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좀 색다른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지내다 보면 해커스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참 많지만 늘 컴퓨터와 함께 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잊어버리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네요. 그러다 하나 우연히 신문에서 본 이야기의 기억을 되살려 전할까 합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마커스 아인펠드(Marcus Einfeld, 70)씨는 과거 연방법원 판사를 지낸 분으로 부친이 과거 NSW주 부지사를 지내는 등 명문가 출신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도 사립 명문 학교를 졸업했고, 시드니 대학 법대를 나온 엘리트 법조인의 코스를 밟았다고 하는군요.
이런 법조인들이 대형 사건을 맡지 않는 이상 일반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갖기도 어렵고 언론 역시 보도를 하지는 않는데요. 이 분이 유명해진 것은 연방법원 판사로는 최초로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랍니다.
그 이유는 제목에서처럼 77달러의 벌금을 아끼려다 그리 된 것인데요. 그 내막을 알아보기로 하지요. (아~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2006년 1월 8일 오후 아인펠드씨는 시속 50km구간에서 60km로 운전을 해서 벌금 딱지를 받았답니다. 그냥 냈으면 좋으련만 이 벌금을 회피할 계획을 세우는데요. 그 이유는 돈도 돈이려니와 운전 면허 벌점때문이었다고 하는군요. 면허 취소까지 벌점 4점이 남았는데, 속도 위반으로 벌점 3점을 받게 되어 단 1점만이 남게 된 것이지요. 그렇다면 다음 번에 자칫 실수라도 하면 바로 면허는 날아가게 되고, 자신의 취미인 운전을 하지 못할까 두려워졌답니다.
그는 자기는 시드니 북부의 포스터라는 곳에 있었고, 미국에서 온 친구 브레넌 교수에게 차량을 빌려주었다고 거짓진술을 했는데요. 지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벌금과 벌점을 취소하고 아인펠드씨의 완전범죄 계획은 성공한 듯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드니의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마이클 비치(Michael Beach)라는 사람이 브레넌 교수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서 사단이 일어납니다. 그녀는 이미 3년 전에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나온 것이지요. 그랬더니 아인펠드씨는 다른 브레넌인데 뭔가 착오가 있었나보다고 했는데 그 사람 역시 죽었던 것이지요. 궁지에 몰린 아인펠드는 친구 어머니의 차를 빌려 북쪽으로 갔다고 말을 바꿉니다.
이제 사건은 커져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이 되고, 불행히도 아인펠드씨가 당시 시드니에 있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의 휴대폰 위치 기록과 신용카드 사용 기록이 나오고, CCTV에 전자태그 기록까지 나오면서 그는 더이상 발뺌을 할 수 없는 위치에 이르게 됩니다. 2007년 3월에는 13가지 항목의 위반으로 기소를 당하게 되지요.
결국 그는 ABC TV에 출연하여 자신이 거짓말을 인정한 것을 시인합니다. 그러나 2009년 3월 20일 브루스 제임스(Bruce James) 판사는 치밀하게 계획된 위증, 의도적 범죄행위로 최고 3년에, 가석방이 되지 않는 2년형을 선고합니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로 인해 아인펠드씨는 184,000달러에 이르는 판사 연금을 날려먹게 되고, 평생 쌓아온 판사로서의 명성을 잃게 됩니다. 더불어 2년간의 징역살이도 해야 하겠지요. 그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상당히 관심을 가졌고, 호주 애보리진이나 난민 등의 인권운동에서 앞장서서 모범적인 인물 중의 하나였다고 하는군요. 명성을 쌓기는 힘들지만 잃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저는 이제 계속 미루어 둔 숙제를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야할 것 같군요. 아직 채 보지 못한 DVD가 쌓여 있는데 아쉽군요. 다음 이야기에서는 장거리 철도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