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수도인 델리, 올드델리와 뉴델리로 구분됩니다.
중세적 향기가 물씬 풍기던 올드델리와 달리 뉴델리는 여기가 인도가 맞나 싶을 정도로 현대적입니다.
잘 가꿔진 공원하며 반듯한 도로, 신식 건물,
사람들은 매일 아침 물청소를 하고 빗자루로 쓸고 닦으며 쓰레기를 봉지에 주워 담습니다.
참으로 낯섭니다.
한 번은 기차를 탈 때였습니다.
철로 옆으로 거대한 기계가 들어오더니 윙윙거리며 소란스럽길래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았습니다.
청소를 하고 있덥니다. 헌데 우리가 알고 있는 쓸고 닦는 청소가 아닌 철로 양쪽으로 밀어내는 청소였습니다.
쓰레기를 줍는 것이 아니라 가지런히 양쪽으로 밀쳐내는 것입니다. 기차가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산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 쓰레기더미 사이로 쥐들이 지나가고 개들이 산책을 합니다.
이런 상황을 자주 봐서 그런지 말끔한 뉴델리의 모습은 참으로 낯섭니다.
▶ 뉴델리 코넛플레이스,
아침 8시도 안 되었는데 사람들이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코넛플레이스는 델리 최대의 상업 및 비지니스 거리입니다.
1931년 계획도시 기획이 입안되었을 때부터 신도시의 상업가로 자리매김한 이래, 오늘날까지 번성하고 있습니다.
겹으로 이뤄진 원형 건물군으로 안쪽은 inner circle A~F블록, 바깥쪽은 out circle G~N블록으로 나뉩니다.
고급 쇼핑숍, 식당과 은행, 여행사 등 각종 편의시설이 즐비되어 있으며
빠하르간즈에서 오토릭샤로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거리가 멀지 않으니 합승릭샤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2014년 기준으로 10루피면 충분합니다.
뉴델리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꾸뜹 미나르와 후마윤의 무덤, 악샤르담 사원이 손꼽힙니다.
꾸뜹 미나르
가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오토릭샤, 버스, 지하철이 있습니다. 그 중 지하철을 추천합니다.
메트로 옐로우라인 꾸뜹 미나르역에서 내려 합승전용 릭샤를 타시면 됩니다.
지하철 요금은 14년 기준 18루피, 합승릭샤는 10루피입니다.
유적지 입장료 250루피
open 일출~ 일몰
▶ 꾸뜹 미나르 승전기념탑
델리 술탄국의 첫 군주인자 노예 왕조의 시조인 꾸뜹 웃 딘 에어백이 세운 72.5m의 승전탑입니다.
인도에 현존하는 가장 거대한 탑 중 하나로, 힌두교 왕조를 멸망시킨 이슬람교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 곳곳에 경찰 또는 경비원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인도하면 테러와 같은 전쟁으로 위험 지역이다 보니 경찰들은 모두 무뚝뚝하고 단호할 줄만 알았습니다.
헌데 이분은 부드러운 미소와 친절한 설명, 조근한 말투가 참으로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저는 승전탑에 오를 수 없는지 물었습니다.
1982년까지는 내부의 계단을 통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 압사사고가 빈발하면서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유적지의 모습이 무척 궁금합니다. 굉장할텐데!
▶ 기단 가운데쯤 새겨져 있는 아라비아 글자는 코란의 한 구절입니다.
어떤 신상도 두지 않을 만큼 엄격한 이슬람교라 글자가 아주 중요한 장식이라고 합니다.
글자와 그림이 참으로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같은 모양은 하나 없고 단순한 문양이 아니라 복잡하기 그지 없는 정교함을 요구합니다.
세상 어떤 일도 쉬운 일 하나 없지만 특히 예술하는 사람만큼 대단하고 위대한 사람도 없는 것 같습니다.
혼을 실어 집중하고 마음을 다하여 육신으로 작업하는 손길, 일생을 다 받치기까지 하는 헌신과 희생에 찬사를 보냅니다.
▶ 쿠와트 알 이슬람 모스크
'이슬람의 힘'이라는 뜻이 담긴 인도 최초의 이슬람 사원입니다.
꾸뜹 웃 딘 에어백은 무려 27개나 되는 힌두교 사원을 파괴한 후
그 잔해 가운데 쓸 만한 것들을 모다 이 모스크를 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모든 우상을 새기는 것조차 거부하는 이슬람교 답지 않게 힌두교적인 특이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습니다.
탑이라고 불리기에는 다소 애매한 형상인데 원래 계획대로라면 더 높이 쌓아올렸어야 하는데
건설을 계획했던 알라 웃 딘이라는 왕이 고작 1층만 완성시키고 암살되었다고 합니다.
만약 이 건물이 완성되었다면 승전탑은 쳐다도 보지 않겠지요?
▶ 포토존
관람을 하다보면 이런 모양의 네모진 조각을 자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꾸뜹 미나르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포토존으로 유적지라 유적지답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 다람쥐의 간식타임
다람쥐를 보고 외국인이 과자를 건넵니다.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갈 줄 알았는데 과자는 가지고 가덥니다.
사람 손 닿지 않은 곳으로 높이 올라가 짭조름한 과자를 맛있게 먹덥니다.
기회다 싶어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후마윤의 무덤
유적지 입장료 250루피
open 일출~일몰
가는 방법은 지하철 Jor bagh역에 내려 오토릭샤를 타고 가시면 됩니다.
이때 흥정을 잘하셔야 하는데 부르는게 값입니다. 호기심만땅소녀는 갈 때는 45루피, 올 때는 50루피를 지불했습니다.
더러 쇼핑을 요구하는 릭샤왈라들이 있는데 요금은 10루피 부르고 잠깐만 들렀다 가자고 꼬십니다.
선택은 자유지만 저렴한 요금 때문에 따라가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괜히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습니다.
무굴제국의 2대 황제인 후마윤의 무덤으로 페르시아 출신인 그의 부인 하지베굼의 지시에 따라 1565년 건설되었습니다.
무굴양식 최초의 건물이라는 평을 얻고 있는데 90년 후 따지마할로 그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탁 트인 개방감이나 밭전 모양을 이룬 뒤 다시 수많은 작은 정사각형으로 쪼개지는 정원의 형태, 완벽한 좌우대칭이 타지마할과 거의 같습니다.
이슬람교는 사막에서 발생한 종교이다보니 사방에서 흐르는 물의 존재야 말로 낙원이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 꾸뜹 미나르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꾸뜹 미나르가 야생이라면 후마윤의 무덤은 잘 가꾼 정원 같습니다.
자로 잰듯 바르고 반듯하며 혼례를 앞둔 신부처럼 단아하고 단정합니다.
▶ 니자무딘의 무덤
니자무딘은 92세까지 장수한 수피교의 성자입니다.
델리 제일의 이슬람 성지기도 한 이곳, 후마윤의 무덤에서 가장 끝 안쪽으로 한참 걸어들어와야 합니다.
니자무딘은 가장 유명한 수피 성자 중 한 사람으로 자기 욕망을 비롯한 모든 세속적 추구로부터의 포기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종교적 차이로 벌어지는 학살이나 귀족화된 종교 지도자들에 대해 일관된 비판을 가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필자는 종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어떤 종교가 아닌 어떤 마음에 있는지가 중요한 터,
해당 종교를 진실되게 믿고 믿음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행일치,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이 되는 거, 그것이 종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올바른 태도라 생각합니다.
▶ 어느 유적지를 가든 큰 고목나무와 푸른 잔디가 참으로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유적지를 유적지가 아닌 삶의 안식처로, 기도와 예배를 일정 장소에서 행하는 의식이 아닌 일상처럼,
타인의 시선 따윈 의식하지 않고 자기 주관대로 기도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 가정적인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불현듯 한국 언론에서 보도되는 종교 지도자들의 악행들이 떠올랐습니다.
믿음을 빙자한 폭행과 사기, 절도!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과시용 물질적 포장!
바라나시에 있을 때 인도인이 이런 말을 하덥니다.
"그가 신을 믿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지요?"
"알 필요가 없지요. 그가 믿으면 믿는 겁니다. 그걸 굳이 알 필요도 없고 간섭할 필요도 없습니다. "
참고하세요!
뉴델리에는 소개한 곳 외에도 국립박물관, 바하이사원 등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호기심만땅소녀는 하루에 두 곳을 다녀왔는데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두 곳의 거리가 있기도 했지만 워낙 규모가 크고 넓은 지라 다리가 후들거려 혼줄이 났습니다.
유적지 안쪽에 음식 파는 곳은 따로 없고 바깥쪽에 몇 곳 있으며 간단한 도시락은 지참하시는 것이 좋고 물은 필수입니다.
"20대는 돈이 없어 여행을 못하고 30~40대는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어 여행을 못하고
50대 이후에는 돈도 있고 시간도 있는데 체력이 안되서 여행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