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애들레이드를 떠나 호주의 모처에 숨어있는 잠꾸러기입니다.
신세를 진 분들께 귀국 이전에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려고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한국에서는 비행기가 가장 비싼 운송수단이지만 비행기가 호주에서는 가장 저렴한 운송수단이지요.
짧은 비행일지라도 비행기 안에서는 상당히 쉽게 맛이 가서 창밖을 내다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 창가를 선호하는데요.
원래 제 자리는 22A 의 창가쪽 좌석이었는데 어느 노부부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더군요.
젊은 사람이라면 "내 자리니까 비켜주지 않을래?" 라고 했겠지만 그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바로 뒷 줄에 세 좌석이 모두 비어 있어서 여유있게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그런 말이 있지요.
애들레이드는 약간 바둑판같은 느낌이 드는 잘 계획되고 정비된 곳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복잡하고 번화하다기보다 조용한 동네지요.
아쉬운 점이라면 딱히 랜드마크가 없다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이 모습을 한 번 더 보게 될 때는 안녕을 말하는 귀국길이겠지요.
애들레이드 시티는 동서남북의 큰 도로 네 곳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각각의 도로를 방향과 함께 테라스(Terrace, Tce)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지요.
그래서 테라스의 건너편부터 시티를 벗어나게 됩니다.
다니던 학교는 노스테라스에 있어서 시티와 인접해 있고, 노스테라스의 다음 길은 런들몰이라서 시내 중심부에 있었죠.
올해 초에 찍은 사진이라서 최근의 모습과는 조금 다릅니다.
애들레이드의 노스테라스는 조금 중요한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
애들레이드 대학 옆에는 주립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이 있습니다.
브리즈번에서도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이 South Bank의 Cultural Centre라고 불리는 곳에 모여 있었는데
애들레이드에서는 이러한 문화시설이 노스테라스를 따라서 나란히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가이드북 하나 들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주립 박물관(States Museum)이지요.
내부는 나중에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박물관 사진에서 잘린 왼쪽 부분이고요.
주립 도서관이 옆에 있습니다.
이 주립도서관 1층에는 제가 전에 소개했던 애들레이드 시립도서관 노스테라스점이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주립 도서관에서는 인터넷 이용을 위해 컴퓨터 사용에 조금 불편함이 많습니다.
직원에게 가서 예약을 하면 30분 정도의 시간을 주는데
이메일 전용, 혹은 검색 전용으로 용도가 정해져 있기도 하고 컴퓨터 성능이 좋지 않습니다.
애들레이드의 문화의 거리 노스테라스입니다.
출퇴근 시간이면 차량통행으로 아주 복잡해진다죠.
애들레이드의 중심상가는 런들몰(Rundle Mall)입니다.
호주에서는 쇼핑몰에 한해 차량통행을 막고 거리를 보행자전용으로 만들어 놓는데요.
평일에도 낮에는 런들몰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기도 하고요.
그러나 밤이 되면 모두 문을 닫고 사람이 너무 없어 무섭기까지 하다는 것!
평일에는 상점들이 대개 5시 정도면 문을 닫고, 울워스만 늦게까지(9시) 영업을 합니다.
유일하게 이 거리가 밤에 북적이는 날이 있다면 금요일 밤입니다.
애들레이드 시티를 동서로 가르는 King William Street에는 메트로 인포센터가 있습니다.
메트로티켓이 오류가 나면 여기에 조르르 달려가 티켓이 말을 안 듣는다고 하면 새 티켓으로 교환해줍니다.
그리고 각종 시간표를 얻을 수 있는 장소기도 하지요.
이 거리에는 은행을 비롯한 몇몇 회사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애들레이드 나름대로의 비즈니스 구역이라고나 할까요.
애들레이드 타운 홀입니다.
시티 홀이 아닌 이유는 타운에서 시작한 전통 때문이겠지요.
시티에서 약 10분 정도 거리에 테니스코트가 여럿 있습니다.
인터내셔널 규격의 꽤 괜찮은 경기장도 있는데요.
내년 초에 이 경기장에서 존 맥켄로를 비롯한 왕년의 스타들과 현역 선수들이 이벤트성 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호주오픈과 그 이전의 전초전 격인 투어 대회들이 열려 1월이면 호주의 테니스계가 술렁이는 때지요.
전에도 산책시 소개했던 토렌스 강입니다.
제가 즐기는 산책로였지요.
멜번의 저널리스트가 쓴 컬럼 중에서 애들레이드가 멜번보다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스카이라인이 없다는 것이었죠.
보이는 건물들이 애들레이드의 스카이라인이라 보아도 무방할 겁니다.
이 글은 애들레이드가 정말 좋다고 쓴 글이라기 보다는 멜번에서 부족한 점을 꼬집기 위한 성격의 글이었습니다.
시티의 북쪽인 노스 애들레이드에는 산책길이 많아서 좋습니다.
학교가 가깝기도 해서 학생들도 많이 거주하는 편이지요.
City of Church, 교회의 도시답게 곳곳에서 쉽게 교회를 볼 수 있습니다.
Haigh's 초콜릿은 애들레이드 시티에도 가게가 여럿 있는데요.
초콜릿 공장 투어도 있어서 "잠꾸러기와 초콜릿 공장" 을 한 번 찍어보려고 했으나 혼자 가기 그래서 아쉽더군요.
그렇다고 남자들과 가는 것도 영 아닌 듯하고..
사진을 제법 일찍 찍어서 런들몰이 꽤 한산합니다.
저기 가운데에 노점에서 신문을 판매하는 분이 계시는군요.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신문을 팔고 금방 들어가기 때문에 늦게 나오면 보지 못하지요.
지금 사진을 가져오지 않아서 센트럴마켓이나 애들레이드의 다른 곳들은 며칠 후에 소개하도록 하고요.
다음 이야기에서 다른 소재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