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화창한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암스테르담 지하철역들이 북적대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화창하지만 약간은 쌀쌀한 날씨임에도 즐거운 표정들로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
이 날은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암스테르담 마라톤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암스테르담 마라톤은 37년 째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되고 있는 마라톤 행사인데요, 물론 암스테르담의 중심가를 달리는 것은 아니고요, 암스테르담 외각에서 시작하여 중심부의 일부를 도는 코스입니다. 이번 연도에는 42.195km의 풀코스와 하프 코스, 8km 코스로 나뉘어 진행되었어요.
저는 역시 8km 코스에 참여했습니다.
하프 코스를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오래지 않아 바로 포기하고 말았죠 ㅋㅋ
연두색 선이 제가 뛴 8km 코스였는데요, 다른 코스에 비하면 너무 보잘 것 없는 코스입니다 ㅋㅋ
아침부터 서둘러 암스테르담 올림픽 주경기장에 도착하니 여러 가지 부대 행사를 진행하더군요. 특히 어떤 회사에서 요거트를 새로 런칭해서 무료로 나눠주길래 왔다 갔다 하면서 세 개나 받아먹었어요. 물론 마라톤 끝나고요 ㅎㅎ
자 이제 시작입니다!
평지로 유명한 네덜란드답게 마라톤 코스도 정말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전~혀 없는 어떻게 보면 좀 심심한 코스였습니다. 하지만 도로를 다 통제하는데다 공원도 지나가고 달리면서 암스테르담 시내를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더라고요.
하지만 여유있게 시내를 보는 것도 3km 까지. 그 이후론 어떻게 달린지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ㅋㅋ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제가 참여한 8km에서 첫 번째로 골인한 사람은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분이셨는데 이 분 기록이 무려 26분 8초!!
일 등하신 분의 장면인데. 잘 안 보이네요 ㅋㅋ 전광판의 숫자는 26분 8초입니다.
그 이후에 마라톤 유망주로 보이는 아이들이 몇몇 들어오고 많은 분들이 들어온 후 제가 골인! 최종 기록은 38분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맙소사. 1등 하신 중년 분과 13분 차이나네요.
사실 마라톤 접수를 해놓고 준비도 안하고 전 날까지도 왠지 귀찮음이 커져서 안 갈까도 생각했는데 막상 뛰고 나니 기분이 엄청 좋더라고요! 날씨도 좋았고요.
서울과 한강 마라톤에서도 10km를 뛰어봤는데 암스테르담에서 뛰는 기분은 또 엄청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주변 풍경도 다르고 같이 뛰는 사람도 다르고요(동양인은 거의 저 혼자였던 거 같아요) 사실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더 커서, 직접 뛰어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ㅋㅋ
혹시 네덜란드 유학이나 교환학생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이런 마라톤 대회들은 어떨까요??
- 로테르담 마라톤
1981년부터 시작된 마라톤으로 미국의 보스턴·뉴욕마라톤대회, 영국의 런던마라톤대회와 함께 세계 4대 대회로 꼽힌다고 해요. 매년 4월에 로테르담에서 개최된다고 합니다. 내년 대회의 접수는 벌써 받고 있다고 해요.
- Nike Run Dam tot Dam
나이키에서 주최하는 휴먼레이스 또는 위런서울을 아시나요? 올해도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We run Seoul의 네덜란드 버전이 Run Dam tot Dam 입니다. 해석하면 담에서 담까지 인데요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해서 옆 도시까지 가는 코스라고 해요.
올해엔 9월 달에 개최된 걸로 알고 있는데 내년엔 언제 할 지는 잘 모르겠네요. 매년 나이키 마음대로 신청을 시작하고 개최하고 하는 것 같아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