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는 정말 먼 길을 달려 온 것처럼 너무 늦어져 버렸네요. ;
오늘은 제가 그 동안 이 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조심조심 적어보려고 해요.
‘조심조심’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제가 하는 일이 ‘긴급 재난 구호’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매우 평범하고 또 소소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이 글이 많은 분들에게 실망이 아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 나도 아프리카에서 일할 수 있겠구나? 뭐 이런 자신감 말이죠 :)
2월 한 달간 저는 이 곳, Lamego EPF 학교에서 주로 3가지 활동을 하였는데요.
우선은 ‘Noite club(Night club) ‘ 시간에 English club을 운영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영어에 자신이 없는 편인데요.
그런 제가 이 곳에서 영어를 가르친다니 조금은 아이러니하죠? ^^;
그렇지만 학생들이 수업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저도 정신이 바짝 들면서 준비를 열심히 하게 되는데요.
이 학생들은 오전/오후에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Primary school에서
실제로 teaching practice를 한 후 저녁 시간에 다시 학교로 돌아와 수업을 들어요.
그런데 Primary school과 이 곳 EPF 학교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자전거를 1시간씩 타야 한답니다.
왕복 2시간인 셈이죠. 상상이 되시나요?;;
하루 종일 어린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자전거를 2시간 타고
그리고 다시 학교에 돌아와 밤 10시~11시가 넘도록 수업을 듣는 학생들.
비록 이들의 영어가 훌륭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저의 영어도 썩 훌륭하지 못하지만 이토록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보면 모자란 만큼 더 열심히 준비해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어요.
특히 어제부터는 Dinis라고 한 학생이 오후 5시부터 개인 수업을 자청해서 따로 가르치고 있기도 한데요. 공책 앞에 Professora(Professor) Kiwon / Estudante(Student) Dinis 라고 적어 놓은 것을 문득 보고 난 뒤로는 책임감 같은 것을 느꼈어요. 저 아무래도 열심히 해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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