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전에 렌트카 영수증을 찾느라 뒤졌는데 나오지 않아서 아쉽지만..
차량이 주가 되는 호주인 만큼, 렌트카 업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한적한 바닷가나 산골로 가서 왜 렌트카업체가 없냐고 물으신다면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일단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이저 렌트카 업체들은 다 호주에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데요.
얘네들이 그 업체들이죠.
우리 나라에서는 K렌트카가 유명하지만 최근 이 회사들도 영업을 하고 있지요. 가격은 일단 AVIS가 가장 싼 듯도 한데, 지역별, 기간별, 조건별로 천차만별이라서 어느 한 곳을 추천하기는 그렇습니다. 회사마다 이벤트를 실시하는데요, 이 경우에는 평소보다 무척 저렴한 딜이 나오기도 하니 관심을 가져야겠지요. Europcar는 항공사 버진 블루의 Velocity 회원에게 포인트 적립 및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지기도 하고, AVIS는 콴타스 Frequent Flyer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곳에서 차량을 빌렸는데, 메이저보다는 작은 Abel이라는 작은 회사였습니다.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에만 지점이 있는 이 회사는 $29에 차량을 빌려준다고 광고하는 곳입니다. $29짜리 차량은 이 전편에 실린 현대 겟츠 수동변속기 차량입니다. 왼손으로 기어를 넣는 것이 영 부자연스럽고 위험한 듯하여 $4를 더 주고, 자동변속기 닛산의 티다를 빌렸죠.
그렇다면 $33이 1일 렌트 비용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저는 차를 살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다닐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으니 매일 차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낡아서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X차를 사는 것보다 거의 새 차를 모는 즐거움이 있을테지요.
영수증이 없어서 세세히 기억은 못하지만 일단 얘네들이 일처리를 하는 수수료가 붙습니다. 약 $3 정도지요. 그 다음에 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가장 싼 보험이 약 $20 정도합니다. 이 녀석들은 그거 안 들면 차를 빌려주지 않겠다는군요. ㅋ 그 다음에 등록비라는 명목으로 얼마, 또 기억도 안 나는 명목으로 다 해서 $67이 나오고 마지막에 약 10%의 GST라 하여 부가가치세 같은 소비세가 붙습니다. 뭐 이거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니 넘어가기로 한다지만, 결국 내라고 하는 금액은 $74.XX 거의 $75에 육박합니다. 순간 친구와 함께 표정이 바뀌며 "쌌다" 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더군다나 이 차량은 동일 지역에 반납하는데도 불구하고 250km의 제한까지 있더군요. 1km 초과시마다 20센트씩을 내야합니다. 어차피 그 이상 달릴 것은 아니라서 크게 개의치는 않았지만, 만약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된다면 조건을 다 따져서 반드시 거리 무제한 조건이 달린 차량을 빌려야 합니다. 어쨌든 지불한 가격은 광고에서 본 $29의 두 배가 넘는 $75였으니 배보다 훨씬 큰 배꼽에 당한 셈이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빌리더라도 보험 없이 세금을 포함하면 하루에 최소 약 $60 정도는 생각을 하셔야 할 겁니다. 차량 픽업과 리턴을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지만, 주 경계를 넘는 경우에는 이용 가능한 차량 종류가 제한되고, 수수료가 부과되며, 주 경계를 넘지 않더라도 거리가 멀다면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름값이야 자기 차량과 렌트카의 여부와 상관없이 들어가는 것이니 그냥 그렇다 치더라도 하루 빌리는 비용이 그다지 만만치 않다는 것이지요. 호주에서 사람들이 중고차를 사는 것이 이해가 되더군요.
뭐 이 밖에는 버짓이라는 꽤 큰 회사도 있고, 동네 곳곳에 작은 렌트차 업체도 있습니다. 한 지역에서만 빌리는 경우에는 소규모 업체도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빌린 곳과 다른 곳에 반납하려면 전국적인 지점이 있는 곳에서 빌리는 것이 좋겠지요.
일반 차량 말고 캠퍼밴같은 특수차량에 도전하고 싶다면 캠퍼밴을 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비싸고 불편하기는 하나 대신 차내에서 숙박을 해결할 수 있어 저렴함도 있지요. 서양 여행자들은 Wicked camper 라는 곳에서 차량을 많이 빌리는데, 이 곳에서 빌려주는 차량은 진짜 캠퍼밴이 아니고, 일반 봉고형 승합차를 개조한 것이라 좀 별로더군요. 물론 가격은 그 어설픈 개조 캠퍼가 진짜 캠퍼밴보다 싸겠지만, 차 안에 부엌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TV도 있고 해야 제대로 된 맛이 나지 않을까 싶군요. 직접 빌려보지 않고, 자주 보지는 않아서 어느 회사가 유명한 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구글에서 Camper Van으로 검색하면 회사는 여럿 등장을 합니다.
차량 렌트시 필요한 것은 여권, 운전면허증, 그리고 신용카드입니다. 신용카드는 단지 렌트비 결제 이외에도 차량을 들고 튀는 행위 방지 및 사고시의 보상 등에 대한 금액 청구를 위한 것이므로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금으로 얼마를 맡기고는 안 되냐는 물음에 No라는 말만 합니다. 운전면허증은 국제운전면허증으로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각 회사의 배너를 누르면 해당업체로 바로 연결이 됩니다. 궁금하시면 직접 가셔서 차 구경이라도 해보세요.
다음 이야기는 "왜 ANZ에 한국인이 많을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