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세마나 산타 여행(1)-오아하까”
여러 번 언급했지만, 아시다시피 멕시코는 유럽 중에서도 열혈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서 국교가 가톨릭입니다. 그래서 4월 셋째 주~넷째 주에 “성주간(Semana Santa)”라고 해서 연휴가 있습니다. 학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저희 학교는 개강을 일주일 먼저하고, 이 성주간 기간을 이주 연속으로 쭉 쉬는 터라 여행 일정도 참 좋았어요.
멕시코가 워낙 넓어서 이동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답니다. 그래서 간 김에 많을 가기 위해서(이동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계획을 무리하게 짰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세마나 산타 동안 다녀온 곳은 멕시코 남부 쪽의 “오아하까(OAXACA)”라는 곳과 “산 끄리스또발 데 라스 까사스(SAN CRISTÓBAL DE LAS CASAS)”라는 도시입니다. 원래는 예쁜 해안 도시로 유명한 “베라크루즈(VERACRUZ)”까지 갔다올 예정이었지만, 오아하까에서 예상치 않은 화상을 입은 터라 여행을 중단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어요.
[지도]
지도에 회색으로 색칠 된 부분이 오아하까(OAXACA)이고 파란부분이 치아빠스(CHIAPAS) 그리고 까만 점으로 나타난 부분이 멕시코시티(CIUDAD DE MÉXICO)입니다.
멕시코는 굉장히 넓어서 근교도 5시간이 걸리는 게 보통인데요.
버스가 잘 되어있어서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멕시코는 국내선이 굉장히 비싼 편이예요.) 멕시코시티-오아하까 약 8시간 , 오아하까- 치아빠스 약 11시간, 치아빠스-멕시코시티 약 15시간이 걸렸답니다.
버스비는 방학 때마다 선생님, 학생 등 해서 할인이 있습니다. 각 버스마다 8좌석 씩 지정되어 있는데요. 본인이 학생증이 있고, 방학이여도 이 8좌석이 다 차면 할인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찍일찍 예약하면 50%나 할인을 받을 수 있답니다. (괜히 마법의 멕시코 학생증이란 말이 있는게 아니랍니다!) 저는 세마나 산타 기간동안 여행을 했어야 했기 때문에 학생증이 있었어도 할인을 받지 못했어요.
대략 할인 받지 못하는 버스 가격은 1등석, OCC(버스회사) 기준
멕시코시티-오아하까 한화 약 4만 5천원
오아하까-치아빠스 한화 약 5만원
치아빠스-멕시코시티 한화 약 10만원
멕시코는 워낙 넓고 해서 8시간 정도는 논스톱으로 운행하구요. 버스 안에 모두 화장실이 설치 되어 있습니다.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
‘오아하까’라는 곳은 멕시코의 한 주(STATE/estado) 이름이기도 하고, 오아하까 주의 주 도(CAPITAL)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OAXACA라는 지명의 미국식 발음인 ‘오악사카’라고 많이 알고 계시기도 하구요. 하지만 스페인어 식으로 읽으면 ‘오아하까’ 이니 이게 더 맞는 발음 이랍니다.
1. 몬떼 알반(MONTE ALBÁN)
여러분들 ‘마야 문명’, ‘아즈텍 문명’ 등 멕시코 땅에서 찬란하게 꽃 피웠던 많은 문명들을 알고 계실 꺼예요. 실상 멕시코의 역사는 굉장히 화려한데요. 오아하까에는 여러 도시문명 중의 하나였던 사카떼까(ZACATECA)족이 남긴 몬떼 알반(MONTE ALBÁN)이라는 피라미드 유적이 남아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답니다.
몬떼 알반을 그냥 직역함녀 '하얀 산'이란 뜻이예요.
[몬떼알반]
개인적으로 여행 갔던 곳 가운데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예요. 저 많은 계단을 오르려면 너무 힘들지만… (물론 떼오띠우아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지요) 날씨도 좋고 모든게 좋았는데 아쉬웠던 점은 제가 멕시코의 햇빛을 간과하고(더군다나 남쪽으로 엄청 내려갔는데!!) 썬크림을 많이 바르지 않았단 거예요. 어깨에 화상을 입고 지금도 고생중입니다.
@ 몬떼 알반 입장료는 보통 멕시코의 유적지들이 그렇듯 51페소* 이구요. 국제학생증은 소용 없고 대신 멕시코학생증이 있으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마법의 멕시코 학생증!)
*51페소=한화 약 5000원
2. 뚤레(TULE)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약 2000년) 뚤레 나무입니다. 입장료가 5페소인데, 그냥 큰 나무 한그루 있구나. 이런 생각만 들었는데 참 삭막한 마음 인가요… 아무튼 굉장히 큰 나무였답니다.
[뚤레사진] 나무가 너무 커서 한 컷에 담기도 힘들었습니다.
3. 이에르베 엘 아구아(HIERVE EL AGUA)
‘이에르베 엘 아구아’ 는 그냥 직역하자면 ‘끓는 물’ 정도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사실 오아하까에 도착했을 때, 오아하까에서 양말가게를 하시는 젊은 한국인 부부를 만났어요. 그분들이 말씀해 주시기를, 이에르베 데 아구아가 굉장히 좋은데 저번에 갔을 때는 한 쪽이 말라버려서 좀 아쉬웠다. 라고 말씀 하셨어요. 저랑 제 친구는 “아 설마 폭포가 말랐을려구?” 라며 안일한 생각을 했지만… 역시 여긴 멕시코 였답니다. 무려 입장료가 30페소였는데 진짜 말라버린 폭포… 그리고 엄청난 바람과 엄청난 더위!!!가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그마한 구멍 같은 곳에서 물이 퐁퐁퐁 나오고 있었는데, 그 물로 2개의 웅덩이를 만들어서 수영장처럼 운영하고 있었구요. 거기서 수영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답니다. 하지만 이 곳은 워낙 고지대인데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눈을 뜨기 조차 힘들었구요.
[사진] 이에르베 엘 아구아,
세 번째 사진에서 물이 퐁퐁퐁 솟아서 두 번째 사진 같은 수영장이 만들어진답니다. 남녀노소 할머니 할아버지 어린아이들 할 것 없이 수영복 가져와서 수영하고 있었어요.
4. 미뜰라(MITLA)
투어의 마지막 코스였던 ‘미뜰라’입니다. 미뜰라 역시 사까떼까 족이 남긴 유적이었는데, 참 여행에 지쳐있었던 저인지라 “왜 이렇게 땡볕에 다가 지었을까?” 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지요. 사진 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고대인들이 토기에 빗살무늬를 새겼듯이 이 건물들에도 다양한 문양들이 많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참 인간은 심미적인 동물인 것 같기도 해요. 그쵸?
[사진] 미뜰라, 미뜰라, 미뜰라 동굴(무덤)
첫 번째 사진에 보면 사진상이라서 잘 안보이지만 여러가지 기하학적 무늬들이 건물에 새겨져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빗살무늬 무늬도 있었구요. 가까이서 보면 참 아름다운데 사진상으로는 잘 안나타나네요…
세 번째 사진의 동굴은 제가 여자인데도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구멍이 작았답니다. 하지만 안까지 개방되서 들어갈 수는 있어요 !
네 번째 사진. 멕시코를 돌아다니다보면 이런 선인장 사진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멕시코는 선인장의 나라니까요! 아 참. 멕시코에서 선인장을 먹기도 한단 사실! 모르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