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고 왔습니다.
학교에서 아이스하키 경기의 티켓을 판매했는데요, 가격은 $16이었습니다.
아이스하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 번 직접 보고 싶어서 티켓을 구매했어요.
캐나다에서 아이스하키는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중의 하나입니다. 어쩌면 제일 인기있는 스포츠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미식축구처럼 아니면 우리나라의 야구처럼 말이죠.
그 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를 보기 위해서,
그리고 아이스하키의 수준이 가장 높은 곳에서 관람을 하면서 아이스하키의 진수를 느끼기 위해서 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경기가 열리는 곳은 퍼시픽 콜리세움이었습니다.
아이스하키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이 경기장을 가는 것 또한 굉장히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우승을 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기술과 아름다운 예술성으로 모든 수행요소를 소화해내며 올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바로 그곳이기 때문입니다.
종교인들이 성지순례를 한다면 아마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생각하면 이곳을 방문하였습니다.
김연아선수가 우승한 퍼시픽 콜리세움
경기장 근처에서 표를 받고 드디어 퍼시픽 콜리세움으로 입장하였습니다.
경기장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곳은 각종 요기거리를 파는 식당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야구장 주변을 생각나게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곳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 벤쿠버 자이언츠팀 관련 물품을 파는 기념품점도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자이언츠팀의 유니폼과 선수사진 등도 전시되어 있었답니다.
무엇보다 저의 관심사는 김연아 선수가 직접 섰던 링크장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자리를 찾으며 링크장을 쭉 둘러보았는데요, 처음 든 생각은 '왜 이렇게 작지? 여기가 진짜 경기가 치뤄진 곳 맞어?' 였습니다. 생각보다 링크장이 작았습니다. 그리고 제 머릿속에 있던 경기장의 그림과도 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치뤄진지 3년이나 지났고, 그 당시 배너들도 올림픽 경기때만 있고 지금은 당연히 교체되었기 때문에 많이 다를 수 밖에 없었겠죠.
아쉽게도 그 당시의 흔적들은 찾기 어려웠지만 링크장을 보며 그 때 어떻게 어떻게 탔을테고 관객들에게는 어떻게 보였을 것이다라고 상상하곤 했습니다.
선수들이 입장하고 미국국가와 캐나다국가가 불려지고 드디어 경기가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경기는 벤쿠버 자이언츠 Vancouver Giants 대 에버리트 실버팁스 Evertett Silvertips
저에게 아이스하키의 이미지는 스케이트를 타며 골을 넣고, 가끔씩 과격한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경기를 보면서 왜 아이스하키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알 수 있었고,
아이스하키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룰이 있는지도 조금 더 알 수 있었습니다.
경기를 직접 관람하면서 놀랐던 점은 경기 전반에 흐르는 강력하고 파워풀한 느낌이었습니다.
선수들끼리 부딪히고, 선수들이 경기장 벽에 충돌하는 모습들은 깜짝 놀라게 하면서도 뭔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답니다.
가령 공포영화를 보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소리나 장면에 놀라는 듯이 말이죠.
물체와 물체가 부딪히며 발생하는 그 에너지가 저는 가장 놀라우면서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선수들의 과격한 경기로 골대가 튕겨져 나가는 모습입니다.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점은 속도감이었습니다.
얼음 위에서 하는 운동이니 정말 빠르더라구요.
초반에는 아이스하키 공을 눈으로 쫓아가는 것조차 버거웠습니다.
한쪽에서 경기가 벌어지다가 몇 초 사이에 갑자기 반대편에서 선수들이 각축을 다투었습니다.
이렇게 쏵쏵~하며 바뀌는 모습이 정말 속도감이 느껴졌답니다.
그리고 정말 스포츠뉴스에서 종종 보는 것과 같은 육탄적이 벌어지는 것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었습니다.
워낙 몸싸움이 많은 스포츠다 보니 싸움이 벌어지곤 했는데요,
싸움이 벌어지니 오히려 관중들은 열광하고 기뻐하더라구요. 로마의 콜로세움에서의 결투인양 말이죠.
이성적으로는 저런 것에 왜 열광하는 걸까 생각하지만 감정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이것 또한 아이스하키의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인 것 같네요. ㅋ
축구와 같이 상대편의 골에 골을 넣는 아주 간단하고도 명확한 목적 아래 진행되는 아이스하키는
강력한 힘과 속도감이 더해지며 정말 보는 내내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스포츠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더라구요.
경기를 보면서 아이스하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된 점은요,
우선 20분씩 3 period로 진행이 된다는 점,
워낙 격렬하고 빨라 에너지소모가 많은 운동이라 선수들이 중간 중간마다 자주 교체가 된다는 점,
반칙을 했을 경우 반칙한 팀은 페널티를 받게 되며 이로 인해 일정 시간 동안 공격이 제한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싸운 선수들은 몇 분간 퇴장당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ㅋ
그리고 위에 달린 전광판에서는 점수와 시간, 페널티 시간, 유효슈팅 등이 표시됩니다.
EVERETT 이 지금 1:0으로 앞서가고 있습니다.
이때 기다리는 관중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여러 이벤트들이 열린답니다.
기본적으로는 카메라로 관객들을 비춰 전광판에 출연시켜주고요,
경기장 상부에는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아이스링크장에서는 썰매 같은 것을 끌며 달리기 시합이 벌어지거나
차를 타고 퍼레이드가 열리거나 한답니다.
캐나다의 인기스포츠답게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약 5000명의 관객이 왔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경기 결과는 아쉽게도 1:4로 Everett 팀의 승리입니다.
저는 당연 벤쿠버 자이언츠를 응원했는데, 아쉽게 되었네요.
그래도 정말 즐겁고 화끈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단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보고나니 스케이트 정말 배우고 싶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