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요일 42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던 시드니는 어제까지 20-25도 정도로 시원한 날이었다가 오늘은 34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이 예상됩니다. 지난 5월에 시드니에 오면서 여름 옷을 제대로 챙겨오지 못한 저는 요즘 마땅한 옷이 없어 외출을 꺼리고 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쇼핑몰에 가보았지만 좀 괜찮다 싶은 옷은 비싼 편이라 살 수도 없겠더라고요. 급하게 서울 집에 계신 부모님께 여름 옷을 보내달라는 SOS를 쳤고, 어제 항공우편으로 보내셨다고 하네요. 아마 월요일에나 받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이야기는 호주에서의 인터넷 사용법인데요, 여기서는 한국에서처럼 인터넷 사용이 편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종량제'때문인데요, 업로드와 다운로드 되는 데이터 용량에 따라 돈을 내야 한답니다. 그래서 어느 통신사의 TV 광고를 보니 인터넷 고지서를 부모님이 열어보려는 찰나 크게 혼날것을 예상한 아이들이 쏜살같은 속도로 도망가는 상황이 표현되기도 합니다. 또한 자주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유학생들은 종종 인터넷 사용에 불편을 겪기도 하지요. 보통 유학생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사용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거주지에 기 설치된 인터넷을 사용
보통 유학생들은 쉐어의 형태로 많이 사는데요, 집 주인이 이미 집에 인터넷을 설치해놓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무선으로 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사용비용은 보통 쉐어비에 포함되어 있지만 집주인에 따라 추가로 돈을 내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집주인이 인터넷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는 쉐어생들이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때 소요되는 설치비와 사용비용등은 서로 합의하여 나누면 됩니다. 제가 사는 집이 바로 이런 케이스인데요, 하우스메이트 중 한명이 시드니에 오래 거주했고, 계속 거주할 예정이라 이 친구 명의로 인터넷을 설치하여, 매달 사용 인원수대로 요금을 나누어 지불합니다. 보통 인터넷 설치는 2년 이상 약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이사하는 경우에도 재설치 비용 등을 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유학생들은 자기 이름으로 인터넷 설치를 잘 안하는 편입니다.
▲ 옵터스사의 인터넷 플랜. 많이 비싸고, 그나마 주간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많이 작습니다.
2. 무선 인터넷 사용
자주 거주지를 옮기거나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사용해야한다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쓰리, 옵터스 등 통신사에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모바일폰과 마찬가지로 선불과 후불제가 있습니다. 선불은 미리 모뎀과 사용량을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이고, 필요한 용량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쓰면 되지요. 후불제는 모뎀은 공짜이지만 2년 약정이라는 조건이 있고, 역시 모바일폰과 마찬가지로 월별 일정금액을 내고 그 금액에 해당하는 용량만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간 내에 이 용량을 추가하여 사용하게 되면 추가로 요금이 붙게 되는데 이게 많이 비싸요..또한 무선 인터넷 속도 많이 느려서 속이 터질 지경이니 사용하지 마세요.
저는 하우스메이트와 나누어쓰지 않고 쓰리사의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데요, 월 29불을 내는데 용량은 3기가뿐이 안됩니다. 자료 다운은 거의 못하고 집에서 간단한 검색 정도만 할 정도의 용량이지요.
▲ 쓰리의 무선 인터넷 모뎀
3. 학교에서 인터넷 사용
UNSW의 경우로 설명드리자면, 학교에 등록이 된 학생(부설 어학원 포함)은 무료로 비교적 빠른 속도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합니다. 학교 도서관 등에 설치된 공용 PC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캠퍼스 내 어디에서든 자신의 랩탑(무선 인터넷 모뎀이 설치되어 있어야 함)을 이용해 학번으로 로그인만하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기간 외에는 도서관 등을 둘러보면 공부하는 학생들보다 자신의 랩탑으로 유투브 등을 보며 실실거리는 학생들이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저는 집에서는 비싼 무선 인터넷을 쓰기 때문에 간단한 검색만 하고, 보통은 학교에서 인터넷을 사용합니다. 용량과 속도때문에 집에서 볼 수 없는 동영상, 사진 등을 실컷 보고, 자료 다운로드도 학교에서 받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호주는 저작권에 대해 엄격하기 때문에 함부로 영화, 음악 등을 다운 받으면 절대로 안됩니다!! 나중에 벌금을 낸다고 하네요.
4. 공공 인터넷 사용
맥도날드 등 몇몇 카페 등에서는 랩탑만 있으면 무료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합니다. 제가 자주 가는 학교 앞 맥도날드, 쿠지 비치 앞 맥도날드에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보안에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간단한 서핑 정도만 해야한다는 한계가 있지요. 하지만 간단한 검색이나 친구 기다리면서 시간 보낼때 사용하기에는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여기서는 일단 인터넷 종량제라는 제한 때문에 인터넷과 그에 의해 파생되는 산업들이 한국만큼은 발달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좋은 점도 있답니다. 인터넷 사용 시간이 적어지면서 공부나 산책 등을 할 시간이 더 많아지고, 인터넷 쇼핑을 안하게 되니 돈도 절약된다는 점이지요^^ 하지만 가끔씩은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 그리워지는데요, 1-2월중에 한국에 가게 되면 그동안 목말랐던 인터넷 사용을 실컷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