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집에 들어가지 않고 여기 저기 전전하고 있는 잠꾸러기입니다.
어젯밤에는 아래 침대의 나이드신 아저씨가 내내 코를 골아서 잠을 못자고
아침에 그 아저씨 나간 다음에 잠이 들어서 대낮에 일어났습니다.
비가 내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또 하루를 날릴 뻔했습니다.
옆 침대의 남자도 잠을 거의 못 잤다면서 투덜투덜하다가 저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났지요.
비도 와서 숙제를 가지고 도서관에 가서 끙끙거리다 한 문제 겨우 풀고 덮었다지요.
어서 숙제를 끝마쳐야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을텐데요.
오늘은 퍼스방문기의 세 번째 프리맨틀 이야기입니다.
퍼스에서 프리맨틀은 서쪽으로 약 20km정도 떨어진 항구도시이지요.
요즘 인구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는군요.
지도를 첨부하고 싶지만 사용시간과 요금이 비례하는 인터넷 카페인지라 생략을 하겠습니다.
프리맨틀 가는 열차는 5분 후에 있습니다.
서둘러 달려가 타지요.
이 곳도 제법 역사가 있는 도시인지라 오래된 건물이 꽤 많습니다.
이 건물은 우체국이네요.
이 건물은 교회 건물이군요.
안에는 들어가보지 않았습니다.
전시를 위한 곳은 아닌지라 그냥 들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닐 듯 싶더군요.
이른(?) 일요일 아침이라서 아직은 한산합니다만
사람들이 브런치를 즐기기 위해서 조금씩 나오고 있지요.
이 날도 날이 흐렸다 개었다 합니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바다를 직접 보니 기분이 새로워지더군요.
서쪽인지라 멀리 있는 바다는 인도양이지요.
나라 전체가 하나의 대륙인 호주는 동서로 태평양과 인도양과 맞이한 거대한 나라입니다.
이 때만 해도 비가 내리지는 않았는데요.
중간에 비가 내려 동굴 속으로 숨기도 합니다.
돌아다니다보니 어느덧 점심 때가 되어 피쉬앤칩스를 사먹으러 갑니다.
16달러나 하는 모듬세트 같은 것이죠.
애들레이드 옆의 바로싸 밸리에서 난 포도로 만든 와인 Jacob's Creek도 함께 사서
나름대로 식사의 수준을 높여 즐기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시도가 앞으로의 여정에 큰 방해가 되는 "식신"을 깨우게 되어
투어나 액티비티는 포기하고 먹으러 다니게 됩니다.
입이야 즐겁지만 지갑은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죠.
이 곳은 1903년에 영업을 시작한 곳이라고 하니 역사가 100년이 넘은 곳입니다.
이 근처에서 가장 규모가 크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더군요.
다른 피쉬앤칩스 가게도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정박된 배들과 바다를 바라보는 분위기도 괜찮고..
한 가지 더, 여기 아가씨들이 예쁩니다. 헤헤
사진 찍으려고 포즈를 취하는 아저씨를 도촬합니다.
귀여운 소녀는 덤으로 함께 찍혔군요.
아이들이 참 귀여운데, 여기서는 애들 사진을 허가 없이 찍는 것이 금지되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귀여운 아이들을 볼 때마다 사진을 찍지 못해 좀 아쉽습니다.
리얼하게 만들어 놓은 상이군요.
어머! 저 여자 아이는 얼굴이 해골이라는..
이어서 마리타임 박물관에 갑니다.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2달러를 기부하라고(강제는 아니지만) 하는데
지갑을 무겁게 하는 은색 동전 5센트, 10센트 등을 긁어모아 한 번에 넣고 들어갑니다.
많이 낸 듯한데도 95센트밖에 내지 않았다죠.
들어갈 때 아가씨가 어디서 왔냐고 묻는데 SA에서 왔다고 하자 우편번호를 말해달라더군요.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어디서 왔는지 통계자료를 만드는 모양입니다.
잘 돌아다니다 비가 내려와 저 굴로 숨어듭니다.
마치 감옥 같이 생기기도 했어요.
이어서 서호주 해양박물관에 갑니다.
은근히 박물관을 좋아하는 잠꾸러기입니다.
나라별로 해산물로 만든 식품을 보여주는데
"아*" 의 깐북어포, 그리고 딱 보아도 한 눈에 띄는 아싸 생생 가오리가 있습니다.
앗싸~ 가오리~!
갑자기 미수다의 사오리 양이 생각이 나는군요.
옛날에는 1달러와 2달러짜리도 지폐였나봅니다.
캥거루라는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이 있어서 참 부럽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뭔가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캥거루만 가지고도 실컷 우려먹을 수가 있으니..
수출품과 관련된 것들을 모아놓아 전시하는 곳인데
양모 대신 저렇게 양을 쌓아놓고..
뒤집어진 녀석도 있고
양들이 귀엽지요?
갑자기 엣*스 스페인어사전이 왜 등장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프리맨틀은 노틀담대학교가 있는 곳인데요.
이 학교가 오래된 건물을 학교 건물로 하나씩 탈바꿈시키고 있답니다.
캠퍼스가 딱히 일정 구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길가에 있는 건물들이 학교입니다.
애들레이드는 그래도 어느 정도 길에서 떨어져 있거나 울타리가 있기도 한데요.
그저 신기할 따름이지요.
호텔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을 보니 예전에 술집으로 운영되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노틀담 대학의 교육학과 건물이군요.
돈을 많이 들여서 투자를 하고 있어서 급발전 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서호주 주 전체가 광산업의 활기로 급발전 중이기도 하고요.
아.. 오늘 밤은 일찍 자야 내일 아침 일어나 열차를 타러 가는데요.
제발 그 영감님이 조용히 주무시길 기대해봅니다.
씻지도 않아서 냄새도 나고 솔직히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아니면 정말 라운지에 가서 잠을 청해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9월의 마지막 날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지요.
이번 여정의 네 번째 도시로 이동을 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