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42_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 베르사유 궁전
베르사유 궁전은 파리 외곽에 있습니다. 파리의 광역급행철도인 RER을 타고 한 시간 정도 이동해야 합니다. 내려서 조금 걸으면 베르사유 궁전에 바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아침 일찍 갔기 때문에 1시간 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준비된 한국어 가이드도 받았습니다.
절대왕정의 상징, 베르사유 궁전
▲ 루이 14세
▲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리 테레즈, 루이 샤를, 루이 조셉
베르사유 궁전은 정말 큽니다. 그래서 하루 일정을 잡고 돌아봐야 합니다. 10시부터 17시까지 쭉 궁전을 관람했습니다. 마실 것과 간단히 먹을 간식거리를 꼭 챙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세운 이 궁전은 정말로 크고 넓습니다. 프랑스 혁명이 1789년에 발발하여 왕가가 몰락하고 나폴레옹과 입헌군주제의 왕들이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박물관으로 정비되었고,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왕실에 관련된 물품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 로마신화의 이름을 붙여 여러 방으로 분류되고 천장의 벽화도 세심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 알렉산더 대왕에 엎드린 다리우스 3세의 가족
알렉산더 대왕은 이소스 전투에서 페르시아군을 무찔렀습니다. 페르시아의 황제 다리우스 3세는 자신의 가족도 버려두고 도망갔습니다. 이때 남겨진 가족들은 알렉산더에게 자비를 구하기 위해 엎드렸고 알렉산더는 다리우스의 가족을 예우를 갖춰 대했습니다. 이때 다리우스의 부인이었던 시시감비스는 알렉산더의 친구였던 헤파이스티온를 대왕으로 착각하고 엎드렸는데, 이때 “이 사람도 알렉산더다.”라고 말하며 넘겼던 일화를 묘사한 그림입니다. 루이 14세는 자신의 위엄과 관대함을 고대의 일화를 통해 과시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시몬과의 저녁식사
예수가 시몬의 집에서 식사를 할 때 죄인인 여인이 다가와 머리카락으로 예수의 발을 닦은 후 향유를 예수의 발에 발랐던 성경의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더 큰 죄인이 더 나은 환대와 용서를 구했음을 언급하며 죄인인 여인을 용서한 이야기입니다. 가운데 엎드린 여인와 그 옆의 예수가 있고 사람들이 그 둘을 주시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 베르사유 궁전 내부
대표적으로 그림 하나만 제시했습니다만, 이 외에도 성경, 신화, 역사의 많은 이야기가 궁전 내의 작품으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는 루이 14세가 장엄하고 위대한 군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고자 했던 정치적 의도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욕을 함께 간직한 베르사유 궁전
물론 베르사유 궁전은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이지만 굴욕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비스마르크의 주도로 유럽의 강국으로 성장한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빌헬름 1세의 독일 황제 즉위식이 베르사유 궁전 궁전의 방에서 거행되었기 때문입니다. 1차 대전 이후 패전한 독일이 베르사유 조약을 서명한 곳도 바로 같은 장소인 거울의 방이었습니다.
▲ 독일 황제의 대관식, 베르사유 조약이 이루어진 거울의 방
나폴레옹의 방
▲ The National Guard of Paris Leaves for the Army, September 1792
이 그림의 제목에서 눈여겨볼 것은 바로 날짜입니다. 1792년 4월부터 프랑스 혁명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9월에 프랑스 공화국이 선포되었습니다. 이를 프랑스 제1공화국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와 테르미도르 쿠데타 등 과격한 혼란이 이어지면서 결국 나폴레옹이 나타나 프랑스를 이끌게 됩니다.
▲ 황제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하지만 혁명의 결과는 바로 황제 나폴레옹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을 다룬 작품도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유명한 작품인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입니다. 교황으로부터 황제의 권위를 인정받고 교황의 정치적 수호자로 자리매김했던 황제가 스스로 관을 쓰고 황후인 조세핀에게 직접 관을 내려주는 장면을 묘사하였습니다. 사실 이는 여러 번 다루어진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보다 자세하게 묘사해 보겠습니다.
▲ 실제로는 대관식에 참여하지 않은 나폴레옹의 어머니와 누이들
그림에는 나폴레옹의 어머니가 그려져 있지만, 사실 나폴레옹의 어머니와 가족은 대관식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나폴레옹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조제핀을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 위축된 자세로 나폴레옹을 바라보는 교황
교황이 아니라 나폴레옹 1세가 직접 관을 썼고, 황후에게도 직접 관을 수여한 대관식은 서로마 제국의 후계자이자 교황의 승인을 받아 통치했던 황제의 개념과는 매우 다른 것이었습니다. 당시 교황은 이를 제지할 수 없었고, 교황은 그저 뒤에서 나폴레옹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이 그림은 루브르 박물관과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데,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보수 중이었기 때문에 관람할 수 없었습니다.
프랑스의 전쟁사를 담은 전쟁 갤러리
▲ 전쟁 갤러리 내부
이곳은 프랑스의 주요 전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497년 톨비악 전투, 1810년 나폴레옹 전투 오랜 시기 육군 강국이었던 프랑스의 전사(戰史)를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곳입니다.
▲ Joan of Arc Entering Orleans, 8 May 1429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백년 전쟁 시기 활약했던 잔 다르크가 오를레앙에 진입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당시 잔 다르크는 요충지였던 오를레앙을 구원하였으나 오히려 프랑스 왕실의 견제를 받아 잉글랜드의 포로가 되어 화형을 당하게 됩니다.
▲ The Battle of Austerlitz, 2 December 1805
나폴레옹이 그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 아우스터리츠 전투입니다. 아우스터리츠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도시로, 이곳에서 프랑스 제국, 오스트리아 제국, 러시아 제국이 결전을 벌여 삼제(三帝) 회전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전투 후 두 제국을 무찌르고 신성 로마 제국은 해체되었습니다. 서로마 멸망 후 계승자를 자처하며 교황으로부터 권위를 인정받으며 지속해왔던 신성 로마 제국의 종언과 함께 프랑스 제국은 명실공히 대륙의 패자가 되었습니다.
▲ The 1830 Room에 전시된 루이 필리프의 그림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의 패배한 후 제정은 몰락했고, 프랑스는 여전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때 1830년 루이 필리프가 왕위에 즉위하면서 스스로를 프랑스의 왕, 시민왕으로 정의합니다. 그의 입헌 군주정은 여러 한계에 직면하여 1848년 2월 혁명으로 붕괴했고, 제2공화국 설립과 함께 루이 필리프는 퇴위하였습니다.
베르사유 궁전 정원
▲ 정원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
사실 베르사유 궁전은 정원이 훨씬 더 넓습니다. 궁전 안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고, 보트를 탈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기도 합니다. 저도 오랜 시간 둘러보니 진이 빠져 정원에서 잠시 앉아서 쉬다가 다시 걷기도 했습니다. 별궁과 마리 앙투아네트의 마을도 있기는 하지만 굳이 찾아가지는 않았습니다. 하루 일정을 꽉 채운 바쁜 일정이었습니다.
전편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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