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간만에 일찍 일어났더니 이런 시조가 생각이 나네요 허허허(참 별게 다;;)
어제 밤에 글을 쓰려고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쿠키 사진을 보면서 제 자신을 고문했었는데요 -.ㅜ
다행인지 불행인지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야식의 유혹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어요 +_+
쨔쟌
맛있어보이나요? 음흐흐
제 생애 처음으로 직접 만들어본 쿠키랍니다! :)
하고 끝날 이야기 같았으면 아마 '맛있는 이야기' 게시판에 올렸을 거에요 ;
즉, 이 쿠키에 기나긴 사연이 얽혀있다는 거죠;;
제가 뉴질랜드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좋은 분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분들 덕에 큰 어려움 없이, 즐겁게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하고자 쿠키를 선물하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열심히 쿠키 레시피를 찾아보고 기본적인 내용을 숙지한 후, 재료를 사러 마트로 갔지요
'제대로 된' 쿠키를 만드시는 분들처럼 저도 직접 계량을 해서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워낙 초보인데다가 필요한 도구들도 없고 해서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쿠키믹스를 사왔어요.
패키지 뒤에 적힌 조리법을 보니
진짜 별 거 아니더군요! 이렇게 쉬울 수가!
하며 자신감에 가득 차서 쿠키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타이머를 돌려놓고 행복해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더라고요
점점 짙어지는 탄내가 ............................................
급하게 오븐을 열어보니 시꺼먼 연기가 파악 올라오면서 순식간에 온 집안을 가득 채우더군요;;
그 결과물은
이 무슨...ㅜㅜ...
분명 패키지에 적힌대로 온도랑 시간을 맞췄는데, 그 시간이 되기도 훨씬 전에 새까맣게 타버린거 있죠ㅜㅜ
너무 이론에만 충실했나봅니다. 오븐 옆에 딱 붙어서 지켜봤어야 했는데 -. -;;; 허허
아마도 초콜렛 부분이 빨리 녹아서 타버린 것 같아요
엄밀히 따지면 처음에 보신 사진은 두번째 판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짜' 첫 쿠키들은 바로 위에서 보신 것처럼 새까맣게 타버려서 모두 버려야 했어요ㅜㅜㅜ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는 사실!
오븐에서 나온 매캐한 연기에 화재경보기가 반응을 한거에요ㅜㅜㅜ
탄냄새에, 희뿌연 연기에 가뜩이나 정신이 없는데 귀따가운 알람까지;;
창문을 활짝 열고 연기를 내보내려고 이리저리 부채질을 해봐도 알람이 안 꺼지더군요
본인실수로 소방차가 한 번 출동하면 뉴질랜드달러로 1000달러(약 80만원정도)를 내야 한다는 소문을 들어서
안절부절 -. ㅠ
어떻게 어떻게 하다보니 겨우 알람은 꺼졌는데
어디선가 소방차 소리가 들려오더라고요
큰일났다! 싶었죠 -.ㅠㅠ
도망갈까 -. -; 생각도 했어요
다행히도 저희 집으로 온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여러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밖으로 안 나가길 잘했다고 하더라고요
연기가 밖으로 나가서 복도에 있는 화재경보기에 닿으면 소방차가 출동했을거라고 -
뭐 집집마다 좀 다르겠지만, 암튼 다행이었어요 ~
휴- 1000불... $_$
소방서 홈페이지에 가보니, false alarm charging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요.
2번까지는 안 내도 되지만, 첫 false alarm 이후로 12달 내에 3번 이상 false alarm이 울리게 되면 1000불을 내는 거라고 합니다.(거기에 부과세까지-.-)
요즘 들어 사이렌 소리가 자주 들리네요
아파트 내의 화재경보 뿐만 아니라, 소방차 사이렌도 많이 듣고 있어요
특히 새벽에 울리는 쩌렁쩌렁한 화재경보 땜에 잠을 설칠 때도 종종 있어요
여기서 불난 건 아닌데 근처에서 불났으니까 대기하고 있으라고 -ㅠㅠ 새벽 3~4시쯤에 방송을 시작하면
절대 잘 수가 없어요. 화재 위험 때문이라기보다는 시끄러워서ㅠㅠㅠ
근데 이렇게 큰 소리도 너무 자주 듣다보면 익숙해질까봐 걱정이에요;
진짜 위험한 상황이 되어도 못 깨어나면 -. -허허;;;;
한국 같은 경우엔 가을철에 화재 위험이 높잖아요
지금 뉴질랜드는 한창 여름인데 하루도 빠짐없이 사이렌 소리가 들리니 좀 이상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조사해봤더니, 뉴질랜드는 화재가능성이 높은 계절이 여름이랍니다.
높은 기온, 낮은 강수량 그리고 건조한 북서풍이 토양습도를 낮춰서 화재 위험성은 높아진다네요.
(사진출처http://www.infonews.co.nz/photoindex.cfm?l=1&t=119)
뉴질랜드에서 최근에 발생한 화재현장 사진이에요
여름철 화재에 대비해 소방서에서 몇가지 조언을 제공했는데요.
지방 거주민들에게는, 주소지 번호가 도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작물들로부터 가려지지 않게 잘 정리해주고, 화재시 소방차 진입이 어렵지 않도록 무성한 나무들 또한 정리해줄 것을 권고해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이 추가된 항목으로는 수영장이나 개울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수도와 소방기기와의 연결을 보장하는 4가지 다른 형태의 수도연결장치가 부착된 물탱크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는군요. 이게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화재대응력을 높여준다고해요.
그리고 도시 거주민, 특히 회사에도 비슷한 조언을 했어요.
회사는 주로 mail communication을 위해 우체국의 사서함 제도를 이용하나봐요. 그래서 그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주소를 보여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거죠.
하지만! 만약 화재가 났을 경우엔? 주소가 보이지 않는다면 소방차가 찾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죠? 그런 이유로 도로에서 주소를 확인할 수 있게끔 만들기를 권하고 있어요.
뉴질랜드에는 총 346개의 소방지구(urban), 440개의 소방서, 그리고 약 960여개의 소방기기가 있답니다.
직업소방관은 1707직, 자원 소방관은 7000명, 운영및지원 풀타임/파트타임 자리가 524직, 커뮤니케이션 센터엔 76직이 있다고 합니다.
전 무엇보다도 자원소방관 수에서 감탄! +_ +;; 정말 말그대로 volunteer라면 아무런 대가 없이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해내고 있다는 걸까요?? 우와,,,
마지막으로 훈훈한 사진 한 장!
물론 모델 분들의 몸매도 훈훈하지만 *-. -*ㅋㅋㅋ
이렇게 사진을 찍은 사연이 훈훈하답니다
이 분들은 타우포 volunteer rural fire force의 소방관 분들입니다. 이 소방서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긴 하지만 커뮤니티 기반의 소방서라 재정적으로 여유롭지가 않은 가봐요. 필요한 장비를 마련하기 위한 기금 조성 목적으로 자체적으로 달력을 제작해서 판매했다고 합니다.
10달러로 훈훈한 달력과 더불어 소방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거죠.
이 분들 외에도 소아암 환자 기금 마련을 위해 달력을 제작한 소방관들도 계신다고 해요
오늘 아침엔 미국 대통령 취임식 라이브 방송을 봐서 그런지
괜시리 뭉클하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D
Reference
http://www.nzholic.com/bbs/board.php?bo_table=bbs04_01&wr_id=2140&page=10
http://www3.fire.org.nz/cms.phppage=1007
http://www3.fire.org.nz/CMS_media/pdf/ab31a72a29edd3cc5522bdacbc858e16.pdf
http://www.infonews.co.nz/news.cfm?l=1&t=119&id=30900
http://tvnz.co.nz/view/tvnz_portable_story_skin/61053
http://www.newplymouthnz.com/RSS/NewsReleases.xml
http://www.nzholic.com/bbs/board.php?bo_table=bbs04_01&wr_id=1959&page=16
18번째 이야기 Reference
http://www.ers.dol.govt.nz/holidays_act_2003/dates/2006_9.html#nyd
http://k.daum.net/qna/view.html?qid=3g7y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