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자 주변에서 어떠냐고 물어보는데 그렇다면 저의 답은 늘 "그냥 돈 벌어서 먹고 놀기엔 좋지" 입니다. "영어와 여행" 까지 하려고 돈을 모으고자 한다면, 일을 열심히 해야겠지요. 그런데 영어가 능숙치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은 청소와 농장일로 대표되는 육체노동으로 한정됩니다. 농장에서는 한 달에 $5,000 이상을 벌기도 한다는데요, 운에 많이 좌우가 된다고 "로또" 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제가 농장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잘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농장에서 돈을 번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도시에서는 일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대개 시급이 높지 않아서 큰 돈을 모으기는 쉽지는 않습니다. 자동차가 있다면 한국인 밑에서 청소일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권하고 싶지는 않군요.
조금 싼 영어학원을 다닌다면 4주 정도 기준으로 생활비까지 약 $2,000 정도 필요할 텐데, 이 금액이라면 도시에서 한 달간 일하고 최소 경비만 쓴다는 조건 하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군요. 즉, 4개월을 공부하려면 4개월 이상 일을 해야 하고, 그 기간 동안 제대로 군것질도 못하고 어려운 생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그런 고생을 하면서까지 호주에 있어야 하는지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영어가 목표라면 학생비자를 받아서 가든지, 아니면 한국에서 열심히 공부할 것을 권합니다. 어쩔 수 없이 영어를 써야 하고, 듣는 것이 영어기 때문에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겠지만, 가는 곳마다 호주인들이 있고, 그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것만을 바라보고 가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To be realistic!"
자 그럼 본론으로 넘어가서 브리즈번 공항에서부터 시작하는 첫 날의 이야기입니다.
여기는 에어트레인 국제공항역입니다. 여기서 약 20~30분마다 브리즈번 시내로 들어가는 열차가 있는데,
이 열차는 골드코스트까지 갑니다.
열차는 이렇게 생겼는데, 멀쩡해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안은 낙서도 많고, 청소도 자주 하지 않는 듯합니다.
그래도 공항까지 운행하는 열차는 가장 최신식에 상태가 좋은 편이지요.
이른 아침이라 이용하는 사람은 없고, 가장 깨끗한 칸으로 가서 자리를 차지합니다.
티켓은 무슨 영수증도 아닌 저런 후질구레한..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데 요금은 $13 이나 합니다.
차량이 좌측통행을 합니다. 중앙선은 우리처럼 노란색이 아니고 흰색이더군요.
제가 가려는 백팩은 저 길 끝에 살짝 보입니다.
백팩에 방을 잡고, 샤워를 한 후 각종 절차를 위해 이동합니다.
입국 후에 비자 레이블도 받아야 하고, TFN도 신청을 하는 등 할 일이 몇 가지 있지요.
브리즈번 시청 시계탑이군요.
브리즈번 이민국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는데
"Excuse me, How can I get to the tax office?" 를 수십번 반복해도 사람들이 잘 모르더군요.
어쨌든 일단 보이는 세관에 가서 직원에게 물어 겨우 찾아서 TFN도 신청을 합니다.
배고픈 잭.
버거킹이라는 상호를 쓸 수 없다나요..
메뉴는 우리 나라의 버거킹과 비슷합니다.
브리즈번에서는 랜드마크격인 장소입니다.
점심은 와퍼를 사먹으며 해결합니다.
이 때까지는 햄버거 맛있습니다.
퀸스트리트의 ANZ 지점에서 계좌도 개설합니다.
한국어 안내서를 보여주니 참고하세요.
그러나 직원들은 한국어를 못하더라는..
핸드폰은 옵터스 프리페이드를 많이 사용합니다.
프리페이드 중에서 가장 싸고, 혜택이 많은 편이지요.
돈이 없는지라 당시에 가장 싼 "노키아 빨강" 을 $69에 샀지요.
그러나 곧 이 제품은 단종되고, 컬러LCD의 새 "빨강" 이 나오더군요. ㅋ
저 전화기는 나중에 세탁기에서 수영을 하고 나온 후 아직까지 작동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구입 후 개통은 직접 해야 하는데,
인터넷으로 해도 되고, 직접 상담원과 전화를 통해 할 수도 있습니다.
상담원은 인도인들이 많아서 발음이 다소 독특하지만 우리가 인도인 영어가 괴상하다고 할 처지는 아니겠지요. ㅋ
서양인들이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바이지만 실제 목격을 하니 놀랍더군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30명이 한 방을 쓰는 싼 방에 들어갔는데 이층 침대의 아래칸에서 시트와 이불 등으로 가리고 방 안에서 레슬링과 합체를 하는 친구들도 있고, 밤마다 어둠 속에서 레슬링을 하는 친구들이 꽤 있습니다. 입체음향을 듣는 것 말고는 별 방법이 없습니다. 자기 위 또는 아래 침대에서 일이 벌어지면 진동도 함께 느껴야겠군요. 하루는 지나치게 시끄러운 소리가 났는데 밤이면 문을 닫는 라운지의 쇼파에서 일을 벌이고 있더라는.. 그래도 신기한 것은 누구도 그런 행위를 방해하거나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대개 그들은 원래 커플이 아니고, 원나잇 스탠드의 경우가 많은데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개의치 않지요. 오히려 커플은 2인실 등의 장소를 선택하여 묵더군요.
상대적으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환영을 받게 되는데, 듣자니 동양 여자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있다고 하네요.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외국인 친구를 만드는 것은 훨씬 쉬운 것은 사실이지요. 저보다 먼저 호주를 경험했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아도 성적인 측면이 없다고 할 수 없군요.
제가 도착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되었을 때, 한국에서 온 여자 동생이 있었는데, 어느 프랑스인이 그 친구를 마음에 들어서 같이 저녁 식사를 하자고 하고 피자를 사오며 자꾸 만나자고 했다는군요. 그래서 겁이 나서 저와 친구를 불러서 같이 자리를 하기도 했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 작업을 걸어와서 무시하다가 마침 쉐어하우스를 구해서 모르게 떠난 적도 있지요.
역시 백팩에서 알게 된 한 순진한 여자 동생은 6인실에 묵었는데, 중요한 부분만 가리고 돌아다니는 남자를 보고 무서워서 울었더라는 이야기도 있군요. 그리고 어떤 누나는 같은 방에서 묵던 외국인 남자에게 관계를 요구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친척이 아닌 남녀 사이에 오빠, 누나, 동생 이런 관계 역시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이 그들의 사고방식이라고 합니다.
요즘 우리 나라도 많은 부분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것이 다른 호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