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해커스 특파원에 지원을 하면서 "한 달에 10개씩은 글을 써야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달 초에 이런 저런 사정이 생겨서 좀 늦게 글을 올리다보니 마지막이 되어서야 급히 버닝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ㅎ
이번에 쓰는 글은 호주 은행 ANZ에 관한 것인데요, 얼마 전 다른 분의 은행계좌에 관해서 설명이 있었기 때문에 잡다한 것은 생략하고 이 은행에 초점을 맞추어 이용의 장점 위주로 설명을 할까 합니다.
우선 호주의 은행은 우리나라로 치면 보통예금인 Saving Account 의 계좌 유지 수수료를 징수합니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한 달에 $2 ~ $5 정도로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이게 상당히 배가 아픈 일인데요, 내가 돈을 맡겨 두었는데 이 녀석들이 이자를 주기는 커녕 보관료를 받아 챙기니 자기들이 스위스은행도 아니고 참 더럽다 싶더군요. 그래도 약자는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별 수 없지요.
ANZ는 Commonwealth Bank, Nab, St. George, Westpac과 함께 호주 전국적으로 지점을 가진 메이저 은행이고, 서울에도 사무소가 있기는 합니다.(그렇지만 출금 등은 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 지점이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제가 갔을 때 브리즈번에서는 한국어로 번역된 안내문을 주었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은 한국어를 할 줄 모르지만, 최소한 계좌에 대한 설명은 안내문이 대신 해주니 편하더군요.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갈수록 많이 호주를 찾는데 경쟁 은행은 많으니 고객 유치를 위해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ANZ에서 제공하는 한글판 Fact Sheet 입니다.
일반용지에 복사해서 주는 거라서 모양은 그래도 번역은 깔끔한 편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 가지 계좌를 이용하게 될 것인데요, 일반 보통예금 계좌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1) Access Select : 수수료 월 $2, 월 6회 ATM 통한 인출 무료, 그 이상은 수수료 부과
2) Access Advantage : 수수료 월 $5, 지점 방문 거래, 인터넷뱅킹, 무제한 ATM 이용 가능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1번을 택하게 될 것입니다. 현금카드가 EFTPOS라 하여 직불카드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굳이 돈을 찾을 필요는 없고, 콜스나 울워스 같은 슈퍼마켓에서 물건 구입 후 카드로 결제시 캐쉬아웃(Cash Out)이라고 해서 소액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달에 여섯 번 정도의 인출이면 충분한 정도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유효한 자격의 학생에 한해서 ANZ에서는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학생은 대학(원)은 물론 어학원도 해당됩니다. 학생증을 들고 가서 "내가 학생이니까 수수료를 면제해주라" 고 하면 그 시점부터 학생증의 유효기간까지 수수료가 면제가 됩니다. 이 혜택은 두 번째 옵션 즉, 수수료 $5 계좌일 때 가능한데요, 따라서 1번 옵션으로 계좌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학생증을 들이미는 순간 2번 옵션 계좌로 바뀌게 됩니다. 즉 인출도 무제한으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알기로는 다른 은행에서는 수수료 면제 옵션이 있는 곳이 없어서 한국 유학생들은 ANZ 계좌를 많이 개설하고, 워킹홀리데이로 갔던 사람들도 학원을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곳을 주로 이용하는 듯합니다. $2의 수수료를 징수하는 Access Select도 이용횟수에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는 계좌입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많은 점포의 수도 이용에 편리하고, 뉴질랜드에도 지점이 있기 때문에 호주와 뉴질랜드 양국에서 이용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요. (ANZ는 Australia and New Zealand의 약자이며, 호주에서는 4대 은행 중의 하나, 뉴질랜드에서는 1위라고 하네요. 아마 호주 내 4위니까 4대 은행 중 하나라고 표현을 하는 듯 싶기도..)
세 번째는 Progress Saver 라고 저축을 위한 계좌입니다. 유지 수수료 없고, 매월 단 한 번 ATM, 창구에서 수수료 없이 인출 가능합니다. (추가 인출시에는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작년 9월에는 이자율이 연 5.25%였는데요, 매월 $10 이상 입금하고 인출을 하지 않으면 추가 이자가 주어지는 상품입니다. 조금 여유돈이 있다면 들어볼만한 상품이지요.
사실 호주에서 일을 해서 급여를 받지 않는 이상 굳이 호주 계좌의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는데요. (호주에서는 계좌 입금 또는 수표로 급여를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계좌 개설시에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은행에 계좌를 발급받으면 3개월에 한 번씩 Account Statement가 지정한 주소로 날아옵니다. (대개 거주지겠죠) 호주에서는 주민등록등본 같은 서류 대신 거주지로 발송된 우편물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소 증명을 합니다. 그래서 우편물이 그다지 날아올 것이 없는 이방인들에게는 이 서류가 귀중한 서류가 됩니다. 도서관이나 이런 저런 곳에서 회원가입을 할 때도 이러한 것을 제시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은행에서 우편물이 날아오는 것이 반갑지요. 단지 계좌 입출금 내역 조회를 위해 발송된 날짜 이후 필요할 때 언제나 가서 내역서를 달라고 하면 무료로 주지만, 이미 발송된 날짜의 내역서는 $14의 수수료를 청구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호주 은행은 따로 통장을 만들어 주지 않기 때문이죠)
다른 특이한 점도 몇 가지 알아보자면..
카드 재발급 수수료는 $15입니다. Police Report를 가져가야 수수료 면제가 가능하지만, 도난이 아닌 이상 그것은 어렵죠. 2,000원을 내는 한국과는 큰 차이가 있군요.
공과금 납부 등으로 인해 잔액보다 초과로 인출을 하게 된다면 $35의 수수료를 내게 됩니다. 우리 나라는 계좌에 돈이 없으면 빠져 나가지를 못하는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여행자수표는 계좌 개설 첫 입금시에만 수수료 없이 입금이 가능합니다. 주말을 제외한 3일이 지나면 현금화됩니다.
호주 입국 6주 후에는 여권 이외의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지점마다 영업시간이 제각각입니다. 브리즈번의 경우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퀸스트리트몰 지점은 평일 오후 5시까지, 그리고 심지어 토,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반면, 다른 점포는 대개 4시 전후에 영업이 끝납니다.(금요일은 대개 5시까지)
브리즈번에는 ANZ 지점이 상당히(압도적으로) 많은데요, 반경 20분 거리 이내의 시티 근처에만도 5개의 지점이 있을 정도지요. 한국인들도 거기에 어느 정도 기여한 바가 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이번에도 역시 저는 ANZ와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고, 그냥 이런 점들이 괜찮더라는 생각에 글을 써보았습니다.
여러분 200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며, 저는 21번째 이야기에 "테니스" 를 주제로 찾아오겠습니다. 호주에서 1월은 테니스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곧 개막할 호주오픈 테니스 덕분에 저는 벌써부터 설레입니다. 테니스.. 좋아하세요?
아니 이건 농구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