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즈매니아에서의 우핑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 편이 될 것 같아요. 윌못 이라는 작은 타운 소개,
유기농 먹거리에 이어 오늘은 저와 동물들과의 하루를 소개 하려 해요. 윌못은 시골이라
사람들이 사는 집들이 걸어서는 약 10분-20분 간격으로 띄엄띄엄 있어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고 무척 조용해서 사라의 집에서 지내는 초반에는 엄청난 지루함을 느꼈답니다.
인터넷도 없고 말이죠. 그래서 더욱이 자연스레 동물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정글북의
모글리가 생각나더군요. 하하하 동물들이 저의 친구가 되어 주었거든요. 저는 애완동물을
키워 본 적도, 동물원 밖에서 동물을 접한 적도 없어 그런지 이따금 친구들이 애완견을
쓰다듬으며 대화하는 걸 이해 못했는데 윌못 에서의 생활 이후로 동물들과 언어로의
소통은 불가능 하지만 감정교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마음으로 느꼈어요.
자 이렇게 붉고 강렬한 해가 드넓은 평지위로 매일같이 힘차게 떠오릅니다. 이 장관을 보기위해
새볔 4시반에 완전 무장하고 들판으로 나가 해를 기다렸답니다. 박하향이 나는듯한 아침공기..
저 멀리 줄지어 가는 양떼들, 이따금 울어대는 젖소들과 함께 말이죠ㅎㅎ 해가 떠오르며 따뜻한
햇살이 땅을 비추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감동했어요. 약 30-40분 사이에 어두 컴컴했던 주변이
해로 인해 따뜻한 공기로 환해 지며 그림자의 방향과 크기도 바뀌는것에 엄청 놀랐구요.
아침 7시쯤 입니다. 시골에서는 수만가지의 녹색을 구경할 수 있어요.
아침이 되면 이렇게 늘 작업복으로 갈아 입었답니다. 덥다고 짧은 반바지, 셔츠는 절대
금물이에요. 햇볕에 그을리는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이리저리 하루종일 숲속을
헤짚고 다니면 크고 작은 상처들이 생기더라고요 ㅎㅎ 신발도 마찬가지 입니다.
웅덩이가 많아서 일반 운동화는 물에 쉽게 젖고 불편해요. 자 이제 준비를 마쳤으면?
에헴... 양치기가 되는 것이죠..ㅎㅎ 농담이요. 그냥 말뚝에 묶어 두었던 밧줄을 풀어 다른
말뚝에 묶어주는 간단한 일이 랍니다. 말뚝 주변에 있던 풀을 밤새 다 뜯어 먹었기 때문에
먹이가 가득한 자리로 이동시켜 주는것이랍니다. 양의 먹이라고 해봤자 잡초들...:p
사라는 이 양을 못된 양이라 불렀습니다. 고집이 세다고 하는데... 몸은 하얀데 얼굴만 검해서
얼굴에 숱을 바른거 같애요ㅋㅋ실제로 본 양은 제가 평소 그려왔던 솜사탕 같은 존재가
아니더군요. 몸 색깔은 하얀색보다는 갈색에 가깝고, 육중한 몸매에 가로로 쭉 찢어진
특이한 동공을 가져 절 놀라게 했었죠. "메에에에에에" 이 귀엽지만 약간의 바보스러움이
섞인 특유의 양 울음 소리.. 특히 웨스턴애니메이션에서 뭔가 엉뚱한 일이 생겼을때
자주 들을 수 있죠? 제가 아는 한 캐나다 친구는 양 울음소리의 달인이랍니다ㅋㅋㅋㅋ
큰 등치와 달리 깜찍한 애교쟁이 말 커플 입니다. 제 손길에 행복해 하는 백마의 표정을
주목해 주세요 ㅋㅋ 말들이 뛰노는 곳 옆에 커다란 배나무가 있었는데요. 크기가 작거나
상처가 있는 배들은 모두 말들에게 던져 주었답니다. 침을 줄줄 흘리며 360도 원을 그리며
쫙쫙 씹어대는 입 모양ㅋㅋ 왠만한 코메디 프로보다 재밌었어요.
한낮이 되면 그야말로 화/창/한 날씨 ! 파란 하늘에 구름조각 동동이 딱 어울리는 곳이였답니다.
아침에는 약간의 농장일과 양과 말을 돌보고, 점심시간 이후로는 사라는 그녀의 애완견 BOO!
와 함께 놀아주었습니다. 사실 놀려먹기에 더 가까운 놀이시간이였어요ㅋㅋ 왜냐하면 공을 오른쪽
방향으로 던지는척 하면서 다른방향으로 던지거나 아님 아에 던지지 않았거든요. 물론 저도
동참했고요. 하하 부 라는 이름을 가진 이 녀석은 겨우 8개월 된 강아지로 몸집은 크지만 애교가
얼마나 많은지..그리고 언제나 훈련에 적극 임하는 녀석이였습니다.
공놀이가 지루해 지면 집 뒤로 끝이 펼쳐진 들판으로 함께 달리기... 물론 부가 빠르지만 ㅎㅎ
참 즐거운 시간이였어요.사진의 나무 밑기둥 엄청 크죠. 지금은 잘려나가고 없지만 그 인근
주변지역에서 가장 큰 나무였다고 해요. 아마 어른 대여섯이 팔벌려도 다 안 지 못할것 같죠?
이렇게 뛰놀다 지쳤는지 낮잠을 잡니다. 가끔 제가 심심하면 흔들어 깨웠어요.
사라의 다른 애완동물인 타이거! 이름이 타이거인 요 녀석은 긴 밧줄과 붓, 실을 좋아했어요.
가끔 부와 쫓고 쫓는 상황을 연출 했답니다.
사라의 집은 크레이들마운틴(Cradle Mountain)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어요.
타즈메니아 섬의 40%이상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올라있는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크레이들 마운틴은 많은 관광객들이 꼭 찾는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도브 호수를
끼고 트레킹하는 여러가지 코스가 있는데 저는 약 3시반 전도 소요되는 가장 쉬운 코스로
주변 경치를 즐기며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몇몇의 야생동물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사진에서 저 정말 건강한 시골 소녀 같아요. 패션감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무지개 스웨터와 노메이크업에 수줍은 미소까지..ㅋㅋ 그래도 자연과 한데 어울리기에 딱이죠?
하늘로 비상하는 이름모를 멋진 새 ㅋㅋ
처음에 웜뱃인지 알고 흠칫 놀랐다가 사라의 설명으로 야생 토끼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참 운이 좋았답니다. 크레이들 마운틴에서 야생 왈라비를 정말 가까이서 보았어요.
왈라비는 작은 캥거루라고 생각하시면 쉬워요. 한참을 서로 응시 했답니다. 제가
무서웠을까요? 한 십여분뒤 사라져 버렸답니다.
노을도 참 예쁘게 지는 윌못마을... 이 사진 제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 중 하나 입니다.
사라와 그녀의 강아지 부! 조금 쓸쓸해 보이지만 영화 속 마지막 장면같이 뭔가 메세지가
담긴 것 같아요. 저의 호스트 사라와 친구가 되어주었던 많은 동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 ^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에요. 제가 사라의 집에서 머무는 동안 종종 촬영한
비디오와 사라와의 인터뷰를 편집하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었는데... 그중 사라가 저와의
지냈던 시간에 대해 말하는 부분만 잘라 함께 첨부합니다 ^ ^ 1분 남짓해요. 가편집본이니
번역과 싱크가 상태가 별로지만 UCC 개념으로 재미있게 봐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