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지요. 그래서 화이트크리스마스는 경험하기 힘들지만(불가능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믿을 수 없지만 2006년 크리스마스에 호주 남부 지역에 눈이 왔다는군요. 그것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도 않았는데도 말이지요) 호주 사람들은 크리스마스하면 떠오르는 것으로 가장 먼저 꼽는 것이..
"눈(Snow)" 이라는군요.
브리즈번 시티에서 바로 북쪽에 패딩턴(Paddington)이라는 동네가 있는데 이 곳을 가다보면 언덕길이 많아서 처음에 그곳에 갔을 때 여기서 썰매를 타면 좋겠다고 했더니 같이 가던 누나가 "여기는 눈이 안 오네요" 라고 하더군요. 특히 브리즈번이나, 그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곳은 눈이 내리지 않는 곳이지요.
호주의 TV 프로그램은 미국 프로그램이 절반 정도됩니다. 이 미국 프로그램이 호주에 문화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큽니다. 호주식으로 변형된 점도 있지만 호주 영어는 영국식 영어를 토대로 하고 있는데 특징 중의 하나가 발음이 조금 다르지요. IELTS시험을 준비해보시거나 영국인들과 대화를 해보신 분들은 answer라는 단어를 "앤써~ㄹ" 라는 아주 귀에 익은 미국식 발음이 아닌 "안써" 라고 하는 딱딱한 발음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호주 영어 선생님 중의 하나는 can't 의 발음을 "칸트" 라고 해야 하는데 어린 아들이 TV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고 "캔ㅌ" 라고 미국식으로 해서 바로잡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것은 단지 발음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에 대한 사고의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크리스마스는 겨울이기 때문이지요.
나머지 프로그램 역시 영국 프로그램(요즘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 합니다만)도 있고, 아시아권의 영화, 뉴스도 종종 나옵니다. 이렇다보니 남반구 이야기보다는 북반구의 이야기가 많이 TV에서 다루어지고 그에 많이 노출이 되는 것이지요. 북반구는 당연히 크리스마스 무렵이 겨울이므로 사람들이 코트의 옷깃을 여미며 다니는 모습을 주로 보게 되고, 반팔에 슬리퍼 끌고 다니는 그들도 그런 이미지가 각인된 것이지요. 어쨌든 이런 미디어의 영향으로 크리스마스 하면 눈이 내리는 겨울 풍경을 자주 접하게 되니 눈 내리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조차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내린다고 생각을 한다는 거지요.
이 말을 저에게 해주던 분은 미디어의 힘은 정말 크다면서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변화시킨다고 올바른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캐롤 중에서도 "White Christmas" 라는 노래가 여기서 울려퍼질 때는 웃음이 나오더군요. 캐롤 음반 중에서 인기가 있는 머라이어 누님의 앨범 재킷 역시 눈밭에서 산타옷입고 뒹구는 장면이고 하니.. ㅋ
카지노 앞 퀸스트리트가 시작하는 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집니다.
거의 한 달 가까이 이 트리는 점등이 되지요.
점등식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데 저는 아쉽게도 가보지 못했네요.
아무리 다인종 다문화 국가라고 할 지라도 주류인 백인들이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는 그들에게 큰 의미가 아닐 수 없지요. 다른 서양 국가들처럼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약 2주에서 길게는 3주 정도 긴 휴가를 갖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일을 구하는 워킹홀리데이메이커들에게도 그다지 반갑지 않은 기간이기도 하지요. 특히 학교 업무는 이번 주부터 약 3주간 마비가 된다고 생각을 하면 되겠군요.
상점가도 이렇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버스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채 운행합니다.
당연히 버스기사는 산타 복장을 하고 있는데 더운 날씨에 참 고생이겠다 싶더군요.
크리스마스 버스는 서울에서도 버스회사에서 이벤트성으로 하고 있기도 하지요.
브리즈번에서는 버스가 시 의회에서 운영하는 것이라 노선별로 데코레이션 버스를 정해서 미리 공지를 합니다.
브리즈번의 크리스마스는 이게 끝이냐고요?
아니죠.
사우스뱅크에서 열리는 불꽃놀이도 있지요.
참 볼 것이 많은 곳입니다. ㅎㅎ
가족끼리 강변에 나와서 바베큐 파티하고 잔디밭에서 쉬다가 밤에 불꽃놀이 관람하고 돌아가기 딱 좋습니다.
불꽃놀이는 흔히 볼 수 있는데요..
다음 기회에 불꽃놀이에 대해서 한 번 더 쓰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