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리운드
맥그로드간즈 배후에 있는 해발 2975m의 작은 설산, 히말라야 산맥 중 하나로 백두산보다 200m 더 높습니다.
하루 일정의 트레킹이 가능한 코스로 오르는데 보통 여자 체력 기준으로 3시간 30분 정도 소요,
외길이고 절벽이라 조심해야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가기에 덜 위험합니다.
중간중간 매점도 있고 매점이 절벽이나 정상쯤에 있어 운치 하나만큼은 끝내줍니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가는 길이 간단하다고 하나 개인적인 소견으로 간단하지 아니합니다.
사람이 보이면 묻고 또 물어, 엉뚱한 길로 가지 않도록 하세요!
버스 스탠드를 등지고 정면 오르막길인 투시타 로드를 따라 올라갑니다.
오르다보면 좌측에 사원 같은 곳이 있고 사원 앞쪽에 나 있는 길을 따릅니다.
사원 뒤쪽으로는 다람콧이 있고 매점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그 길로 가도 된다고 하는데 그 길로 가면 빙둘러 돌아갑니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다보면 작은 못이 있는 매점이 나오고 그 뒷길로 오르면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됩니다.
참고하세요!
히말라야의 날씨는 변화무쌍합니다.
오를 때는 해가 반짝, 방긋 웃어보이더니만 2/3쯤 오르니 언제 웃었냐는 듯이 성을 냅니다.
한방울 두방울, 이내 소나기는 쏟아지고 금방 그치겠거니 생각했더니 40분이 지나도 그치지 아니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매점에 다다랐을 때 비가 내려 비세례는 면해봅니다.
매점에 사람이 모일수록 강수량은 늘어나고 급기야 손톱만한 우박까지 떨어집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매점 주인아저씨는 그치지 아니할 거라며 엄포를 놓습니다.
고민끝에 하산을 결정합니다.
매점에서 우비를 사고 빗길 강행군을 시작합니다.
돌길은 빗물로 미끌, 흙길은 깊게 파인 웅덩이로 미끌, 꽈당의 연속이요, 체온이 떨어집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정신력으로 내려갑니다.
마을에 도착하자 비는 그치고 온몸은 만신창이, 죽다 살아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아니합니다.
▶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기 전에 위치해 있는 못이 있는 매점입니다.
▶ 깜짝이벤트- 숨은그림찾기!
- 양이 몇 마리일까요?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얀색은 양입니다.
서 있기도 힘든 절벽에 가느다란 다리로 잘도 버티고 서 있는 양들, 제비가 둥지를 틀듯 바위 틈사이 제 공간을 만듭니다.
# 에피소드
트리운드 트레킹을 홀로 나섰습니다. 헌데 이상하게도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인도 남성 4명이 뒤따릅니다.
호기심만땅소녀의 여행 기본수칙 NO2. 외진 곳(사람 없는 곳) 가지 않기!
혹여나 하는 마음에 걱정이 되어 발걸음을 늦추고 그들을 먼저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들 또한 가지 아니하고 가는둥마는둥 저를 주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명이 저에게 다가와 말을 겁니다. "혼자 왔어?" "정상 가는거야?"
이런핑계 저런핑계를 대며 경계를 두고 오르는데 하산하는 외국인 발견,
그 후로는 오르는 사람도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해코지의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저와 사진을 찍고 싶어서 접근했던 것!
힘들기도 하고 내키지도 않아 거절 의사를 밝히는데, 제안을 합니다. 1일 보이가드!
대답도 하기 전에 동서남북 진격을 갖춰 저를 에워쌉니다.
한 번은 오르다 돌길에 미끄러져 절벽 아래로 하강할 뻔했습니다.
다행이도 동쪽에 있던 보디가드가 붙잡아줘 저승신세를 모면했습니다.
이를 빌미삼아 다시 한 번 사진찍기를 요청,
목숨을 구해줬는데 이까이꺼 못해주겠냐며 여러 신을 찍어 주었습니다.
참고로 사진찍기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호기심만땅소녀!
사진을 찍고 나니 또 다른 요구가 쇄도합니다.
"남자친구 있어?"
"페북 아이디 알려줘!"
어깨동무를 하더니 갑자기 손을 잡아채 손바닥에 하트를 그려줍니다.
수위를 넘어 한참 넘어 고공행진, 아무리 목숨을 구해줬다한들 예의를 넘어버린 20대 청년들!
비가 와도 끝까지 가자며 설득하던 그들을 뒤로하고 저는 하산했습니다.
인도뿐 아니라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지나친 호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물론 선의에 의해 베푸는 사람도 많지만 해코지의 의도가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한국이라면 의사소통이라도 가능하지, 행여 가능하다해도 작정하고 덤비면 모면하기 힘듭니다.
자기 몸은 스스로 지키는 것입니다.
# 박수나트
맥그로드간즈 동쪽에 있는 작은 산간 마을, 마을 외곽에 있는 폭포입니다.
폭포에 가기 위해서는 박수나트 마을을 통과해야 하며 도보로 30분 소요,
가는 길이 다소 외져, 매점 하나 없으니 해가 진 뒤에는 진입하지 아니하는 것이 좋습니다.
버스스탠딩을 정면으로 2시 방향으로 난 길, 두 갈래 길 중 아랫길로 갑니다.
더운 여름에도 물의 온도는 차며 뭍가는 수심이 얕아 발을 담그거나 수영을 하는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더 깊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물살이 세니 삼가시고 위험한 행동으로 목숨을 바꾸는 일은 없으시길 바랍니다.
참고하세요!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니며 제가 있을 당시 발생한 일인데
비가 와서 물살이 센데, 인도인 두 명이 다이빙을 한다며 무모한 짓을 하다 죽을 뻔했다고 합니다.
호기심만땅소녀 여행 기본수칙 NO3. 하지 말라는 거 하지 않기!
트리운드에서 하산하다 무릎을 접지르는 부상을 당해 박수나트를 가지 못했습니다.
친구가 찍어온 사진을 보며 위안을 받습니다.
다음에 또 오리라 기약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