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t out like a lizard drinking
Extremely busy, at top speed 엄청 바쁜 것을 표현하는 뜻입니다.
책에 어원이 소개되어 있기는 한데, 오히려 어원을 설명하면 더 혼란스러울 것 같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왕 생일은 제 나라 여왕도 아니고 별로 관심없이 지나갔네요. 오늘 오전까지 끝내야 하는 온라인 숙제가 있어서 어제 밤에 짐을 싸들고 학교로 와서 끙끙거리다가 간신히 끝을 내고 해가 뜨는 것을 보며 집으로 가서 얼른 씻고 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 어제는 에세이를 쓰느라 종일 매달리고 밤을 새워서 쓴 끝에 마감 시간 1분 전에 제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는데요. 여전히 초등학생이 써도 더 잘 쓰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지난 번에 이틀이나 늦게 내서 20%의 감점을 먹었던 것에 비하면 급발전한 셈이지요.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언어가 따라주지 않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고, 답답함에 일이 더욱 진행이 되지 않는 것 같군요.
(자료 : The University of Adelaide, Life in Adelaide)
이것은 국제학생들의 문화 적응에 대한 정서 상태에 관한 표인데요.
처음에 와서 좋다고 하다가 문화적 차이에 충격을 받고 가라앉았다가 다시 적응을 한다는 것이지요.
저도 처음 호주에 왔을 때 이래서 3개월 정도 지나니 "아우~ 집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잘 맞는 것 같아요.
그 시간을 넘어서니 아무 생각없이 그냥 일상이 그런가보다 하고 지내게 되더군요.
이 그림은 현재의 잠꾸러기버전인데요.
출발할 때부터 처음으로 엄마께서 공항에 배웅을 나오셔서 떠나는 기분이 묘하더군요.
애들레이드로 온 다음에는 새로운 환경에 새로이 잘 시작해보자는 마음을 다졌고
멜번에 다녀오면서 즐거웠으나,
집에 틀어박혀 뒹굴뒹굴하며 지낸 시간 이후로는 골골거리다보니 상당히 정서가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악몽같은 에세이와 숙제로 이틀 밤을 지새다보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네요.
그러면 오늘의 이야기로 넘어가도록 하지요. 호주는 책값이 우리나라에 비해서 상당히 비싼데요. 이는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전혀 반가운 소식은 아니지요. 우리나라에서 1~2만원에 구입이 가능한 명저 "Grammar in Use" 도 40달러 이상 주어야 살 수 있고, 다른 어학교재들도 한국보다 두세 배는 비싸지요. 학교에 있는 유니북스라는 서점과 학교 밖의 대학교재 전문 서점 간에 경쟁이 붙기도 해서 서로 자기들이 싸다고는 하지만 120달러짜리 교재를 10%정도 할인하는데 그치고 있지요.
이번 학기에 듣는 수업 네 개 중에서 저에게 에세이로 엿을 먹이는 수업은 지정된 교과서는 따로 없는지라 필요한 교과서는 세 권이라서 아주 기뻐했지만, 대신 한 학기에 수십 개의 논문과 여러 권의 책을 읽으라고 해서 사람의 피를 말리더군요. 호주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책값이 상당히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국 서적의 인터내셔널판 가격은 오른 환율까지 감안하면 한국의 3배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인터넷 서점을 찾아보니 두 권을 사서 보내면 우편요금을 합치더라도 가격이 훨씬 저렴한지라 집에서 옷가지와 이불을 보낼 때 통계와 수학책을 같이 넣어 보내서 비용을 어느 정도 절약을 했습니다. 다른 한 권은 호주에서 발행된 책이라서 한국에서는 판매가 되지 않아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고 있는 중이고요. 가격보다는 내용이 나중에는 안 볼 책 같아서 사지를 않았지요. 제가 산 두 권의 책이 여기서는 236달러였는데, 한국에서 책을 구입하여 EMS로 보낸 비용까지 다 해서 15만원 정도 나왔으니 꽤 쏠쏠한 재미를 보았지요.
그렇다고 책을 무한대로 사서 국제우편으로 보내는 것은 다소 위험이 따르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새로 구입한 책이 두 권밖에 되지 않았고 반바지와 수건, 이불 등 쓰던 물건이 함께 있어서 별 무리없이 통과를 하였지만, 통관이 까다로운 호주이다보니 종종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답니다. 호주 세관에서는 해외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한 책이 공항에 도착하면, 구입 가격이 아닌 호주에서 시판되는 가격에 배송료까지 합쳐서 1000 달러를 초과할 경우 5%의 관세를 부과하고, 호주 시판가격으로 계산된 도서가 + 관세 + 배송 및 보험료의 총액의 10%의 GST를 추가로 때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어요.
호주에 있는 한 학생이 해외 인터넷 서점에서 650달러를 주고 책을 산 경우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불한 도서가는 650달러지만 호주내 가격은 1200달러이니 이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을 합니다.
그리고 배송 및 보험료 150달러, 관세 60달러가 합쳐져 1410달러가 되고,
이 금액 10%의 GST를 합쳐서 201달러를 세금으로 내게 됩니다.
실제로 지불한 금액은 650+150+60+141= 1001달러로,
호주에서의 가격 1200달러보다는 저렴하지만 가격 차이가 확 줄어들게 되고,
이래저래 짜증스러운 것을 감안하면 별 이득이 없다고 봐야겠지요.
학용품도 한국과 비교했을 때 최고 2배 정도까지 가격이 비싼 편인데, 중국에서 수입된 물건이 많습니다. 펜 종류는 우리나라에도 흔한 BIC이나 일본회사 제품이 있어서 큰 문제는 없으나, 공책 및 레포트패드와 같은 종이류는 지질이 아주 엉망입니다. 재생용지로 만든다고는 하는데, 지우개로 지우다보면 종이가 금방 닳아서 어쩌자는 것인지 싶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공책을 몇 권 사오기는 했는데, 막상 이것이 출입국할 때 짐이 되기도 하더군요. 볼펜은 역시 값이 싼 한국에서 10자루짜리 팩을 사가지고 왔는데 일본 친구가 귀국하면서 잔뜩 준 학용품세트도 있어서 잘 쓰고 있습니다.
Tax File Number
절약과는 거리가 있지만, 역시 돈과 관련된 것이지요. 호주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하려면 Tax File Number 라는 번호를 세무서에서 받아야 합니다. 현금으로 임금을 받는 경우에는 있으나 마나한 것이기는 하지요. 학생의 경우 학기 중에 20시간 이내, School Holiday로 지정된 경우에는 제한 없이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호주의 대학과 정부의 스폰서를 받아서 학생비자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8시간으로 취업 가능시간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먹고 살게 해주니까 일은 하지 말라는 것이겠지요.
저는 이 번호를 받으려면 세무서를 찾아가 직원에게 번호 만들어달라고 해야하는 줄로 알고 브리즈번 시내를 싹 뒤집고 다니던 때가 있기도 했는데요. 그냥 온라인으로 http://www.ato.gov.au 에서 납세 번호 신청을 하면 됩니다. 약 1주~2주 사이에 우편으로 해당 번호가 적힌 편지가 배달이 되는데, 우편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으면 우체국 사서함으로 배달을 요청해서 나중에 우체국을 찾아가 수령할 수도 있습니다. 간혹 이 번호를 안 좋은 쪽으로 쓰는 사람이 있기도 하니 번호 보안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제 번호는 주인을 잘 만나서 잘 쉬고 있는데, 시험 이후에 바로 구직전선에 뛰어들 참이라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간 듯하네요.
호주에는 1센트 동전이 사용되지 않는다!
호주에서 가격을 표시할 때 센트까지 표시하게 되지만 실제로 유통되는 최소 단위의 화폐는 5센트입니다. 그러면 99센트짜리 물건은 어떻게 거래가 될까요?
호주에서 유통되는 최소단위 화폐 5센트동전
정답은 그냥 1달러를 내고 끝입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겠거니 했는데 반올림을 통해서 잔돈을 떼먹기도 합니다. 센트단위가 3,4로 끝나면 5센트, 8,9로 끝나는 경우에는 10 단위를 하나 올리는 반올림을 하지요. 그래서 99센트 물건은 1달러를 주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1.01달러같이 센트단위가 1,2로 끝나면 버리고, 6,7로 끝나더라도 남는 부분은 버리고 5센트로 계산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가급적이면 슈퍼에서 센트 단위를 "버려지는" 1,2,6,7센트에 맞추고자 하는 편이지요. 돈의 크고 작음보다 받을 것을 받지 못하는 것이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 방식을 잘 이용해서 99센트짜리 물건을 세 개 구입하면 2.97달러가 되기 때문에 2.95달러를 지불하여 이익을 볼 수 있기도 하지요. 만약 올림이 되는 경우에는 현금으로 결제를 하지 않고, 직불카드로 결제를 하는데요. 은행 계좌에서는 1센트 단위까지 정확하게 해서 빠져나가거든요.
슈퍼마켓 영수증인데 8.67달러의 금액을 현금계산할 때는 8.65달러가 되지요. 헤헤~
물건을 살 때는 마감시간 직전에
슈퍼마켓이나 음식점에서는 문을 닫기 1~2시간 전부터는 가격인하에 들어갑니다. 야채와 과일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도가 떨어지게 되고, 이미 만들어 놓은 음식은 소비하지 않으면 다음 날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저는 한국에 있을 때도 동네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에 밤 10시쯤 어슬렁어슬렁 가서 싸게 파는 물건들을 사와서 엄마께서 아주 좋아하시고는 했는데요. 여기서도 학교 수업 끝나고 슈퍼마켓에 들러서 반값 이하로 팔리는 빵이나 야채를 사면서 비용을 절약하고 있습니다. 원래 5달러 정도 하는 포장 야채를 1달러를 주고 사기도 하고, 바게트 빵도 80센트 정도 주고 사오기도 합니다. 다만 학교가 시내 중심부에 있는 슈퍼마켓과 가까이 있다보니 학생들도 엄청 몰리고, 일반인들도 많아서 시기를 살짝 놓치면 남아있는 것이 없어서 빈 손으로 돌아오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큰 슈퍼마켓은 매주 할인판매하는 품목의 카탈로그를 매장 앞에 배치해두는데요. 이것을 하나씩 가져다가 가격을 비교해서 싸게 사는 것도 절약의 요령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호주의 슈퍼마켓과 유통업체들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호주의 유통업체들이 알고보면 서로 다 얽혀 있어서 묘한 가격차별을 하고 있더라는 재미있는 사실이 있지요.
중고 가게에서 의류 및 생활용품 구입
브리즈번에 있을 때는 중고 가게(Second Hand Shop)가 여러 군데 있어서 반소매 티셔츠를 여러 벌 싸게 샀는데요. 지금 가지고 있는 캘빈 클라인 반소매 티셔츠는 4달러, 집에 놓고 온 빌라봉과 퀵실버 셔츠도 3달러 주고 사서 비용을 절약했지요.
유명 브랜드의 중고를 사는 것보다 그냥 브랜드 신경 쓰지 않고 새 옷을 사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은데, 막상 입을만한 옷들은 최소 저가브랜드 상품도 15달러 정도 되어야 하고, 경험상 품질도 그다지 좋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중고 상품 중에서 거의 입지 않아서 새 것과 다름없는 것들이 있어서 잘 고르면 훨씬 더 오래 입게 되는 것 같아요. 중고 가게에서 책이나 다른 물건들도 같이 팔기 때문에 가끔 들어가서 물건을 둘러보는 것은 마치 보물찾기하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자판기 이용은 자제
이해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학교의 물가가 일반 상점보다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지요. 한국의 대학이 학생을 위한 복지시설 등은 부족해도 학교 내에서는 다른 곳보다 돈을 절약할 수 있는데 여기는 전혀 그렇지 않지요. 학교 앞 식당에서 3000원짜리 점심을 사먹고,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은 다음 남은 돈으로 자판기에서 음료수와 커피를 뽑아마시며 즐기는 5000원의 행복이 여기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은 큰 아쉬움이지요. 100원짜리 자판기 커피와 500원 이하의 음료수는 참 좋았는데..
과자류는 1.80~2달러 수준인데 양이 상당히 작습니다.
콜라의 가격은 캔은 1.7달러, 600ml 병은 3달러나 하네요.
콜라를 잘 마시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싶어요.
물값도 만만치 않아요. 봉이 김선달 놀이나 할까봐요..
그래서 저는 자판기에 적힌 가격을 보고는 살 엄두를 못 내고, 길을 건너 슈퍼마켓에 가서 사오고는 합니다. 도시락을 싸가지 않은 날에는 학교 식당의 음식이 비싼데다가 맛도 없어 보여서 슈퍼마켓에 가서 세일 중인 빵을 사서 먹는 정도이지요. 지난 주에는 페스트리를 두 개에 3달러에 팔아서 먹고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네요. 그래도 쿠폰이 몇 장 있어서 학기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한 두번은 가보아야 할 것 같기는 해요.
2년 전에 왔을 때는 길바닥에 사람들이 돈을 자주 흘려서 길가다 주운 것을 합치니 50달러는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려운 경제 탓인지 요즘에는 그 흔하던 5센트 동전조차 찾기가 쉽지 않네요. 아직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경험적으로 경제가 좋을 때 길바닥에 떨어진 돈이 많지 않나 생각을 해봅니다.
(최종수정 : 2009. 6. 9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