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호주 도시들의 교통수단을 하나씩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현재 잠시 머물러 있는 브리즈번 및 남동부 퀸즐랜드의 대중교통에 대한 것이고, 다음 번에 멜번, 그리고 시드니 마지막으로 아들레이드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브리즈번을 비롯한 퀸즐랜드 남동부는 트랜스링크 서비스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트랜스링크 홈페이지 (http://www.translink.com.au)에 들어가면 더 자세한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홈페이지에서는 Journey Planner라고 해서 어느 지역에서 다른 지역까지 가는데 이용할 교통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서 상당히 편리합니다. (가끔 약간 덜떨어진 시스템이 헛소리를 하기도 하지만요..)
브리즈번은 물론 선샤인코스트와 골드코스트까지 이 서비스로 이어져 있어서 대중교통이 편리(?)합니다. 트랜스링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철도와 버스 그리고 페리입니다.
우선 퀸즐랜드 레일(Queensland Rail, 이하 QR)은 시티트레인과 트래블트레인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시티트레인은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과 같이 브리즈번시와 근교를 연결하는 노선이고, 트래블트레인은 멀리는 케언즈까지 운행하는 장거리 노선입니다. 트래블트레인은 철로 상태도 그다지 양호하지 않아 속도가 느린 탓에 수요가 그다지 많지는 않아서 운행이 하루에 한두 편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이용하기에 그다지 편리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항공노선이 발달해 있는 나라다 보니 어쩔 수 없기도 하겠지요.
시티트레인은 브리즈번 공항에서 도심까지 이어지는 에어트레인 서비스를 포함하여 선샤인코스트라인, 골드코스트라인, 클리블랜드라인, 입스위치라인, 빈리히라인, 퍼니글로브라인, 숀클리프라인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노선번호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종점의 지명을 붙이는 것이 특징이지요. 도심 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무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서비스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지난 주에 탔던 골드코스트행 열차가 시티트레인이지요.
버스는 브리즈번 시의회에서 운영하는 브리즈번 트랜스포트 소속의 버스가 브리즈번 시 경계 안의 운행을 담당하고 있고, 로간 시에서 운행하는 로간 시티 버스, 레드랜드시 중심으로 운행하는 베올리아 트랜스포트 등이 브리즈번까지 버스를 운행합니다. 골드코스트에서는 서프사이드(Surfside Bus, 버스를 외관이 예뻐서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버스가, 선샤인코스트에서는 선샤인코스트 선버스 등이 운행을 합니다.
브리즈번 트랜스포트의 버스입니다.
단점 중의 하나는 많은 노선의 배차간격이 길다는 점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주요 루트의 BUZ (Bus와 Buzz의 합성어지요) 를 제외하고는 약 30분~1시간에 한 대씩 버스가 다니기도 합니다. 그래도 대학교까지 운행하는 노선은 학기 중에는 배차를 늘리고 따로 추가적으로 운행하는 노선이 있을 정도로 수송에 신경을 쓰고 있으니 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남북으로 버스웨이라는 버스 전용차로가 있고, (우리 나라와는 달리 기존 도로와 완전히 분리된 버스만의 고속도로) 애초에 정류장에서 추월가능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서 버스 한 대 멈춘다고 지나갈 버스도 못 지나가는 일은 거의 없지요.
브리즈번의 야심작 버스웨이(Busway).
노선버스 외에는 들어올 수 없답니다.
가장 큰 단점이라면 브리즈번 시티를 중심으로 외곽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식으로 노선이 구성되어 있어서 외곽지역간에 이동을 하려면 시티까지 나왔다가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는 점이지요. 옆동네가려면 시티까지 갔다가 옆동네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덕분에 많은 호주인들이 차를 구입하기도 하지요. 이 밖에 정해진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고(그래도 버스 기사에게 항의하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버스에 사람이 일정 이상 타면 "Full" 이라면서 더이상 태우지 않고 그냥 가기도 하지요. 사실 자리잡고 가는데 버스가 만원이 되면 내리는 것만 가능해서 은근히 즐기곤 합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짜증이 나겠지만요..
그리고 시티캣으로 대표되는 브리즈번 강을 따라 도심의 승객을 실어나르는 배가 있는데요. 브리즈번 시 의회 페리에서 운행을 합니다. 시티캣 외에도 시티페리 등이 있는데 운행 빈도나 범위로 볼 때 시티캣이 주가 되고 시티페리는 시티캣이 서지 않는 작은 선착장을 중심으로 운행을 합니다. 시티캣을 타고 브리즈번 강을 따라 도시를 구경할 수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기도 하지요. 사우스뱅크에서부터 스토리브릿지를 지나 시드니스트리트까지 이어지는 구간의 야경은 꽤 예쁜 편입니다. 배차도 어지간한 버스보다는 자주 있으니 이용에 큰 무리는 없습니다.
시티캣 뒤로 브리즈번에 새로 생긴 녀석이 보이는군요. ㅋ
트랜스링크서비스에 참여하는 회사들의 목록입니다.
Brisbane Transport (브리즈번 시내 버스)
Brisbane City Council Ferries
QR (Queensland Rail)
Bribie Island Coaches
Brisbane Bus Lines
Buslink
Caboolture Bus Lines
Hornibrook Bus Lines
Kangaroo Bus Lines
Laidley Bus Company
Logan City Bus Service
Mt Gravatt Bus Lines
Park Ridge Transit
Southern Cross Transit
Sunshine Coast Sunbus
Surfside Bus Lines
Thompson Bus Service
Veolia Transport
Westside Bus Company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데요. 티켓은 열차 역과 뉴스 에이전시 등의 허가를 받은 대행업체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버스 안이나 페리 안에서도 구입은 가능한데요, 잔돈을 들고 타서 어디까지 간다고 하면 티켓을 줍니다. 가격 계산은 위에 그려진 존의 범위에 따라 계산이 되고, 학생과 시니어 등에 한해 50%의 Concession 할인이 적용됩니다. 티켓 구입 전에 할인이 적용되는 카드를 제시해야 하지요. 버스가 다소 늦어질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 버스 기사에게서 티켓을 구입하기 때문인데요. 버스 기사가 일일이 발권을 하고 손으로 잔돈 거슬러 주는 것까지 다 합니다.
버스기사에게 구입하는 페이퍼 티켓입니다. 영수증과 같은 재질의 감열지이지요.
기본 가격은 이 앞의 글에서 적었던 것처럼 존 하나 내에서 이동시 $2.40이고 존이 1개씩 추가될 때마다 50센트가 올라갑니다. 1존에서 왕복을 한다면 $4.80이 들지요. 그래서 매일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위클리(1주일티켓), 먼슬리(1달티켓)을 사서 다닙니다. 왜냐하면 이런 티켓은 유효기간까지 승차 횟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지요. 위클리의 가격은 4일 왕복의 가격, 먼슬리의 가격은 위클리의 4배, 즉 16일 왕복의 가격입니다. 거의 절반을 공짜로 타게 되는 셈이지요. 그리고 이 티켓으로는 해당 구간에 한해 열차, 버스, 페리의 이용이 모두 가능합니다.
할인은 학생에게 적용이 된다고 했는데, 이것이 모든 학생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학의 디플로마 이상의 학위 과정, 혹은 그에 준하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만 QR로고가 찍힌 학생증이 발급이 되는데요. 이 로고가 할인이 적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 어학연수생들은 컨세션이 아닌 성인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 것이지요.
추천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가격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이 암암리에 컨세션을 구입해서 이용하는데요. 버스기사가 유심히 보는 경우도 있고, 가끔 검표를 하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하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주의만 주고 넘어가기도 하고 심하게는 티켓을 몰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페이퍼 티켓 외에 Go카드라는 우리나라의 교통카드와 유사한 카드도 등장했습니다. 아직 신용카드와 연계는 안 되어 있고, 카드를 사서 일정 금액을 충전해서 쓰는 방식입니다. 사용을 촉진시키기 위해 현재는 이용시마다 금액의 20%~50%까지 할인하는 정책을 쓰고 있는데요. 버스를 갈아탈 때 환승할인 같은 것이 없으니 여러 번 타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게 되겠지요.
나름대로 최신의 설비(State-of-the-art)라고 자랑하는 Go카드입니다.
우리나라는 오래~오래 전에 도입이 되었는데 말이죠.
이 트랜스링크 시스템의 맹점은 존에 따른 과금인데요. 예를 들면 브리즈번 시티(Zone 1)에서 브리즈번 남쪽 써니뱅크(Zone 4)까지 이동하는 요금보다 브리즈번 남쪽의 그리피스 대학교(Zone 3)에서 시티를 거쳐서 북쪽의 케드론(Zone 3)까지 가는 것이 더 저렴해집니다. 왜냐하면 시티~써니뱅크는 1~4존의 4구간을 이동하고, 남북을 가로지르는 경우에는 1~3존의 3구간만을 이동하기 때문이지요.
브리즈번에서의 트랜스링크존입니다.
1존은 시티와 그 주변부, QUT가 2존에는 Suncorp 스타디움, UQ, The Gabba, 인두루필리, Mt. Coot-tha가 있네요. 3존에는 그리피스대학교와 코알라동네 론파인이 있고, 4존은 중국인, 한국인 밀집지역인 써니뱅크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