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교환학생]_#25 그리스 섬 여행, 로도스에서 1박 2일!
아테네에서 오후 비행기를 타고 로도스 섬으로 향했습니다. 아테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로도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로도스 섬은 그리스 영토이면서도 터키와 매우 가깝습니다. 그래서 터키에서도 페리를 타고 올 수 있으며, 그리스의 다른 섬에서도 페리를 타고 도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도스 섬은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테네 다음가는 교육의 중심지로 번성한 섬이었습니다. 이후 비잔티움 제국-오스만제국-이탈리아 통치를 거쳐 오늘날 그리스 땅이 되었습니다.
▲ 로도스섬 지도(구글지도)
동부 지중해의 전략적 요충지
동부 지중해의 요충지로서 과거 오스만 제국에 대항했던 구호기사단의 주요 거점이기도 했던 곳이 로도스 섬입니다. 구호기사단은 섬 북서부 해안가에 걸쳐 성채를 쌓고 방어시설을 견고히 하여 당시 이슬람 상인들의 상선들을 노략질하는
해적행위를 활발하게 벌였습니다.
당연히 오스만 제국은 이를 좌시할 수 없었고, 당시 술탄이었던 슐레이만 대제는 로도스 섬에 대한
공격을 감행합니다. 하지만 당시 최전성기를 구사했던 오스만 제국의 공격에도 구호구사단은 섬을 사수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결국 슐레이만 대제는 함락을 포기하고 협상에 나서게 됩니다. 이에 따라 명예로운 퇴거를 조건으로
구호기사단은 몰타 섬으로 퇴각하였습니다. 치열한 전투였던 만큼 당시 로도스 섬의 성채는 여전히 주목받은
문화유산이고, 제가 이 섬에 방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해안가를 둘러싼 성벽, 그리고
성 내부 박물관
▲ 차가 통과할 수 있도록 보존된 성채
▲ 밤에 해안가에서 찍은 사진
이때의 현장을 간직한 구호기사단의 단장의 궁전은 현재까지도 로도스 섬의 주요 관광자원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 내부에 박물관이 구성된 것은 물론 성벽은 개설된 도로 사이에서 공존하며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습니다.
내부를 둘러보다가 이게 여기에 있었구나! 하는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라오콘 동상입니다. 라오콘은 아폴론을 섬기는 사제였습니다. 그는 오디세우스의 꾀로 만든 트로이 목마를 성벽으로 들이려는 트로이 사람을 말리다가 포세이돈이 보낸 뱀에 몸이
졸려 두 아들과 함께 죽게 됩니다. (일설에는 독신의 의무를 어긴 라오콘에게 아폴론이 벌을 내렸다고도
합니다.)
신화 속 장면은 로도스 섬 조각가들에 의해 복원되었는데, 그
작품이 바로 로도스 궁전 내부에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그리스 여행은 잘 알지 못해도 익숙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많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비수기 여행의 장점: 아무도
없어 혼자 걸었던 거리. 혼자 사용했던 방.
▲ 3인실을 혼자 쓰다.
비수기에 방문했던 터라 외부인은 정말 저 밖에 없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섬이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저렴한 공용 도미토리 룸에 머무르고자 했는데, 손님이 없기 때문에 혼자서 3인실을 다 쓰라는 허락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해안가를 걷다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섬의 주민들로 정말로 한 번도 외부인 여행객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모든 것을 혼자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서 해안가와 신 시가지를 걷기도 하였습니다. 호텔 공용 주방에서 만난 현지 대학생이 레스토랑을 추천해주기도 하였습니다.
▲ 첫째 날 오후, 해안가에서 찍은 사진
▲ 해변가를 따라 쭉 걸으면서 찍은 사진
▲ 해변가로 가까이 다가가 찍은 사진
그리스인 친구가 추천했던 레스토랑에서 먹은 저녁 식사.
섬이기 때문에 물가가 비쌀 수밖에 없으며 유로이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1유로는
천원이 아닙니다!) 그래서 대신 조금 비싸도 좋으니 제대로 그리스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현지 식당을
추천해달라고 하였습니다.
▲ 짬뽕을 담아야 할 정도로 큰 그릇에 가득 담아준 생선스프
그리스인 대학생의 추천으로 방문한 식당은 만족스러웠습니다. 별도의 부가세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자신이 만든 와인을 먹어보라고 권했습니다. 한번
주문해보니 정말 잔 끝까지 채워주었습니다. 와인 한 잔, 생선
스프, 함박 스테이크를 천천히 즐긴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스섬 여행: 공항버스와
구글 오프라인지도를 적극 활용하자.
별도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리스의 섬을 여행할 때 제일 좋은 방법은
물론 관광가이드를 고용하거나 차를 대여하여 구석구석 살펴보는 것입니다. 다만 그러기에는 비용부담도 크고
안전문제도 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일행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혼자서 개인가이드를 고용한 후 여행을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만족스러웠습니다만 가격이 비쌌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개인여행객들은 페리나 비행기를 이용하여 공항이나 항구에서 출발하는 버스노선을 파악한 후, 최대한 도시 중심부까지 이동하여 그 주변에서 관광을 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 로도스 섬을 걸으면서 찍은 구시가지 사진. 걷다 보면 쉽게 지리를 익힐 수 있다.
어차피 섬의 경우 대중교통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용하기에 쉽지 않습니다. 물론 대중교통은 있습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과 영어로 대화하기 어렵고, 구글 지도에도 현지 대중교통이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여행객이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큽니다.
▲ 공항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 시내에서 마지막 차는 10시 30분에 출발
그래서 공항버스의 노선을 파악한 후, 그 일정에 맞게 섬 일대를 구글 오프라인 지도를 활용하여
걷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저처럼 그리스 여행 일정이라면 상관없겠습니다만 1박 2일, 2박 3일 단기로 여행을 오시는 경우 굳이 유심칩을 활용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 구 이탈리아 총독 궁전, 현재에는 로도스 현청으로 쓰이는 건물
한편 로도스는 그리스의 땅이 되기 전 이탈리아의 영토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은 당시 이탈리아 총독의
궁전이나 현재 로도스 현청을 쓰이는 건물을 밤에 걷다가 찍은 것입니다. 주로 북동부 일대에 시가지가
조성되어 있고 시가지도 별로 크지 않다 보니 조금만 걷다 보면 길을 쉽게 익힐 수 있어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 아무도 없는 로도스 공항에서
저도 쉽게 길을 익혔기 때문에 체크아웃을 한 후 시내를 다시 한 번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밤
10시에 공항으로 향한 후, 새벽 비행기를 타고 다시 아테네로
가서 최종적으로 테살로니키 행 비행기를 탑승하였습니다.
이렇게 로도스섬 여행을 마치고 테살로니키로 넘어갑니다.