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ceroo
너무도 익히 잘 알려진 호주축구대표팀을 부르는 말이지요.
Soccer + Kangaroo 가 사커루가 되었지요.
계속된 전직 한국대표팀 감독의 영입 혹은 시도로 더욱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호주 축구대표팀인데요.
모두 아시다시피 현 감독 핌 베어벡씨도 역시 전 한국대표팀 감독이었지요.
호주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역사적 배경과, 20세기 이전까지는 미국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영국 문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지요. 호주 영어는 나름대로 독특한 형태로 발전을 하였지만 미국 영어보다는 영국 영어에 보다 근접하고, 많은 단어 사용도 영국식을 따르는 편입니다. Centre, Neighbour 와 같은 철자라든지 lift, ground floor 같은 단어에서 찾아볼 수 있지요.
그런데 축구는 football 대신 soccer 라는 미국 영어로 부르는데요. 미국에 미식 축구가 있어 이 종목이 풋볼로 불리듯이, 호주에도 호주식 축구가 있어 이를 풋볼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이 스포츠는 Australian Rule Football로 부르는 신기한 종목인데, 대개 footy라는 축약어로 줄여서 부릅니다. 사실 이 footy는 발로 공놀이하는 축구, 럭비, 오지풋볼을 모두 일컫는 말인데, 실제로는 오지풋볼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주 주요 공중파 방송에서 중계하는 국내 프로스포츠가 세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이 푸티이고, 럭비와 역시 우리 나라에는 생소한 Netball이란 게임입니다. (넷볼은 다음 기회에 설명하도록 하지요) 그런데 넷볼의 중계 편성은 자주 있지 않고 거의 시간떼우기식이고, 럭비도 한밤중에 역시 시간떼우기로 하는 경우가 많지요. 반면 이 푸티는 채널 7과 10에서 매주 2~3경기씩을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토요일, 일요일을 서로 나누어 종일 푸티쇼와 푸티 중계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해야겠군요.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아주 친숙한 사커루와 호주 축구의 인기는 어떨까요? 의외로 축구는 대중적인 인기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서 국내 프로리그인 A-League의 인기도 그다지 높지 않은 편입니다. 다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조금씩 인기가 상승하고 있어서 언젠가는 주요 스포츠로 자리잡지 않을까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 공중파에서 국내 축구 경기는 물론, 심지어 사커루의 A매치 경기마저 중계를 하지 않지요. 제가 호주에 있는 동안 한 번, 공중파에서 호주 프로팀의 경기를 중계한 적이 있는데, 데이비드 베컴이 LA 갤럭시에 입단하고 월드투어에 나서 시드니에 와서 FC 시드니와 경기를 했을 때였습니다.
다만 다양한 이민자들을 위한 채널인 SBS에서(호주인들은 잘 보지 않는) UEFA챔피언스리그를 새벽에 생중계하기도 하고, 가끔 유럽 프로축구 경기를 중계하기는 합니다. 덕분에 히딩크 감독의 첼시가 바르셀로나에 덜미를 잡힌 경기나, 박지성이 골을 넣었던 아스날전도 볼 수 있었지요. 이번에도 컨페드레이션컵 경기를 중계한다고 해서 카카씨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호주 국내 축구리그나 A매치 경기를 시청하려면 유료TV인 폭스텔을 신청해야 하는데, 축구 몇 경기 보려고 그러기는 너무 비싸지요. 해외축구에 대해서는 한국에 계신 분들이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으니, 여기서는 그 문제의 푸티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지난 글의 말미에 멜번과 관련된 이야기를 몇 가지 했는데, 이 푸티의 중심지가 멜번입니다. 이 경기의 시작이 멜번 지역의 팀들이 모여 Victorian Football League(VFL)을 만들어 시작한 것이 전국적인 리그인 AFL로 발전을 했고 현재는 AFL의 16개 팀 중에서 절반 이상인 10개의 팀이 멜번 주변에 위치하고 있지요.
(그림 : http://www.afana.com)
경기장의 규격 및 모양은 딱 정해진 것은 없고 대충 이 정도면 된다고 합니다.
대개의 경우 크리켓 경기장을 푸티의 경기장으로 이용을 합니다.
멜번의 MCG나 시드니의 SCG, 브리즈번의 The Gabba, 애들레이드의 AAMI 스타디움 등에서 경기가 열립니다.
각 팀마다 18명의 선수로 구성이 되며, 4명의 선수가 벤치에 있다가 교체가 가능합니다.
공은 미식축구와 비슷한 이런 공을 사용합니다.
(그림 : http://afl.gspservers.com.au/playafl/goal_kick_challenge/index.php)
골대는 이런 식으로 생겼는데 공을 발로 차서 가운데 높이 솟은 두 기둥 사이로 넣으면 6점을 얻고,
빗나가서 옆의 기둥 사이로 들어가거나 수비의 몸을 맞고 들어가면 1점만 주어집니다.
50m 라인(골대에서 조금 떨어져 둥글게 그려진 라인) 밖에서 골을 넣으면 9점을 얻게 되는데,
공이 타원형이라서 방향 조절이 쉽지만은 않다고 하는군요.
기본 전략은 50m 라인 바깥쪽에서 크로스를 올려 50m 라인 안쪽에 위치한 공격수가 공을 노바운드로 잡는 것입니다. 공격수가 공을 잡으면, 경기는 일시 중지되고, 그 자리에서 슛을 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미식축구처럼 태클과 수비가 거칠기 때문에 무작정 밀고 들어가서 한 번에 골을 넣기가 힘들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90% 정도의 득점은 크로스, 리시브, 슛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경기는 쿼터당 20분씩 4쿼터로 나누어 진행되고, 2쿼터 종료 후 half-time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공은 던져서 패스해서는 안 되고 발로 차거나 쳐서 전달해야 합니다. 미식축구와 달리 중간에 멈추는 경우가 많지 않아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크고 보는 동안의 지루함은 덜한 편입니다. 감독은 경기장 위의 관람석에 앉아서 전화를 통해 작전을 지시하며, 선수들과 함께 하지 않는 것도 특색이군요.
(사진 : Adelaide Crows)
경기는 반칙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잡아서 넘어뜨리고 들이받고 상당히 격렬한데 반해서
선수들은 전혀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습니다.
호주 TV에서 민소매 티셔츠와 짧은 반바지를 입고 뛰어다니는 경기를 보면 AFL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애들레이드에는 두 개의 팀이 있는데 Adelaide Crows가 조금 더 오래되어 전통을 자랑하지만, Port Adelaide Power가 경기력은 더 뛰어나다는 평입니다. 이 밖에 시드니의 Sydney Swans와 퍼스의 West Coast Eagles, 역시 서호주의 프리맨틀의 Fremantle FC, 브리즈번의 Brisbane Lions가 빅토리아주 이외 지역에 연고를 둔 팀들입니다. 대개 멜번 지역 팀들의 성적이 좋은데 현재 리그 최고의 팀으로는 12연승 중인 St. Kilda와 11연승 중인 Geelong을 꼽을 수 있겠군요.
VFL의 많은 팀들이 팀을 분리하여 AFL로 옮겨간 이후에도, 여기에 참여하지 않은 팀들과 옮겨간 팀의 분리된 팀은(VFL/AFL 두 팀으로 운영) 여전히 VFL이라는 지역리그에서 활동 중이고, SA에서도 SANFL이라는 지역 리그가 활성화되어 있을 정도로 푸티의 인기는 남부 해안 지역에서는 대단합니다. 이 남쪽 동네에서는 지역 신문의 스포츠면의 톱기사(타블로이드 신문의 맨 뒷페이지)는 대개 이 푸티와 관련된 소식이 차지합니다. 이는 텔레비전 스포츠 뉴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달에 애들레이드와 포트 애들레이드의 라이벌전이 열렸는데, 이 경기 덕분에 애들레이드는 아주 시끄러웠지요. 오는 7월 26일에 리턴매치가 있다고 하는데, 이 경기는 가능하다면 한 번 가서 보고 싶네요.
그러면 Soccer, 축구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글을 마무리짓도록 하지요. 호주의 프로축구는 A-League라고 불리는데, 현재 8팀이 속해서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풋볼은 겨울철에 열리는 반면, 좀더 세밀한 기술이 필요한 축구는 여름에 열리기 때문에 지금은 리그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에서 이 A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고 있고 K리그 출신의 한국 선수들이 이 곳으로 와서 활약을 하고 있기도 해서 한국인들에게는 친숙한 편이지요. 저는 재작년에 지금은 Brisbane Roar로 이름을 바꾼 Queensland Roar의 경기를 직접 본 적이 있었는데요. 시장 규모가 작다보니 경기력도 그저 그렇고 약간 실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호주 대표팀의 경우는 A리그 소속 선수보다는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가 주를 이루게 되는데, 유명한 선수로는 마크 비두카, 해리 큐얼, 팀 카이힐 등이 있지요. 비두카는 노쇠와 부진으로 대표팀에서 제외가 되었는데 본선에서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호주팀의 에이스라면 프리미어리그 에버튼에서 활약 중인 카이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진 : DailyMail)
Socceroo Ace Tim Cahill
이번 주에 우리나라는 이란을 불러서 마지막 예선 경기를 축제로 만들고자 하듯이, 호주는 일본을 불러서 경기를 한답니다. 과연 축제로 만들 수 있을 지 두고봐야 알겠군요.
오늘의 보너스 노래는 호주 가수가 아닌 캐나다 가수 Avril Lavigne 양의 호주 TV 출연 영상입니다.
2007년 5월에 호주에 와서 채널 7의 선라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미니 콘서트 장면입니다.
저는 이 때는 한국에 있어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연말총결산으로 보여줄 때 보게 되었네요.
아침에 8시 무렵에 노래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을텐데요. ㅎㅎ
위의 영상은 Girlfriend 아래는 When you're gone과 짧은 인터뷰입니다.
그리고 장소는 시드니의 마틴 플레이스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