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코펜하겐, 덴마크 (16) 크론보그 ②
어제 '사진은 30개까지 업로드 할 수 있습니다' 에 걸려 무도회장 바로 앞에서 글이 끊긴 것 죄송합니다 ㅠ_ㅠ!
바로 크론보그 투어 2부 시작할게요♪♬
크론보그 성은 62m 길이의 무도회장으로도 유명합니다.
The Ball Room.
양쪽 끝에서 한 장씩 사진찍어 보았는데, 크기가 가늠되시나요?
이곳에선 수없는 파티가 열렸고, 한 번에 500여명의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춤을 췄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림들이 걸려있지만
전에는 덴마크의 왕, 덴마크 역사에 관한 태피스트리 (직물 회화. 자수로 만든 그림.. 양탄자라고 보면 됩니다)가
가득 걸려있었습니다.
일부는 스웨덴이 가져갔고, 일부는 성 안에 남아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Tapestry Room.
어두운 방이라서 흔들려 찍혔네요. 무도회장에 걸리곤 했던 태피스트리들을 보관한 방입니다.
각 태피스트리는 덴마크에 실존했던 왕이나 전설의 왕을 묘사했습니다.
왕의 모습, 왕 뒤에는 왕의 특징, 업적 등을 상징하는 그림,
왕의 발 밑에는 문장등을 수놓았습니다.
덴마크 왕실은 네덜란드 직공들에게 수십 개의 태피스트리를 주문했습니다.
이 태피스트리는 하나 크기가 웬만한 아파트 거실을 덮을 정도로 크고, 100% 자수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 장 만드는 데만 해도 4-5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귀신같은 네덜란드 직공들은 4년만에 모든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오른쪽 위 ↗ 에 태피스트리는 매우 신기한 작품입니다.
1200년대 덴마크의 왕 아벨의 태피스트리인데요,
아벨은 매우 왕이 되고 싶어하던 왕자였으나 둘째였기 때문에, 형을 죽여야만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결국 형을 암살하고 왕이 되었죠.
그러나 자기도 똑같이 암살당할 거라는 두려움에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등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불안과 불신 가득한 생활을 보내다 왕이 된지 고작 2년 만에 아벨 역시 암살됩니다.
아벨을 묘사한 이 태피스트리는
뒷걸음질 치는 아벨의 다리를 특수하게 수놓았습니다.
왼쪽에서 보면 왼쪽 다리가 더 가늘어보이구요 (왼쪽으로 뒷걸음질치려는 듯)
오른쪽으로 가면 오른쪽 다리가 더 가늘어보입니다.
또한 아벨의 눈은, 보는 사람을 계속 따라다니는 것처럼 보입니다!!! @0@
수백년 전 기술로 3D 홀로그램 자수를 놓을 수 있다니 대단하지 않나요?
사진에는 그 다리 모양 바뀌는 게 찍히지 않아 여러분께 그대로 보여드리지 못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ㅠ_ㅠ
The Hunting Room.
방 안에서 사냥을 했을까요?
아닙니다. 사냥에 관련된 태피스트리가 있는 방이랍니다-
어두운 방들에서 나오면-
작은 침실과 차 마시는 방이 있습니다.
그 다음은!
또 다른 왕의 집무실입니다.
처음에 봤던 King's Chamber 과는 사뭇 다르죠. 침대가 있는데 침실이 아니라 집무실이라니!
이 곳은 프레데릭 5세의 집무실입니다.
프레데릭 5세는 인생을 즐기는, 술과 여자를 멀리하지 않는 왕이었습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태양왕!)을 선망했으며 그를 따라하기 좋아했다고 합니다.
프레데릭 5세는 침대 위에 앉아 신하들의 보고를 듣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옆에는 꼭 술잔 혹은 여자를 끼고 말이죠.
그러다가 나랏일이 싫증나면 침대의 커튼을 쳐버리고는... 흠흠흠 ^_^
프레데릭 2세와 소피 왕비의 딸, 앤 공주가
영국의 제임스 6세와 결혼식을 올린 방입니다.
결혼식은 영국에서 치뤄질 예정이었으나 엄청난 폭풍으로 인해 공주가 덴마크를 떠나지 못했고,
결국 크론보그의 이 방에서 식이 거행됐다고 합니다.
The Duchess of Mecklenburg's Chamber 메클렌버그 공작부인의 방
성에서 보는 마지막 방입니다.
메클렌보그 공작부인은 프레데릭 2세의 왕비(자주 나오죠) 소피의 어머니입니다.
사실 공작부인은 프레데릭 2세의 이모?숙모? 로, 즉 소피는 사촌 오빠와 결혼한 셈이지요.
그것도 18살 차이나는 사촌오빠..
프레데릭 2세는 장모님이자 숙모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왕과 왕비의 침실 바로 위층에 큰 방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게 왜 배려하는건지는..)
벽에 걸린 큰 그림은 'Allegory of Sound 사운드의 상징' 이라는 그림입니다.
자부심에 가득찬 왕 크리스티안 4세가 샀습니다.
크리스티안 4세는 자신을 높여보이는 데 능한 왕이었습니다.
사운드 통행료로 인해 벌어들인 돈으로
불에 탔던 크론보그의 재건과
로젠보그 궁,
원탑(별의 관측을 위한 탑입니다. 코펜하겐 시내에 관한 포스팅에서 소개할 예정이에요!),
홀멘스 교회 (크리스티안보그 궁에 있는 교회입니다),
인어공주 동상 뒤에 있는 카스텔로 요새 등등등(더 많습니다!!!)
코펜하겐 시내에 있는 중요한 건물들은 모두 크리스티안 4세의 높은 콧대와 추진력, 그리고 두둑한 주머니 덕에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죠.
그림 오른쪽에 있는 두 신god은 각각 땅과 하늘의 신이고,
여신 발 뒤에 있는 사자와 함께 덴마크, 즉 크리스티안 4세를 상징합니다.
자기 자신을 신에 비유하는 왕이라니, 대단하지요?
이렇게 성의 투어는 끝났고,
저는 가장 비싼 95크로나 짜리 티켓을 끊었기 때문에
크론보그 안의 모든 볼거리를 다 볼 수 있었습니다.
티켓을 보여주고 성에서 가장 높은 탑으로 올라갔습니다-
꺅!
제가 하필이면 이 사진에서 구도를 엉망으로 잡았지만
사진에 담을 수 없는 멋진 광경을 보았습니다 ㅠ_ㅠ!!!
성으로 오면서 본 헬싱어의 모습을 위에서-
성의 또 다른 탑, 그리고 항구, 그리고 바다!!
정말 예쁜 풍경이었지만 돌담과 바닥에 가-득 한 갈매기 똥을 밟거나 만지지 않으려 애썼습니다............^_^..
탑에서 내려와 교회로 향하는 길에 다시 찍은 성의 광장입니다.
조금.. 휑하네요 ^0^..
교회의 입구입니다.
이 교회가 크론보그 전체에서 가장 많이 장식됐더라구요.
규모는 작지만 여기저기 화려함이 만발합니다-
목사가 설교하는 단상과 제단입니다.
으리으리하네요..
멋있는 샹들리에와 창문-
이렇게 삐까뻔쩍한 곳에서 목사의 설교가 귀에는 들어왔을지 모르겠습니다.
파이프오르간!
유럽에는 교회와 성당이 작든 크든 파이프오르간이 빠지지 않습니다.
은색 파이프에 옅은 하늘색 너무 예뻐요......................
이제 완전히 성 밖으로 나와봅니다.
덴마크 국기 단네브로와 대포들입니다.
이 대포들은 1600년대에 만들어졌는데
아직도 포를 쏠 수 있다고 합니다!!!!!!!
여왕 생일, 왕족 생일 등 왕실 행사나 국경일에 바다를 향해 포를 쏩니다.
잔디 둔덕으로 만들어진 성곽과 바다입니다.
바다 낚시하는 아저씨도 계시구요
페리 두어 개가 헬싱어와 맞은 편 스웨덴의 헬싱보리를 계속 왔다갔다합니다.
배를 타는 데도 40크로네 밖에 안하고,
덴마크가 스웨덴을 지배할 당시 지어진 성도 저쪽에 남아있다네요.
투어 가이드 아저씨도
"스웨덴이 우리한테서 뺏어간거 40크로네 배타고 저기 가면 볼 수 있어요 가보세요" 라고도 말하더라구요 ㅋㅋㅋ
가볼 걸 그랬습니다..
바다에서 바라본 크론보그 입니다.
이제 집에 가려구요 =33
성에서 나올 때야 눈에 띈,
크론보그를 100분의 1로 줄여놓은 청동 조각입니다.
바다 물결까지 표현한 섬세함..
기차역으로 돌아가면서
괜히 이 골목 저 골목 들여다보기도 하고-
큰 맘먹고 큰 돈들여 북쪽까지 올라간 소풍이었습니다.
예쁘고 멋있는 걸 많이 보기도 했지만 듣고 알게 된 것도 많아져서
덴마크에 온 후로 가장 뿌듯한 나들이었던 것 같네요.
다음에 또 Alle zoner 카드를 써서 섬의 다른 끝으로 가볼까 합니다.
오늘도 새벽을 불태운 저는 이만 자러 가볼게요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_*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지구촌 특파원 리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