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입니다.
오늘은 아침에 버스가 안 와서 늦는 바람에 Lab 수업에 참석을 못했어요.
아무래도 Lab을 담당하는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다른 수업이라도 들어가서 뭐라도 해야할 듯합니다.
한국의 모교에서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한국에서 애들레이드로 1년간 교환학생을 와 있죠) 전화가 왔어요.
내년에 두 명의 학생이 - 99.9% 후배일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 애들레이드로 오는데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여러 모로 부족한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시고 여기에 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라 참 감사하지요.
어찌 되었든 이번 이야기를 시작해보지요.
이번 학기에도 공부는 그다지 열심히 하지는 않고 있지만 Fail의 걱정은 하지 않고 있어요 ^^
수업 끝나고 만난 홍콩에서 온 Poor C양은 지난 학기 한 과목 Fail을 했다고 이번 여름 학기 수업을 듣는다던데요.
학교가 다르기는 해도 대학 생활 짬밥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 평균에 수렴하여 패스하는 것은 일이 아닙니다. ㅎㅎ
마지막 튜토리얼을 땡땡이치고 - 마지막이라서 좀 걸리기는 했지만 - 집에 일찍 와서
지난 주에 배달을 왔다가 집에 사람이 없어서 근처 우체국에 보관 중이라는 소포를 찾으러 우체국에 갑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 기온은 28도라고 하는데 무척 더웠습니다.
벌써 여름이 온 듯하더군요.
애들레이드는 여름에 40도를 넘기는 더위로 유명한 동네입니다.
그러고보니 지난 주부터 주말에 잠시 살짝 구름이 끼고 소나기가 내린 것 빼고는 내내 맑은 날이 계속되었죠.
여름이 오면 좋은 것은 우선 해가 길다는 것과 아가씨들의 노출이 심해진다는 정도가 되겠군요.
그 밖에는 그다지 반갑지 아니한 것들이지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으나..
썬크림 바르고 모자쓰고 햇빛 가리기에 난리를 치는 통에 지갑을 안 가지고 왔더군요.
아잇~ 걸어가기로 합니다.
순식간에 도착을 한 것은 아니고 오는 도중에 너무 더워서 사진찍기를 포기했습니다.
5시에 문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허겁지겁 왔지요.
우체부가 왔다가 두고 간 안내문을 보여주며 물건을 내어달라고 하니 금방 꺼내어 줍니다.
더워서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먹고 싶지만 그나마 동전 몇 개 든 지갑이 없기에 곧장 집에 가야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인 파라다이스와 우체국이 있는 더난코트(Dernancourt) 사이에 실개천이 흐르는데
이번 겨울에 비가 좀 많이 온 지라 말라있던 개천에 물이 좔좔 흐르고 있습니다.
깊지는 않아서 마음먹고 건너려고 하면 쉽게 건널 수는 있지만 반바지를 입어서 살에 풀이 스치는 것도 그렇고..
한참 망설이다가 그냥 온 길을 되짚어 다리를 건너기로 합니다.
이 다리를 50m 정도 앞두고 개천을 건넌답시고 수백 미터를 오갔다는 그다지 아름답지 아니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쨌든 건너 왔습니다.
저 자리가 건널까 말까 망설이던 그 곳이군요.
그냥 건널 것을 괜히 돌아왔다고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개천 양쪽에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산책로 겸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이 개천은 토렌스강의 지류라는 것 같더군요.
이 길을 따라 걷다보니 집 근처 도로에서 연결된 다리가 하나 있더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중간에 한참 밑으로 내려가서 그곳에 있는 다리를 건너 다시 위로 올라갔던 것이죠.
이제 소포를 부둥켜 안고 집으로 갑니다.
모처럼 구름이 조금씩 끼는 날이었지만
왜 구름은 태양을 피해서 자리하는 것일까요?
타죽겠다 싶은 느낌이 들더군요.
이번 일요일에는 36도까지 올라간다는데 참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잖아도 뉴질랜드 방문 이후 돈이 다 떨어져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중인데
반찬으로 쓸만한 물건들이 많이 와서 참 반가웠습니다.
발송인이 누구인지는 본인의 동의 없이는 밝히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지난 토요일 게잡이놀이 사진입니다.
한 마리도 잡아오지 않아서 바보 삼총사로 몰리고 있어서..
잡기는 했다는 인증샷입니다.
다음부터는 인정사정없이 기준크기만 넘어서면 무조건 잡아올 겁니다.
낚시터에서 라면과 커피만 있으면 걱정이 없습니다.
이 라면을 먹는 사이 게를 담아두고 방치해 둔 양동이가 사라집니다.
이 곳은 해안가에 절벽이 있는 신기한 곳입니다.
갔을 때는 물이 다 빠진 상태라서 낚시에는 그다지 좋은 시간대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래서인지 저 길고 긴 제티 위에 사람들이 별로 없고 왔다가도 금방 돌아가더군요.
분명 집을 떠날 때는 맑고 바람이 잔잔했는데 여기 와보니 흐리고 강풍이 불었죠.
여기는 York Peninsular의 중간에 위치한 Ardrossan이라는 곳입니다.
애들레이드에서는 약 150km 떨어져 있고, 차로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