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예고한 대로 호주의 장거리 열차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는 시내 전철은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교외로 나가는 열차 타는 것을 상당히 즐기는 편인데요. 마음 같아서는 다윈까지 가는 더 간을 타고 종단을 해보고 싶은데요. 경비 마련을 위해 방학 때 잠시 공장에 가서 일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요.
호주의 철도는 여객 수송용으로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화물 수송용으로 우선 만들어졌고, 이후에 관광용으로 개발이 되었습니다. 뭐 그도 그럴 것이 땅은 넓은데 인구가 많지 않다보니 비행기가 여객 수송의 대부분을 전담하고 있고, 여객 수송용 열차를 운행하는 것은 수지가 맞지 않지요.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갈 거리를 10시간 넘게 타고 다닐 여유는 없으니까요. 그러다보니 호주 열차 운행은 하루에 한 대면 많은 편에 속하고, 이런 열차들의 운임은 비싸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호주에서 열차 여행은 배낭여행객을 위한 것이 아닌 여유있는 분들의 여유있는 여행인 것이지요.
각설하고 우선 호주의 열차는 우리 나라의 코레일처럼 한 회사가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각 주마다 회사가 설립이 되어 있어 시스템이 상당히 복잡합니다. 그리고 종단열차 더 간과 횡단열차 인디언퍼시픽을 운행하는 Great Southern Rail이라는 회사가 따로 있지요. 이렇게 회사가 여럿 있다보니 각기 요금 체계도 다르고 할인해주는 것도 차이가 있어서 좀 머리가 아픈데요. 자세한 것은 다 설명할 수 없고 각 주를 잇는 인터스테이트 열차의 노선 및 소요시간, 운임 등을 소개하겠습니다.
더 간 (The Ghan)
애들레이드에서 앨리스 스프링스를 거쳐 다윈까지 가는 가장 볼거리가 있는 열차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총 노선길이는 2979km이고, 애들레이드에서 다윈까지 가는 데 이틀이 넘게 걸린답니다. 아무래도 이 열차는 배낭여행자보다는 좀 부유한 중장년층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객 수송용이 아닌 관광용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열차의 운행도 일주일에 두 번으로 제한이 됩니다.
열차 내에서 2박을 해야 하는 관계로 당연히 침대 및 샤워시설, 그리고 식당칸이 마련되어 있고, 이런 모든 것을 제공하는 골드서비스의 경우 애들레이드~다윈 구간은 무려 $1973, 애들레이드~앨리스 스프링스는 $1019이나 한답니다. (왕복이 아니고 편도입니다) 학생이나 백패커들이 이런 요금을 내고 탈 수는 없으니 데이나이트 좌석이라는 리클라이닝 좌석에 앉아서 가게 되는데 이 금액도 $363, $182나 한답니다. 비행기 좌석보다 더 비싼 셈이지요. 그렇지만 아웃백을 지나서 가는 그 풍경이 그렇게 낭만적일 수가 없다는군요.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앨리스까지라도 갔다 와봐야 할 것 같아요. ㅎㅎ
인디언 퍼시픽 (Indian Pacific)
더 간과 마찬가지로 GSR에서 운영하는 노선인데요. 인디언 퍼시픽은 시드니~애들레이드~퍼스를 잇는 호주 횡단 노선입니다. 노선길이는 무려 4352km로 서울~부산을 5번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고요, 횡단을 하려면 66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하는군요. ㅋ 역시 운행은 주 2회, 요금은 골드서비스가 시드니~퍼스 $2008, 시드니~애들레이드 $694, 애들레이드~퍼스 $1594 이고 학생 및 백패커 데이나이트 좌석은 $313, $142, $231 입니다. 시간이 오래걸리고 볼거리가 더 간에 비해서는 떨어지기 때문에 거리 비례해서 요금은 싼 편이지요.
오버랜드 (The Overland)
이 노선은 애들레이드~멜버른을 잇는 상당히 짧은 노선이고요, 거리는 828km. 프리미엄 서비스는 $134이지만, 할인좌석은 $49입니다. 고작(?) 10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침대는 딸려 있지 않은 열차지요.
XPT
NSW의 장거리 노선은 시드니를 출발하여 남북으로 멜버른과 브리즈번을 향해 가는 열차 노선입니다. 컨트리링크라는 회사에서 운행하는데 브리즈번까지는 매일 1회 운행하며 14시간 30분이 소요됩니다. 멜버른까지는 매일 2회 운행하며 약 11시간 30분이 걸리며 요금은 모두 성인 $130, 학생 $65 입니다.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NSW주에 위치한 초중고등학교나 대학교 혹은 TAFE에 다니는 학생과, 국제학생증 소지자입니다. 이밖에 NSW의 지역들을 연결하는 XPLORER라는 열차가 있는데요, 이것은 인터스테이트 열차가 아니므로 생략을 하겠습니다.
틸트 트레인(Tilt Train)
퀸즐랜드철도(QR)에서는 인터스테이트 열차를 운행하지 않지만 조금 특이한 열차가 있어서 잠시 소개합니다. 브리즈번에서 케언즈까지 주 2회 운행(브리즈번~록햄튼 간은 매일 1회)하는 이 틸트 트레인은 호주에서는 나름대로 "고속 열차"로 알려져 있습니다. 1681km의 구간을 23시간 55분에 주파한다나요. 요금은 $310이고, 학생은 반액 할인이 된다고 하는군요. 학생은 퀸즐랜드 소재의 학교의 재학생 및 국제학생증 소지자라고 합니다. (국제학생증으로 할인받았다는 사람이 있기는 한데 물어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쩝)
이 밖에도 여러 철도 노선이 있습니다만 다 소개하자면 너무 길어지므로 여기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장거리라서 부담이 되기는 하겠지만 한 번쯤은 타보는 것이 어떨까 싶군요. 창밖을 보며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즐기는 열차 여행의 매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하는군요.
다음 이야기는 호주의 상징 "코알라" 입니다.
<자료 및 사진 출처>
Rail Australia (http://www.railaustralia.com.au) 호주의 모든 철도 노선 정보(단, 도시의 시내 구간 운행하는 노선 제외)
GSR (http://www.trainways.com.au) 더 간, 인디언퍼시픽, 오버랜드 운행 정보
Countrylink (http://www.countrylink.com.au) NSW주의 시티레일 및 장거리 노선 운행 정보
Queensland Rail (http://traveltrain.com.au) 퀸즐랜드주의 장거리 노선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