, 관련 조사 위원회는 네덜란드 학계 역사 상 최대의 부정행위라며 교수직 박탈과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람. 그 동안 어떻게 설문 조사나 실험의 결과를 조작한 것일까요? 혼자 쓰는 논문의 경우는 아무렇지 않게 내고, 공동 연구의 경우 설문 조사나 실험은 혼자 하겠다고 한 다음 조작된 결과를 주었다고 하네요. 공동 연구자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경우 “날 못 믿어?”라고 윽박지르며 위기를 넘어갔다니, 강심장을 가진 사람임에는 틀림 없어 보입니다.
스타펠 교수는 일간지 ‘브라반트 다그블라드(Brabants Dagblad)’에 보낸 글에서 “(나는) 연구자와 학자로서 실패했다”면서 “더 좋은 논문을 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했다. 그는 또 “동료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사회심리학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에 대해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l 네덜란드 여왕님의 해외 나들이
저번에 헤이그에 살고 있는 네덜란드 여왕님을 직접 보고 쓴 이야기 기억나시나요?
황금마차에 앉아 인자한 미소를 날려주시던 베아트릭스 여왕님과 그 일가족이 현지 시각으로 지난 1일 카리브해로 나들이를 갔다 왔다고 합니다.(나들이라고 하면 너무 가벼워 보이나요? 순방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적합할 지.. 잘 모르겠네요 ㅎㅎ)
중앙 아메리카의 카리브 해에는 네덜란드 령의 5개 섬이 있는데요 이를 통칭해서 네덜란드령 앤틸리스 제도라고 합니다. 이 제도의 5개 섬은 이전엔 네덜란드의 식민지였지만 1954년 자치권을 인정받아 지금까지 네덜란드의 자치령으로 남아 있습니다. 인구의 대부분은 과거 아프리카에서부터 강제이주 당하여 사탕수수 농장의 노예로 일하던 아프리카인의 후예라고 합니다.
물론 자치령이긴 하지만 네덜란드하면 유럽 대륙만 떠오르는데 아메리카 대륙에 아직까지 영토가 있다니 놀라운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